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앙(道昻)스님
당나라 도앙스님은 위군(魏郡)사람이다
영유법사를 따라 늘 한능산사에서 화엄지론(華嚴地論)을
강의하여 고찰(考察:생각하여 살핌)이 신중하고 넓었다
마음에 극락정토를 결심하고 안양(극락)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더니 나중에 스스로 목숨이 다한 것을 미리 알고
8월로 기한을 잡았으나 다른 사람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8월 초하룻날이 되었으나 근심하는 기색이 없었다
재(齋)때가 되었는가를 묻고는 법상에 올라가 앉았다
몸에서는 위엄이 감돌고 향로에서는 기이한 향기가 솟았다
사부대중을 이끌어 보살계(普薩戒)를 설하니 말씀이 간절하여
듣는 자들은 마음이 섬뜩한 지경이었다
도앙스님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천상(天上)의 대중들이 어지럽고
음악이 요란한 것을 보고,대중들에게 말하길
“도솔천이 나를 맞이한다 그러나 천도(天道)는 생사의 근본일 뿐
본래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늘 마음에 극락정토를 기원하였으나 어찌하여
나의 정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가”
하며 말을 마치자 하늘의 음악이 사라지고 극락정토의
향기로운 꽃과 음악이 구름처럼 울려 퍼지더니, 날아 내려와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
이것은 온 대중이 모두 목격한 사실이었다
그러자 도앙스님이”지금 서방의 영상(靈相)이 와서
나를 맞이한다 원하는 바는 극락정토 왕생뿐이다”라고 말하더니
향로를 잡은 손이 미끄러 지면서 법상에 앉은 채 운명하였다
온 천하가 경탄해 마지 않았다
찬(贊)
천궁(天宮)을 물리치고 극락정토를 찾은 이는
(광공,홍공.앙공등)여럿, 계시다
그러나 때가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능히 사부대중을
계율로 인도하다 법상에 기댄 채 운명할 수 있엇고
영상(靈相)이 찬란하여 사람의 눈을 놀라게 했던 일은
아! 기이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