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악인은 침묵으로 대하라

아난다는 부처님의 얼굴빛이 오늘처럼 빛나고 화평스러운 것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금빛처럼 빛나는 얼굴을 보고 그는 꿇어앉아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신 지 이십여 년이 되었지만 오늘처럼 얼굴빛이 빛나고 화평하신 것을 일찍이 보지 못했습니다. 그 뜻을 알고 싶습니다.”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아난다, 그것은 두 가지 인연으로 그러하다. 두 가지 인연이란 내가 바른 깨달음을 얻었을 때와 열반에 들 때이다. 내가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들려고 해서 안색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아난다는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찌 그렇게 빨리 열반에 드시렵니까? 세상에 빛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 춘다(純陀)에게 가서 걱정하지 말고 기뻐하라고 하여라. 여래에게 공양한 인연으로 좋은 과보을 받을 것이라고 위로해 주어라. 너도 잘 알아 두어라. 반드시 여래를 공경하고 교법을 배우고 섬겨야 한다.”
이 말씀을 듣고 아난다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찬다카(車匿) 비구는 성미가 급하고 괴퍅하며 욕지거리를 잘하고 말이 많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에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내가 열반하고 난 후에는 찬다카을 위해 대중들이 침묵을 지키고 그를 상대해 말하지 말아라. 그러면 그는 부끄러움을 느껴 저절로 뉘우치게 될 것이다.”
이 말을 마치고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자리를 깔게 하셨다. 그리고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무릎을 굽혀 다리를 포개고 누워 성인의 바른 지혜를 생각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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