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왕과 암범
『옛날 설산 밑에 여러 가지 짐승 5백 명이 즐겁게 살고 있었다.
그 때 그 짐승들 가운데 잘생긴 암범 한마리가 있었는데 성숙하여 아이를 가질 때가 되어 총명한 지혜가 있는 남편을 구하고 있었다.
이 때 그것을 안 소왕이 그 앞에 나아가,
「세상 사람들은 다 내 똥을 취하여 땅을 바르고 청청하다 하며 나를 조상처럼 떠받든다.
어여쁘고 어진 암범아, 마땅히 나를 취해 남편 삼으라.」
그러나 암범은 말했다.
「그대 목덜미는 매우 넓고 커서 수레를 멍에하고 보습이나 끌어라. 어찌 그런 추한 몸으로 나를 보여 남편 노릇하겠는가?」
하니 그는 다시 말을 잇지 못하고 떠나가 버렸다. 다음에 횐 코끼리가 왔다.
「나는 설산의 횐 코끼리 왕이다. 싸움에 나가도 지는 일 없고 내 이미 큰 위력이 있으니 너는 마땅히 내 아내가 되라.」
「그대는 사자 왕을 보거나 듣기만 해도 겨우 먹고 달아난다. 몸End이는 커서 간담이 적으니 어찌 나의 남편이 될 수 있겠는가?」
그 때 황금빛 찬란한 사자 왕이 왔다.
「보라 내 이 형용을, 앞은 넓고 크고 뒤는 가늘다. 이 산중에 마음대로 살며 모든 짐승 보호한다.
나는 모든 짐승 가운데 왕이니 나를 다시 비길 자 없다.
만약 나를 보거나 내 소리를 들으면 모든 짐승들은 다 도망치거나 무릎을 엎드린다.
나는 이런 힘과 용맹이 있으니 이제 그 외의 다른 것을 다 말하여 무엇이겠는가?
그대 뜻에 어김이 없으면 그는 결코 나를 떠나지 않으리라.」
암범은 매우 흡족한 마음으로,
「용맹스런 큰 힘, 대 위신의 사자여, 몸의 형상도 매우 단정하고 그 빛 또 찬란하여라.
이렇게 나는 남편을 얻어 구하니 세세에 버리잖고 정성스리 모시리」
< 불본행집경 십사(佛本行集經 十四), 상식납비품(常識納妃品)>
이것은 부처님이 그의 부인 야수다라부인과 결혼한 것을 회상하면서 우다이에게 이야기하신 설화다.
말할 것도 없이 금사자는 부처님이고 암범은 야수다라이며, 그 외의 5백 명의 다른 짐승들은 5백의 석가족 자제들이다.
그 많은 석가족대신의 자제들을 물리치고 그 찬란한 각술쟁혼(角術爭婚)의 전쟁터에서 오직 자기에게 사랑의 꽃다발을 걸어주게 된 것은 금생에 처음으로 맺어진 인연이 아니라 오랜 옛적 금수의 시대부터도 그러하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