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들이 쎈 한 부부가 있었다. 하루는 그들에게 떡 세개가 생겼다.
부부는 떡 한개씩을 나누어 먹고 나서 한 개를 서로 더 먹겠다고 입씨름을 벌였다.
그러다 끝까지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떡을 먹기로 했다.
떡 한개 때문에 종일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밤이 되자 그 집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방 안으로 들어와 물건을 훔쳐쌌다.
그러나 부부는 입을 봉한채 도둑이 하는 거동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도둑은 그들 부부를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아무 말도 없는 데 용기를 얻어 그 부인을 범하려 했다.
그래도 남편은 말이 없었다. 참다 못한 아내가
“도둑이야!”하고 고함을 치며 남편에게 대들었다.
“미련한 사내, 그래 떡 한개 때문에 자기 아내를 범하려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단 말이오?”
그러자 남편은 “떡은 내 것이야!”
하고 비로소 입을 열었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비웃었다.
범부들도 그와 같다. 조그만 명성이나 이익을 위해 큰 손해를 보면서도 잠자코 있다.
온갖 번뇌와 악한 도둑의 침범으로 좋은 법을 잃고 악도에 떨어진다 해도, 그것을 두려워 하기는
커녕 출세의 길만 구한다. 그리고 오욕락에 빠져 큰 고통을 당하더라도 재난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저 어리석은 부부와 다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