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사 일요법회 화두받기

1000여명 몰려 TV중계…
화두 법명 신청자만 770명

지난 1일 인천 용화선원의 일요법회에서
용화선원장 송담스님이 설법을 펼쳤다.

인천 용화사 용화선원 일요법회가 열리던 지난 1일.
주안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용화사를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도보로 10분 남짓 걸리고 도중에 갈림길도 적지 않지만,
삼삼오오 무리지은 중년의 여인들이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아낙들의 옷차림새가 한결 가벼워졌다.
햇살도 완연한 봄이다.

용화사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씩 일요정기법회를 연다.
전강스님에게서 인가받은 용화선원장 송담스님이
화두와 법명, 십선계(十善戒)를 내려주고 설법을 편다.

흔치 않은 기회여선지 이날도 법회가 열리는 용화사
법보전은 북새통이다.
한눈에 봐도 1000명은 족히 넘는다. 법당에 도저히
자리가 나지 않아 법회현장을 중계하는 TV가 설치된
곁방에서 기도하는 불자들.
용화사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4곳의 ‘임시법당’ 모두 만원이다.
새로 화두와 법명을 받겠다고 신청한 사람만 770명.
새봄 새로 시작하는 나무처럼 신심을 다지고 싶은 원력들이
박스 안에 수북이 담겼다.
가족 단위로 참여한 사람들도 보인다.
서울 영등포에서 온 안영훈씨는 “아들딸에게 사찰의
고요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들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요즘 안 좋은 일을 거듭 당해 마음이
흐트러지려 하는 게 걱정”이라는 게 나들이의 주된 이유다.

그는 “모든 것을 놓아야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이 언제나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일반 사찰의 법회와 달리 청중 가운데 유난히 많은
스님들이 눈에 띈다.
송담스님에게서 계를 받고 싶어서 전국 각지에서 어려운
길을 했다.

사부대중이 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법석에 앉은
송담스님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 같다.
법안이 트였다는 스님의 법문은 쉬우면서 어렵다.
“오늘 새로운 화두와 불명을 받고자 많은 분들이
모였습니다. 스님도 있고 개인도 단체도 있습니다.
가장 커다란 거짓말은 깨닫지 못했음에도 깨달았다고
떠벌이는 것입니다. 참선 공부는 이미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리고 하는 것입니다. 활구참선을 하려면
그 동안에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것, 불교에 관한
것이건 부처님의 말씀이나 조사의 말씀까지도,
전부를 다 놓아 버려야 합니다.

자못 바보가 되어서 하라는 대로만 그대로 해 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화두에 대한 의심 밖에는 보고 들은
바도 없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끝까지 의심하면 화두가
타파됩니다. 마침내 완전히 기력을 상실한 고목나무가
봄을 맞아 꽃을 피우듯이 지금 받는 이 화두로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바랍니다.”

이날 받은 화두는 ‘이뭣고.’ 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은
스님과 재가자로 나뉘어 곧바로 선원에서 정진한다.
법문의 감동이 채 식기 전에 온몸으로 법열을 체험하는
것이다.
얼음이 녹고 꽃이 핀다고 봄은 아닐 것이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꽃을 피우고 싶어 용화선원은
지금 산철결제 중이다.

인천=장영섭 기자/불교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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