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강물에 떠내려가는 통나무처럼

어느 때 부처님은 마가다나라에 머무르면서 많은 비구들과 함께 강변으로 나가셨다. 때마침 강 한가운데 큰 통나무가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말씀하셨다.
“저기 강물에 떠내려가는 통나무를 보아라. 만일 저 나무가 이쪽 기슭이나 저쪽 기슭에도 닿지 않고 중간에 가라앉지도 않고, 섬에 얹혀지지도 않으며, 사람에게 건져지거나 사람 아닌 것에 잡히지도 않으며, 물을 따라 돌아오거나 물 가운데서 썩지 않는다면, 저 나무는 결국 바다로 들어가 머물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강물은 바다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비구들, 너희들도 그와 같아서 만일 도의 강물 위에서 이쪽 기슭이나 저쪽 기슭에 닿지 않고, 중간에서 가라앉거나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에 잡히지 않고, 물을 따라 돌아오거나 썩지 않는다면, 열반의 바다에 들어가 머물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바른 견해,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활, 바른 노력, 바른 기억, 바른 선정은 반드시 열반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그때 난다라는 소치는 사람이 멀리서 이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와서 여쭈었다.
“부처님, 저도 지금부터 그렇게 노력한다면 열반에 이르게 됩니까?”
“물론 그렇다. 누구든지 그와 같이 하면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면 저도 사문이 되어 도(道) 안에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네가 맡아 있는 그 소를 주인에게 돌려준 뒤에라야 사문이 될 수 있다.”
“이 소는 집에 있는 송아지를 생각하기 때문에 혼자서도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님께서는 제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그 소는 혼자 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네가 끌고 가서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러자 난다는 소를 돌려주고 와서 사문이 되었다.
사문이 된 난다는 부처님께 또 물었다.
“부처님 양쪽 언덕은 무엇이며, 중간에 잠기고 섬에 얹히며,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에 잡힌다는 것은 무엇이며, 물을 따라 돌아오고 썩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이쪽 기슭이란 육신을 말하고, 저쪽 기슭이란 육신이 없어짐을 말한다. 중간에 가라앉음은 욕락에 빠지는 일이고, 섬에 얹힌다는 것은 교만을 가리킨다. 사람에게 잡힌다는 것은 비구가 재가신도(在家信徒)와 사귀어 세속의 정을 같이 함으로써 도 닦는 마음을 타락케 함이고, 사람 아닌 것에 잡힌다는 것은 비구가 천상에 나기 위해 수행하되 ‘이 계행과 이 고행에 의해 천상에 나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을 따라 돌아옴이란 그릇된 의심이고, 썩는다는 것은 비구들이 성질이 악하고 계를 지키지 않으며, 착한 일에 용감하지 못하고 자기 허물을 덮어 놓으며, 청정한 수행자가 아니면서도 청정한 수행자인 체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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