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2장 유마힐의 설법
- 좌선
부처님께서는 베살리의 장자 유마힐이 앓아 누워 있는 것을 아시고 사리풋타(舍利佛)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유마힐에게 가서 병문안을 하여라.”
사리풋타는 부처님께 말했다.
“부처님, 그에게 문병하는 일을 저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 숲속 나무 아래 앉아 좌선하던 옛일이 생각납니다. 그때 유마힐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리풋타님, 앉아 있다고 해서 그것을 좌선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삼계에 있으면서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좌선이라고 합니다. 마음과 그 작용이 쉬어버린 무심한 경지에 있으면서도 온갖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을 좌선이라고 합니다. 진리에 나아가는 길을 버리지 않고, 그러면서도 범부의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좌선입니다. 마음이 안으로 고요에 빠지지 않고 또 밖으로 흩어지지 않는 것을 좌선이라고 합니다.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드는 것을 좌선이라고 합니다. 만약 이와 같이 앉을 수 있다면 이는 부처님께서 인정하시는 좌선일 것입니다.’ 부처님, 저는 그때 이런 말을 듣고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