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애욕에 얽매이면 마음이 흐리고 어지러워 도를 볼 수 없다.
깨끗이 가라앉은 물을 휘저어 놓으면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그림자를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너희들 사문은 반드시 애욕을 버려야 한다.
애욕의 때까 씻기면 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도를 보는 사람은 마치 횃불을 가지고 어두운 방안에 들어갔을때 어두움이 사라지고 환히
밝아지는 것과 같다. 도를 배워 진리를 보면 무명은 없어지고 지혜만 남을 것이다.
내 법은 생각함이 없이 생각하고, 행함이 없이 행하며, 말함이 없이 말하고, 닦음이 없이 닦는다.
그러므로 아는 사람에게는 가깝지만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갈수록 아득할 뿐이다.
무어라 말할 길이 끊어졌으며, 사물에 걸릴 것이 없으니, 털끝만치라도 어긋나면 잃기도 잠깐이다.
천지를 볼 때 덧없이 생각하고, 세계를 볼 때도 덧없음을 생각하며, 마음을 볼 때는 그대로가
보리(도, 지혜)라고 생각하라.
이와 같이 도를 알면 얻기가 빠를 것이다. 몸 안에 있는 사대(육신을 구성하는 네가지 요소, 즉
지(地), 수(水), 화(火), 풍(風))가 제각기 이름으 가졌지만 어디에도 ‘나’가 없다고 생각하라.
내가 있지 않다면 그것은 허깨비와 다를 게 무엇인가.
사람이 감정과 욕망에 이끌려 명예를 구하지만 명예가 드러날 만하면 몸은 이미 죽고 만다.
하잘것 없는 세상의 명예를 탐하느라 도를 배우지 않고 헛수고만 하니, 마치 향을 사루어 그 향기를
맡기는 했지만 향은 이미 재가 되고 만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몸을 해치는 불이 명예 뒤에 숨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