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국왕이 새롭게 법을 제정하였다.
“어떤 브라만도 이 나라 안에서는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만일 깨끗이 씻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갖가지 괴로운 일을 하게 하리라.”
그 때 어떤 바라문이 빈 물통을 들고 ‘깨끗이 씻었다’고 거짓으로 말하였다. 옆 사람이 그 물통에 물을 부어 주었다. 그러자 그는 그것을 쏟아 버리면서 말하였다.
“나는 깨끗이 씻지 않아도 좋습니다. 왕이나 깨끗이 씻으소서.”
그는 깨끗이 씻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씻지 않았던 것이다.
집을 떠난 범부도 그와 같다.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속으로는 계율을 범하면서도 겉으로는 계율을 잘 지키는 체 꾸미는 것은, 자기의 이익을 바라고 또 왕의 노역을 피하려는 것이다.
그는 겉으로는 슈라마나와 같지만 속으로는 속이는 것이니 마치 빈 병을 들고 겉모양만 꾸미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