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칼날에 묻은 꿀

“사람들이 재물과 색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마치 칼날에 묻은 꿀을 탐하는 것과 같다.
한번 입에 댈 것도 못되는데 어린애들은 그것을 핥다가 혀를 상한다.
사람이 처자나 집에 얽매이는 것은 감옥에 갇히는 것보다 더하다.
감옥은 풀릴 날이 잇지만 처자는 멀리 떠날 생각조차 없기 때문이다.
정과 사랑은 어떠한 재앙도 꺼리지 않는다. 호랑이 입에 들어가는 재난이 있다 하더라도 깊이깊이
빠져든다. 그러므로 이를 범부라 이르고 여기에서 뚫고 나오면 티끌을 벗어난 장부라 한다.
모든 욕망 가운데서 성욕보다 더한 것은 없다. 성욕의 크기의 한계가 없는 것이다.
다행히 그것이 하나뿐이었기 망정이지 둘만 되었더라도 도 닦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애욕을 지닌 사람은 마치 횃불을 들고 거슬러 가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손을 태울 화를 입게 된다.
어떤 악마가 내게 미녀를 보내어 그 뜻을 꺽으려 했을 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가죽 주머니에 온갖 더러운 것을 담은 자여, 너는 무엇하러 왔느냐, 물러가라. 내게는 소용없다.’
악마다 도리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 도의 뜻을 물었다.
나는 그를 위해 설명해 주었더니 그는 곧 눈을 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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