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백
옛날 선경백 이라는 사람이 큰 죄를 지어
관가에 가서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평소 자기 집에 관세음보살
탱화를 보셔 놓고 열심히 기도를 해 왔는데
그만 어쩌다 잡혀와 죽게 되었다.
그래서 죽는 순간까지 한번이라도 더 관세음보살
염불을 한다고 옥 안에서도 염불을 했는데
이튿날 관가에서 목을 치려고 칼로 목을 치니까
목이 떨어지지 않고 그만 칼이 부러져 버렸다.
두 번 세 번 내리쳐도 계속 칼만 부러질 뿐
그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
칼은 세 개 밖에 없는데 칼이 모두 부러지자
하도 이상해서 사형을 집행하던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 칼이 잘 불어지는 칼도 아니고
다른 사람은 한 번만 쳐도 목이 떨어지는데 당신은
세 번이나 쳐도 목이 떨어지지 않고 칼만 부러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하고 물으니 그도
“저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고 특별히 제가 다르다는 것은
관세음보살을 모셔 놓고 기도하는 것 밖에 없다.”고하자
그를 무죄로 석방 해 주었다고 한다.
관음보살 위신력 으로 다시 살아난 그가 가만히 생각 해
보니 간밤의 꿈에 자기 집에 모셔둔 관세음보살님이
바다를 건너와서 “아무 걱정 말아라. 내일 아침 너는 아무일
없이 석방 될 것이다. 안심하고 있거라”
하던 말이 생각나 감사하고 고마워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관음상 앞에서 자꾸 절을 하다 보니
탱화의 반쪽이 젖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꿈에 나타나신 것과 같이 관세음보살님이
바다를 건너와 자기를 구해 주시느라 탱화의 반쪽이
젖어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위신력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 세상에 생(生)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
부처님의 도움이야 말할 수 없지만 깊이 들어가면
살아 있는 동안 부처님의 가르치심대로
실행을 해서 부처님의 세계를 쫓아가는 것이 우리의
근본목적이 아니겠는가.
둥근 해가 바다에서 떠오르면 어느 곳부터 비추겠는가?
높은 산봉우리부터 비추는 것이다.
해가 높은 산봉우리부터 비추기 시작해서 골짜기
골짜기마다 아니 비추는 곳이 없듯이,
제불(諸佛)이 어찌 한 사람이라도 제도하지 않으리요마는
먼저 인연 있는 중생부터 제도함을 의심치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