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의 헌종(憲宗) 원화(元和) 12년(817년) 은봉(隱峰) 선사가 채주(蔡州)를 지나가는데, 그때 오(吳)의 원제(元濟)가 난리를 일으켜 관군과 채주에서 크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은봉 선사가 그것을 가련하게 여겨서 육환장을 타고 몸을 공중에 날리니 양군이 보고 감복하여 싸움을 그쳤으며, 얼마 있지 않아서 오의 원제가 항복하였습니다. 은봉 선사는 이러한 신통을 부린것이 부끄러워 오대산으로 가서 금강굴(金剛窟) 앞에 거꾸로 서서 죽으니 옷자락까지 전부 몸을 따라 거꾸로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화장을 하려고 몸을 밀어도 쓰러지지 아니하여 모두들 더욱 탄복하였습니다. 선사의 여동생으로 출가하여 공부하는 비구니가 있었는데 그 소문을 듣고 달려와서는 스님을 보고 꾸짖어 말하였습니다.
“몸이 생전에 돌아 다니며 기이한 행동으로 사람을 속이더니 죽어서도 또한 사람들을 미혹하게 한다.”
이렇게 소리 지르며 손으로 미니 마침내 죽은 몸이 쓰러졌습니다.
性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