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계이야기] 3. 불사음(不邪淫) – 부부는 순수한 마음의 결합체

정녕 참된 사랑은 본능적인 성행위나 외형적인 모습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다 인간적인 애정으로 서로를 보살피고 서로를 살리는 이타행(梨他行)의 차원으로 승화시켜야 참된 사랑을 이룰 수가 있다.

그런데도 요사이는 돈과 학벌과 출세 여부와 생활 능력에 기준을 두고 결혼 상대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깊이 교제하던 결혼상대자라도 새로이 좋은 조건을 갖춘 대상이 나타나면 헌신짝 버리듯이 손쉽게 바꾸기까지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종종 있다.

현대사회가 너무나 물질 위주의 생활로 변하여 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긴 하지만, 순수한 의미에서 볼 때 그것이 결코 바람직한 풍조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불교의 정신, 특히 계율상의 의지로 볼 때 세속의 한 생활 단위인 가정을 물질적인 욕구 충족과 현실적인 안락 추구만을 지향하는 결합체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물론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기본적인 생활여건은 충족시켜야 하겠지만, 그 기준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 불자들의 가치 판단의 기준은 마땅히 불법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의 선택은 어디까지나 신성한 마음의 결합을 전제로 해야만 한다. 깨끗하고 순결한 마음이 결합될 때 부당한 번뇌, 온갖 죄업의 유혹을 물리칠 수가 있다. 순결한 마음의 결합은 곧 이 세상의 수많은 역경을 이겨나가는 근원적인 힘이 되는 것이다.

특히 부부생활을 하는 재가불자들은 이를 잘 명심해야 한다. 재가불자의 사랑에 대한 목표는 바른 삶을 올바로 이끌어 올려 서로를 살려가는 데 있는 것이다.

아내는 남편과 가정을 위해 모든 것을 봉사하고 참고 정진하는 삶을 닦아야 하고, 남편 또한 아내와 가정을 위해 일하고 희생하고 걱정하고 서로 바른 길로 이끌어 가는 삶의 구심점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부부생활이라면 능히 향상의 길로 나아갈 수 있고, 마침내 부부가 둘이 아닌 불이(不二)의 문을 통과하여 행복만이 가득한 해탈의 세계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끝으로 <선생자경 善生子經>에 기록된 부부의 도리 및 예의에 대한 부처님의 교훈을 소개하면서 불사음계에 대한 이야기를 끝맺고자 한다.

남편은 다섯 가지 일로 그 아내를 존경하고 부양해야 한다. 그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① 바른 마음으로 존경하며
② 그 아내의 뜻에 대해 원한을 품지 말며
③ 딴 여인과의 삿된 정을 지니지 말며
④ 때에 맞추어 의식(衣食)을 주며
⑤ 때때로 보배로 만든 장신구를 줄 것이다.

아내는 마땅히 열 네 가지로 남편을 섬길 것이니, 열 네 가지란 무엇인가?

① 행동을 어질게 하며
② 선행을 실천하며
③ 살림을 알뜰하게 할 것이며
④ 새벽에 일찍 일어나며
⑤ 밤늦게 자며
⑥ 반드시 일을 배우며
⑦ 남편을 공경하여 섬기며
⑧ 남편이 드나들 때 인사를 할 것이며
⑨ 말씨를 부드럽게 쓰며
⑩ 말이 순하며
⑪ 안석(案席 : 앉는 자리)을 바르게 하며
⑫ 음식을 깨끗이 하며
⑬ 보시를 잊지 않으며
⑭ 남편에게 봉사하는 일이니라.

과연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바는 무엇이며, 우리 각자의 신분에서 해야 할 도리는 무엇이겠는가? 우리 모두 스스로의 진실한 마음에 그 해답을 물어 청정하고도 올바른 삶의 길로 나아가야 하리라.

日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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