겨울동화

귀가 얼얼한 날

어머니는 새벽밥을 짓는 아궁이에

차돌멩이 두 개를 데워

창호지에 싸주시곤 하셨다

나는 그것을 무명장갑을 낀 양손에 나눠지고

호주머니 깊숙이 손을 찔러 넣었다

시오리 등굣길은

언제나 뜀박질로 시작되었다

나룻배가 있는 산모롱이를 돌 때면

강바람이 몹시 찼다

귀가 떨어져 나간다고 울먹이는

아랫집 순이의 두 귀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코에 코를 맞대고 비벼주면

순이는, 동산에 떠오르는 아침 해처럼

발그레 웃었다

오늘처럼, 귀가 얼얼하게 추운 날

매운 바람소리는 창밖에 세워두고

순이나 분이의 손 안에도 쏘옥 안기던

내 어머니의 차돌멩이같이

누구나의 마음에도 쏘옥 안기는

따뜻하고 정겨운 詩를 쓰고 싶다

文殊華 하영(시인) 글. 월간반야 2009년 1월 제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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