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해탈의 길 03. 위법망구

*혜가대사

달마가 처음으로 법을 전하려고 중국에 가서 소림사 토굴 속에 들어가 9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었다. 그때 신광이란 중이 있었는데, 학식이 뛰어나 천하에 당할 사람이 없었다. 학문으로써는 대도를 알 수 없는 줄을 알고 달마를 찾아가서 법을 가르쳐 달라고 간청하였으나 돌아보지도 않았다. 섣달 한창 추운 계절인데, 하루는 뜰 밑에 서서 밤을 지새니 마침 눈이 와서 허리까지 묻혔다. 그래도 신광은 조금도 어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섰으니 달마가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돌아보며 “이 법은 참으로 무서운 결심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성취하지 못하는 것이니, 너 같은 보잘것없는 심신으로 무얼 하겠느냐?”고 꾸짖으며 “썩 물러가라” 하였다. 신광은 그 말을 듣자 칼을 들어 팔을 끊어 달마대사에게 바치고 도를 구하는 결심을 표시했다. 달마대사는 그제서야 머물기를 승낙하고 법을 가르치니, 신광은 나중에 법을 전한 유명한 2조 혜가대사이시다.

*왕화상

혜통스님은 신라 사람이다. 그 당시 선무외화상이 인도로부터 중국에 들어와 법을 편다는 말을 들은 혜통스님은 수륙만리를 멀지 않게 생각하고 신라에서 중국으로 선무외화상을 찾아갔다.

가서 제자로 받아 줄 것을 아무리 간청하여도 거절당하였다. 그렇게 3년 동안이나 온갖 노력을 다하여 머물기를 청하였으나 시동 거절당하였다.

하루는 큰 쇠화로에다 숯불을 가득 담아 그것을 이고 무외스님의 방 앞에 가서 서 있었다. 화로가 달아서 머리가 익어 터지니 소리가 크게 났다. 무외스님이 놀라서 나와 보고 급히 화로를 내려놓고 “왜 이러느냐?”고 물으니, 혜통이 대답하기를, “제가 법을 배우러 천리만리를 멀다 않고 왔습니다. 만약 법을 가르쳐 주지 않으신다면 몸이 불에 타서 재가 되어 날아 갔으면 갔지, 죽은 송장으로 절대로 나갈 수 없습니다.” 하였습니다. 무외스님은 그 기개를 인정하여 터진 곳을 손으로 만져 합치고 법을 가르쳐 주기로 승낙하였다. 그리하여 크게 성공해서 신라로 돌아와 많은 사람을 교화하였다. 그후 머리가 나은 곳에 큰 흉터가 졌는데 왕자 모양이 되어 있어서 세상 사람들이 왕화상이라고 불렀다.

*포모시자

포모시자 초현 통선사는 당나라 때 사람이다. 젊었을 때 육관대사 벼슬을 하다가 홀연히 지상의 허망을 깨달아 벼슬을 버리고 집을 나갔다. 그 당시 나무 위에 새집처럼 집을 짓고 사는 이가 있었으니, 유명한 조과선사이다. 찾아가 ‘법을 배우겠다’하니 스님은 절대로 듣지 않았다. 그래도 가지 않고 모든 시봉을 하며 날마다 법 가르쳐 주지만을 지성으로 빌었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법을 가르쳐 줄까 기다리다가, 세월이 흘러 16년이나 되어도 한말도 일러주지 않았다.

그렇게 되니 그때는 하도 기가 막혀서 그만 가려고 하니 조과스님이 물었다.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다른 곳으로 불법을 배우러 갑니다.”

“불법 같으면 나에게 조금은 있다.”
하며 포모를 들고 확 부니, 그것을 보고 초현은 확철히 깨쳤다. 그리고 오랫동안 시봉하다가 나중에 출세해서 큰 도인이 되었으니, 그를 세상에서는 포모시자라 불렀다.

*자명선사

자명선사는 임제종의 대표적인 조인이다. 분양화살 밑에서 지내면서 추운 겨울에도 밤낮으로 정진하며, 밤이 되어 졸리면 송곳으로 허벅다리를 찌르며 탄식하기를, “고인은 도를 위하여 먹지도 아니하고 자지도 않았거늘, 나는 또한 어떤 놈이기에 게으르고 방종하여 살아서는 때에 보탬이 없고 죽어서는 후세 이름 없으니 너는 무엇하는 놈이냐?” 하였다. 이렇게 정성을 다하여 공부하니, 후에 크게 깨쳐 분양선사의 도풍을 크게 떨쳤다.

*불등선사

불등선사는 불감스님 밑에서 지낼 대 하도 공부가 되지 않아서. 크게 분심을 내어 ‘만약 내가 금생에 철저히 깨치지 못하면 맹세코 자리에 눕지 않겠다’고 작정하고, 49일간을 기둥에 기대어 서기만 하고 조금도 앉지도 않고 꼭 서서 공부를 하여 마침내 크게 깨쳤다.

*도안선사

도안선사는 중국 진나라 때 사람이니, 천고에 드문 천재였으나 도를 깨치려고 홀로 20년간 방에 들어앉아서 죽을 힘을 다하여 공부한 끝에 마침내 깨쳤다.

*이암선사

이암 권 선사는 공부할 적에, 해가 지면 눈물을 흘리며 “오늘도 또 이렇게 헛되이 보냈구나!” 하며 울지 않는 날이 없었다. 그리하여 누구와도 절대로 말을 건네지 않고 지내며 정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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