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 제1절 (3) 가족과 중생을 위한 기도

나는 학생들에게 권하는 이 기도법을 재자불자들에게 즐겨 일러주고 있다.

곧 가족을 위한 기도를 집에서 매일 하라는 것이다. 그때도 요령은 마찬가지이다. 잠자기 직전, 한숨에 108번의 염불과 기원…….

다른 점이라면, 앞의 수험생 경우는 자기 기도를 자기가 하는 것이지만, 가족을 위한 기도는 남의 기도를 대신해 준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신해 주는 기도라 하여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신해 주는 기도의 원리는 햇빛을 거울로 받아 어두운 방을 비춰 줌으로써 그 방을 환하게 밝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내가 가족 중 한 사람을 생각하며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관세음보살의 밝은 가피가 그에게로 향한다. 남편이나 자식이 직접 기도를 하지는 않지만, 내가 기도하는 힘으로 모두 잘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가족끼리는 뇌파작용, 뇌전파작용이 어느 누구보다도 강하다. 기도하면서 이 텔레파시를 보내면 불보살의 밝은 광명이 그 가족에게 전달되고, 그 가족이 밝은 광명을 받게 되면 어둡던 장애가 사라져서 뜻과 같이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기도의 대상으로는 가족을 중심에 두되, 친가 사람, 시가 사람, 외가 사람을 막론하고 마음이 가는 사람 모두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이 좋다. 결코 편협한 마음으로 기도 대상에서 제외한다거나 미워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한 번은 지족암에서 법문을 하면서 “식구들마다 기도해주라”고 했더니만, 법회가 끝난 뒤 노보살 한 분이 따로 찾아왔다.

“스님, 우리 큰사위는 기도를 안해줄랍니다.”

“왜 그러십니까?”

“우리 큰사위가 부산에서 판사 노릇을 하는데, 하루는 딸네 집에 찾아갔더니 참외를 깎아 줍디다. 그런데 깎은 참외를 칼로 푹 찍어서 ‘어머니, 잡수소!’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부랑무식한 놈이 어디 있습니까? 꼴도 보기 싫은데, 어찌 기도가 되겠습니까?”

“해주고 안 해주고는 보살 마음이지만, ‘미운 사람일수록 극락왕생토록 기도해주라’는 옛 스님 말씀도 있지요.”

이렇게 대화를 마친 뒤 잊고 있었는데, 그 노보살이 다음 달 법회에 참석하여 말하였다.

“지날 달 법회한 날부터 스님 말씀대로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기도를 하였는데, 미운 큰사위 기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3일 뒤 큰사위가 교통사고를 만났지 뭡니까? 차는 많이 부서졌지만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디다. ‘저 사위 죽으면 내 딸은 어떻게 될꼬?’ 그래서 그날부터 큰사위를 위한 기도도 해주고 있습니다.”

약간은 우스운 이야기지만, 좋고 싫은 것이 많은 우리로서는 한 번쯤 되새겨 봄직한 이야기이다.

다시 주제로 돌아가 가족을 위한 기도에 대해 조금 더 구체화시켜 보자.

예를 들어 ‘나’의 가족이 아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와 큰아들, 작은아들, 딸로 구성되어 있고, 어머니인 ‘나’가 기도를 한다고 하자. 이 경우 할아버지, 할머니의 건강과 장수를 시작으로 가장인 남편(아버지)을 위해 축원하고, 그 다음으로 큰아들, 작은아들, 딸, 친정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를 위한 기원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당사자인 ‘나(어머니)’에 대한 기원을 하면 된다.

기원문은 사람의 형편에 따라 적절히 정하되, 한 사람에 대하여 108번 ‘관세음보살’과 세 번의 축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그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간절히 관세음보살을 외운 다음, “잘 되게 해주십시오. 잘 되게 해주십시오. 잘 되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세 번 기원을 하면 된다.

만약 가족 구성원 중 특별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위해서는 더 많이 기원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작은아들이 큰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그 아들을 위해서는 108염불을 세 차례 정도하고 “꼭 시험에 붙게 해주십시오,” 하면서 기원하는 것이 좋다. 내가 기도를 해서 우리 가족 모두가 잘된다면 얼마나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겠는가? 만약 우리 불자들 중에서 아직까지 이와 같은 기도를 하지 않고 지낸 분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30분 정도 줄이고, 꼭 기도를 하고 자는 습관을 들이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기도를 할 때 꼭 권하고 싶은 것은, ‘한번의 108염불’을 더하여 중생을 위해 축원하라는 것이다.

“모든 중생이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모든 중생이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모든 중생이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가족과 나의 이익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중생을 위한 기도! 이것이 세상을 밝히고 아름답게 만든다. 이것이 나의 불성(佛性)을 깨어나게 만든다. 남을 이롭게 하는 한마디의 축원이 ‘나’를 참된 보살(菩薩)의 지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꼭 중생 축원의 기도를 곁들이기 바란다.

日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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