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1장 피안에 이르는 길
- 모든 법은 깨끗하다.
사리풋타가 반야바라밀의 공덕을 듣고 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반야바라밀은 어떤 것에도 더럽혀지지 않는 깨끗한 거울이며, 모든 법의 진리를 비추는 밝은 거울입니다. 온갖 번뇌를 없애주므로 윤회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법의 실상을 환히 보게 하므로 두려움과 고뇌를 끊고 윤회의 어둔 길을 비추는 밝은 빛입니다. 치우친 고행과 쾌락을 추구하지 않으므로 그릇된 소견을 가진 사람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부처님의 지혜입니다. 반야바라밀은 그 자체가 공하기 때문에 어둔 눈으로 보는 법처럼 생멸하지 않습니다.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므로 윤회에서 벗어나 있고, 모든 공덕과 선행의 어머니이므로 나약한 자를 구해 줍니다. 한량없는 힘을 지니고 일체지의 근본이 되므로 모든 존재의 실상을 보여 줍니다. 이와 같이 넓고 큰 반야바라밀을 어떻게 공양해야 합니까?” “사리풋타, 네 말과 같이 반야바라밀은 모든 법의 근본이므로 여래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을 여래와 같이 공양하고 여래를 예배하는 것처럼 예배하라. 만약 마군에게 이끌려 반야바라밀을 비방하거나, 깊은 법을 믿을 수 없고 마음이 깨끗하지 못해 반야바라밀을 비방하거나, 나쁜 벗과 사귀어 바른 생각을 잃고 육신에만 집착한 나머지 반야바라밀을 비방하거나, 짜증과 화를 내며 자기를 높이고 남을 얕보아 반야바라밀을 비방하면 지옥에 떨어져 나올 기약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네가지 인연은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사람들에게 깨끗하고 깨끗하지 못한 차별을 두지만 사물의 본성은 깨끗한 것도 더러운 것도 아니다. 집착하기 쉬운 마음이기 때문에 깨끗한 것을 가까이하고 더러운 것을 멀리 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방편일 따름이다. 집착하는 마음을 떠나서 보면 모든 존재는 다 깨끗하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도 다 깨끗한 것이며, 이 육체를 형성하는 오온도 깨끗하고, 지혜도 깨끗한 것이다. 모든 존재가 깨끗하므로 반야바라밀도 깨끗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깨끗함이란 중생의 알음알이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깊은 뜻입니다.”
“그렇다, 사리풋타. 깨끗하고 깨끗하지 못한 것은 차별의 눈으로 보고 하는 말이다. 지금 내가 깨끗하다는 것은 구경의 깨끗함이다. 차별을 떠나서 본 존재의 본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