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 불생불멸의 공간적 범위는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봅시다.
몇 해 전에 어느 대학의 총장으로 있는 분이 와서 묻기를, “불교를 여러 해 동안 믿어왔는데 부처님이 이 우주를 어느 정도 크게 보셨는지 좀 말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삼천대천세계라고 흔히들 말하는
데 그것도 모르느냐”고 웃으면서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삼천대천세계’라고 말은 많이 하지만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범위 안에서는 일월(日月)이 비치는 우주를 한 세계라고 합니다. 흔히 한 일월이 비치는 우주가
하나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 우주가 천(千)이 모여서 소천세계(小千世界)가 되고, 그 소천세계가 또 천이 모여서 중천세계(中千世界)가 되고, 중천세계가 다시 천이 모여서 대천세
계(大千世界)가 되며, 대천세계를 세번 곱한 것이 삼천대천세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일종의 표현방식일 뿐이고 실지 내용은 백억세계 혹은 백억일월인 것입니다. 또 이 백억세계, 백억일월을 한 불찰(佛刹)이라고 하고 이런 불찰이 미진수(微盡數)로 많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크기입니다. 이런 크기는 혜안(蕙眼)이 열리지 않고는 누구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세계입니다.
그런데 요즘 천문학에서 이 사실이 실증되고 있습니다. 1955년에 미국에서 파르마 산(山)에 200인치나 되는 굉장히 큰 망원경을 처음으로 완성하여 설치하였습니다. 200인치라고 하면 직경이 5미터나 됩니다. 그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면 10억 광년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망원경을 통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우주라는 것 밖에도 무한한 우주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단순히 별 하나뿐인 단일체가 아니라 수천, 수만 개의 별이 모인 집단 우주가 무한히 많은 숫자로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사실은 사진에도 나타나고 신문에도 보도되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그러한 무한한 우주 집단이 대략 40억개 내지 50억개쯤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볼 때 부처님이 말씀하신 백억세계라는 것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님을 과학은 증명하고 있습니다. 아직 과학 기술이 부족해서 10억 광년밖에 볼 수 없지만 더 발달하면 100억 광년도 볼 수 있을 것입
니다. 그렇게 되면 더 무한한 우주 집단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부처님께서 가장 작게 보신 것으로는 ‘일적수구억충(一適水九億蟲)’이라고 하신 것이 있습니다. 이 말씀의 뜻은 물방울 한 개에 9억개나 되는 많은 벌레가 있다는 것입니다. 최신의 현미경으로도
아직 물방울 한개에서 벌레를 9억개까지는 볼 수 없지만, 그토록 조그만 세계에 그렇게 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는 것도 이즈음에 와서 점차 증명되고 있음은 사실입니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혜안을 가지고 상상할 수 없는 무한한 우주 공간을 보셨습니다. 흔히 말하는 상주법계, 진여법계라고 하는 것도 중생들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불생불멸을 내용으로 하는 그 법계라는 세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한에서 무한으로 이어지는, 참으로 무한한 세계입니다.
性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