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문, 극락의 문
일본의 백은(白隱) 스님에게
한 무사가 찾아와서 여쭈었다.
“스님, 극락과 지옥이 정말 존재하는 것입니까?”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이오?”
“저는 무사입니다.”
그러자 스님이 큰소리로 비웃었다.
“무사라고?
도대체 당신 같은 사람의 호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군.
머저리같이 생긴 사람에게 생명을 맡기다니!”
화가 난 무사의 손은 허리에 찬 칼로 옮겨갔다.
“그래, 칼은 가졌군. 그렇지만 내 목을 자르기엔 그 칼이 너무 무딜 것이야.”
무사가 더이상 참지 못하고 칼을 뽑았을 때 스님이 말씀하셨다.
“지옥의 문이 열렸구나.”
조금의 동요도 없는 스님의 모습을 보면서
이 말을 듣는 순간 무사는 크게 뉘우쳐 칼을 꽂고 무릎을 꿇었다.
스님은 말씀하셨다.
“극락의 문이 열렸구나.”
지옥의 문과 극락의 문은 이렇게 열리고 이렇게 닫힌다.
만일 무사가 불같이 치미는 화를 참지 못하여 칼을 휘둘렀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그는 사람을 죽인 죄의 대가로 남아 있는 삶을 지옥처럼 보낼 것이며 죽어서는 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스님은 구구한 설명보다는 체험으로 순간순간의 마음가짐이 지옥과 극락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지옥과 극락은 이 한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