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입을 걷어차다

옛날 부자가 한 사람 있었다. 곁의 사람들은 그의 환심을 사려고 그에게 온갖 아첨을 다 떨었다.
심지어 그 부자가 가래침을 뱉으면 그의 시종들은 달려가 그것을 밟아 문지르는 일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어떤 미련한 시종 한 사람이 자기도 그렇게 하여 그의 눈에 들고자 했으나 차례가 돌아오지 않자
이렇게 생각했다. ‘그가 침을 뱉을 때마다 나보다 날쌘 사람들이 먼저 달려가 그것을 밟아
버릴테니, 나는 그가 침을 뱉으려 할 때 얼른 밟아 버려야 겠다.’
그때 마침 부자가 가래침을 뱉으려 했다. 미련한 그 시종은 얼른 발을 들어 부자의 입을
걷어차 버렸다. 부자의 입술이 터지고 이가 부러졌다. 부자는 화를 벌컥 내며 그를 꾸짖었다.
“너 이놈, 어찌 감히 내 입을 차느냐?”
어리석은 시종은 대답했다.
“만일 주인어른의 침이 입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면, 곁에 사람들이 얼른 밟아 버리기 때문에
제게는 차례가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침이 입에서 나오려 할때 먼저 밟으려고 했던 것이
그만 그렇게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그 때가 있는 법이다. 때가 채 이르기도 전에 억지로 애를 쓰면 도리어 화를 당한다.
사람들은 제때와 제때 아님을 잘 살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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