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초기경전
제11장 동서의 대화
- 명칭과 형태
밀린다왕은 나가세나에게 물었다.
“스님, 무엇이 저 세상에 바꿔 태어나게 됩니까?”
“명칭과 형태가 바꿔 태어납니다.”
“현재의 명칭과 형태가 저 세상에 바꿔 태어납니까?”
“아닙니다. 현재의 명칭과 형태에 의하여 선이나 악의 행위가 행하여지고 그 행위에 의해 새로운 명칭과 형태가 저 세상에서 바꿔 태어납니다.”
“현재의 명칭과 형태 그대로가 저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인간은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만일 저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인간은 악업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은 저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한 악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합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하여 주십시오.”
“어떤 사람이 남의 망고를 훔쳤다고 합시다. 망고나무 주인이 그를 잡아 왕에게 끌고 가 처벌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때 도둑이 “임금님, 저는 이 사람의 망고를 따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이 심은 망고와 제가 따 온 망고와는 다릅니다. 그러므로 처벌받을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왕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를 처벌하겠습니까?”
“물론 처벌할 것입니다.”
“무슨 이유로 처벌하겠습니까?”
“스님, 그가 무슨 말로 변명하든 처음 망고는 지금 보이지 않지만 나중 망고에 대하여 그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임금님, 마찬가지로 인간은 현재의 명칭과 형태에 의하여 선악의 행위가 행하여지고 그 행위에 의해 새로운 명칭과 형태로 저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시 태어난 인간은 그의 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어떤 사람이 밤에 등불을 가지고 자기 집 지붕에 올라가 일하다가 등불이 그의 집을 태우고 이어서 온 마을을 태웠다고 합시다. 마을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 ‘당신은 어찌하여 온 마을을 태웠소’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나는 마을을 불태우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일할 때 밝힌 불과 마을을 태운 불은 다릅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들이 입씨름을 하다가 왕 앞으로 갔다고 합시다. 왕은 어느 쪽 말이 옳다고 하겠습니까?”
“마을 사람들 말이 옳습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그가 무어라고 변명하든 마을을 태운 불은 그가 일할 때 사용한 불을 원인으로 하여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임금님, 마찬가지로 사람은 죽음과 함께 끝나는 현재의 명칭과 형태가 저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는 명칭과 형태가 다르기는 하지만 나중 것은 첫 번째 것을 원인으로 하여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나가세나 스님, 잘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