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2장 유마힐의 설법
- 출가의 공덕
라훌라도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저는 베살리에 사는 장자의 아들들에게 출가의 공덕에 대해서 적당한 설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유마힐이 곁에 와 저에게 말했습니다. ‘라훌라님, 출가의 공덕을 설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아무런 이익과 공덕이 없는 것이 출가이기 때문입니다. 인연에 의해서 된 것이라면 이익과 공덕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출가는 인연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인연을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닌 법에는 이익도 없고 공덕도 없습니다. 출가에는 깨달음도 없고 미혹도 없으며 그 중간도 없습니다. 온갖 그릇된 견해를 멀리하고 열반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찾는 것이며 성인이 닦는 길입니다. 출가의 길은 모든 마군을 항복시키고 미혹의 세계를 초월하며, 지혜의 눈을 밝게 하고 뛰어난 능력을 갖추어 그 힘을 얻습니다. 마군을 멀리하고 이교도를 설복하며, 거짓된 이름에 집착하지 않고, 욕망의 늪에서 나와 묶이지 않고, ’나‘ 에 집착하지 않으며, 인연의 영향을 받지 않고, 마음은 혼란하지 않으며, 안으로는 기쁘고, 중생의 뜻을 지키며, 선정을 따라 온갖 과오를 떠나는 것이 참다운 출가입니다.’ 그리고 유마힐은 장자의 아들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이 지금 이곳에서 최상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그것이 곧 출가이며 계율을 완전히 갖춘 것이 된다.’ 이때 서른두 명이나 되는 장자의 아들들은 모두 보리심을 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