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11장 보살의 길
- 중생의 성질에 맞는 법
문수보살이 지수보살에게 물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서는 지혜를 첫째로 꼽는데 부처님께서는 어째서 육바라밀과 사무량심을 찬탄하십니까? 이러한 법으로는 최상의 깨달음을 얻을 수 없지 않습니까?”
지수보살이 대답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여래가 한 가지 법만으로는 최상의 깨달음을 성취할 수 없습니다. 여래는 중생의 성품을 잘 알아 거기에 알맞는 법을 설하십니다. 탐욕이 많은 사람에게는 보시를 권장하고,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계율 갖기를 권장하며, 화 잘내는 사람에게는 인욕을, 게으른 사람에게는 정진을, 마음이 흩어지기 쉬운 사람에게는 선정을,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지혜를 권장합니다. 그리고 인정이 없는 사람에게는 사랑(慈)을 권장하고, 남을 해치는 사람에게는 가엾이 여김(悲)을, 마음에 근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기쁨(喜)을, 사랑하고 미워하는 생각이 강한 사람에게는 버림(捨)을 권유하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평소에 꾸준히 나아간다면 마침내 모든 진리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