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귀감(6) _ 말에 잃고 마음에 얻음(先之於口 得之於心)

是故(시고)로 若人(약인)이 先之於口則拈花微笑(실지어구즉염화미소)가

皆是敎迹(개시교적)이요 得之於心則世間麁言細語(득지어심즉세간추언세어)가

皆是敎外別傳禪旨(개시교외별전선지)니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말에서 잃어버리면 꽃을 들고 미소한 것도 교의 자치에 불과하고 마음에 얻으면 세간의 거친 말이나 잔소리도 모두 교 밖에 따로 전한 선의 종지가 될 것이다.

법은 이름이 없다. 때문에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법은 모양이 없다. 때문에 마음으로 상상하지도 못한다. 입으로 말해보려 하면 본래 마음자리를 잃어버리고, 그러면 부처님이 꽃을 들자 가섭이 미소 지은 것이 모두 말에 떨어져서 마침내 죽은 물건이 되고 만다.

마음에 종지를 얻고 나면 항간의 이야기가 모두 좋은 법문이 될 뿐만 아니라, 제비 소리까지도 실상의 법문인 줄 깊이 알리라. 그렇기 때문에 보적 선사는 통곡하는 소리를 듣고 깨달아 몸과 마음이 뛸 듯이 기뻐 춤을 추었으며, 보수선사는 주먹질을 하며 싸우는 것을 보고 본래 면목을 활연히 깨달았다. 이는 선과 교의 깊고 옅음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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