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보궁(五大寶宮)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전각을 적멸보궁이라 한다. 우리나라에는 신라의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 사리와 정골을 나눠서 봉안한 5대 적멸보궁이 있다. 양산 통도사, 강원도 오대산 중대에 있는 상원사 보궁,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이 바로 성지로 꼽히는 5대 보궁이다.
보궁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화엄경>을 설한 중인도 마가다국 가야성의 남쪽 보리수 아래 금강좌에서 비롯됐다. 그 후 보궁은 불사리(佛舍利)를 봉안함으로써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하게 됐다. 그래서 적멸보궁에는 불상을 안치하지 않는다. 대신 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기도 한다.
통도사는 대형 금강계단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안치해 계율근본도량불보종찰이 됐다.
금강계단을 받들어 기도하고 예불을 올리는 대웅전(보물 144호)에는 전면에 ‘적멸보궁’이라고 쓴 편액이 걸려 있다. 불법승의 삼보중 불보종찰이다.
오대산 중대의 적멸보궁은 자장율사가 ‘문수진성의 주처’라는 생각에서 부처님 사리를 모신 성지로, 4방불 신앙의 중심인 비로자나 법신불로 상징되고 있다. 이 보궁의 불사리는 어디에 안치됐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보궁 뒤에 1m 높이의 판석에 석탑을 모각한 마애불탑이 상징적으로 서 있을 뿐이다.
설악산 봉정암은 해발 1224m의 고지대에 있는 적멸보궁이다.
이 절 역시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5층 석탑에 불사리를 안치했다.
강원도 정선의 정암사도 통도사처럼 법당에 불상을 두지 않은 보궁이다.
자장율사가 꿈에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아 지었는데 보궁과 함께 수마노탑(보물 410)이 천의봉 중턱에 서 있다. 보궁 뒤에는 진신사리가 안치된 보탑이 서 있고 그 옆에 자장율사가 도를 닦았다는 토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