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정은 시들 때도 서서히 시든다

욕정은 시들 때도 서서히 시든다

“욕정은 서서히 시들어 가는 것이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옛 스승들은 이를 부연하여,

욕정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그을음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욕정은 심지어는 두 세 생애를 계속해서 사라지지 않는 수도 있다.

여기에 그 실례가 되는 얘기도 있다.

어떤 사람이 자기 형수와 불륜의 관계를 맺었던 모양이다.

그 여자에게는 남편보다는 시동생이 더 소중했다.

여자가 그에게 말했다.

“우리 관계가 드러나면 얼마나 소문이 자자하게 퍼지겠어요.

그러니 당신 형을 죽이세요.”

그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닥쳐, 이 마녀 같으니라고. 다시는 그런 말하지 마시오.”

여자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며칠이 지난 후 여자가 다시 그 말을 꺼냈다.

그의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그리고는 며칠 후 다시 여자가 그 말을 하자 남자는 말했다.

“어떻게 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러자 여자가 방법을 일러주었다.

“제가 말하는 대로하세요. 어디 어디엘 가면 속이 빈 큰 나무가 있고,

그 곁에는 수하는 곳이 있어요.

예리한 도끼를 가지고 그 나무속에 숨어 기다려요.”

남자는 그 말대로 했다.

형이 숲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여자는 다정한 척 하면서 말했다.

“여보, 이리 와요. 머리를 보아 드릴께요.”

머리를 들여다보면서 그녀가 말했다.

“당신 머리는 때 투성이예요.”

그리고는 미로발란 을 짓이겨 반죽한 덩어리를 주고

등을 밀어내며 말했다.

“어디 어디에 가서 머리를 감고 오세요.

그는 여자가 일러준 대로 세수 터로 갔다.

미로발란 덩어리로 머리를 문지르고 고개를 숙여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그때 나무 구멍에서 동생이 나와

도끼로 형의 등을 쳐서 죽이고 집으로 돌아갔다.

죽은 사내는 아내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그 집에 쥐 잡이 뱀 이 되어 환생했다.

여자가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쪽으로 가서는

뱀은 천장에서 그녀의 몸 위로 떨어지곤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틀림없이 그 남자의 환생일거야.”

그렇게 생각한 여자는 사람들을 시켜 뱀을 죽이게 했다.

그래도 여자에 대한 집요한 애정 때문에

그는 다시 같은 집에 개가 되어 환생했다.

여자가 어디로 나서기만 하면

번개같이 쫓아와서 뒤를 따라 나서는 것이었다.

숲 속에 가면 숲 속에 따라갔다.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여자를 조롱했다.

“사냥꾼이 개를 데리고 나서시는군! 어디로 가시는 것일까?”

그래서 여자는 다시 그 개를 죽여 버렸다.

다시 그는 같은 집에 송아지가 되어 환생했다.

마찬가지로 여자가 가는 곳마다 따라 다녔다.

사람들이 여자를 조롱하여 말했다.

“암소 떼가 외출하시는군. 저 암소들이 어디를 쏘다니는 거지?”

여자는 또다시 송아지를 죽여 버렸다.

그래도 그 사내는 여자에 대한 애정을 끓지 못하여

이번에는 전생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채로

그녀의 태속으로 들어가 아들로 환생했다.

드디어 그 자신의 지난 네 번의 생이

줄곧 그 여자 손에 죽임을 당한 것을 알아차리고 생각했다.

`내가 그런 원수의 자궁 안에 다시 몸을 받게 되었다니!”

그 다음부터는 여자의 손이 자신의 몸에 닿지도 못하게 했다.

어쩌다 몸에 스치기만 해도 비명을 지르고 우는 것이었다.

그래서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 되었다.

세월이 지나 그가 장성하게 되자 할아버지가 물었다.

“얘야, 너는 왜 엄마가 너에게 손도 대지 못하게 했느냐?

그리고 손만 대면 그렇게 소리 내어 울고 비명을 질렀느냐?”

할아버지가 이렇게 묻자 그는 대답했다.

“그 여자는 나의 어머니가 아니에요. 그 여자는 나의 원수예요.”

그리고는 지난 일을 자초지종 얘기했다.

얘기를 다 들은 할아버지는 그를 껴안고 울면서 말했다.

“그래, 얘야 우리가 이런 곳에 살아야 할 까닭이 어디 있겠느냐.”

그리고는 손자를 데리고 어떤 사원으로 갔다.

그들은 둘 다 출가해서 스님이 되어 그곳에 살면서 아라한 위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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