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조사어록
제4장 참선에 대한 경책
- 깨치기를 기다리면 깨치지 못한다
참선하는 데 깨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어떤 사람이 집에 간다면서 도중에 앉아서 가지는 않고, 집에 닿기만을 기다린다면 그는 끝내 나그네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집을 향해 가야 집에 이를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으로 깨닫기만을 기다린다면 깨치지 못할 것이다. 오로지 화두를잡아 힘 쓸 뿐 깨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정진에 진취가 없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진취가 없거든 더욱 힘쓰는 이것이 공부다. 형상이 없다해서 머뭇거린다면 비록 백 겁 천생을 기다린다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해 줄 것인가. 의정이 일거든 놓지 않는 것이 향상이다. ‘생사’ 두 글자를 이마에 붙인 듯 생각하고 마치 범에게 쉬지 말고 정진하라. 범에게 쫓기게 되어 안전한 곳에 피신하지 못하면 잡아먹히고 말 것이니, 어찌 다리가 아프다고 도중에서 쉴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