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타삿투왕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눈앞의 과보보다 더 뛰어난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어떤 귀족의 가장이나 자제나 혹은 천민의 자제들이 여래의 가르침을 듣고 믿음을 내어 장애 많은 세속 생활을 떠나 출가하여 사문이 되었다고 합시다. 그는 청정한 계행을 닦고 정진하여 조그만 허물도 두려워하고 깨끗한 몸과 말과 생각을 지니며, 모든 감관의 문을 잘 보호하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두루 갖추게 될 것이오.
그러면 어떤 것이 계행을 갖춘 것인가.
살생을 하지 않고 모든 생물을 가엾이 여기며, 주지 않는 물건은 갖지 않고 남의 것을 가지려고 하는 생각도 내지 않으며, 떳떳하지 못한 음행을 하지 않고 밝고 깨끗한 행동을 합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한 말만 하고 이간질을 하지 않고 화합하고 친밀한 말을 좋아하며, 거친 말을 하지 않고 누구나 들으면 기뻐하는 말을 하고, 부질없는 말을 하지 않고 도리어 교법에 맞는 말을 합니다.
하루에 한 번 먹고 연극이나 노래ㆍ춤ㆍ오락 등의 유흥장에 가지 않으며, 몸을 꽃다발이나 향수로 치장하지 않고 높고 큰 침상이나 의자를 사용하지 않소. 금ㆍ은 같은 귀금속과 곡식을 저장해 놓는 일도 없고, 부인이나 소녀 또는 남녀의 노예를 받아 부리는 일이 없으며, 코끼리ㆍ말ㆍ소ㆍ산양 등의 가축이나 토지 전답을 받는 일도 없소. 공사(公私)간의 심부름이나 중매 혹은 팔고 사는 행위를 하지 않고, 속이고 거짓말하는 모든 그릇된 행위를 하지 않소. 이것은 또한 비구계(比丘戒)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오.
비구가 이와 같은 계행을 두루 갖추면 이 계행의 위력으로 어느 곳에 갈지라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마치 사방의 적을 정복한 위력 있는 왕은 어디를 가나 두려울 것이 없는 것과 같소.
비구가 청정한 계행을 갖추면 마음속으로 티없이 깨끗한 평안을 누리게 되니 이것이 비구가 계행을 구족한 현세의 과보인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