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초 이야기

길상초 이야기

옛날 어느 숲 속에 아름다운 연못이 있고 그 옆에 나무신이 있었다.

매년 여름이 되면 못 물이 말라 청로(靑鷺) 한마리가 와서 고기를 잡아먹는데 제 힘으로서는 깊은 물에 들어갈 수 없으므로 늘 고기들을 속여 잡아먹었다.

청로가 물가에 앉아 고기들이 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면 고기들은 그 수심에 찬 청로를 보고 묻는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계십니까?」

「너희들을 위해서이다.」

「우리들이 어쨌다는 것입니까?」

「못 물이 말라 곧 죽게 되지 않니, 그래서 내 좋은 못으로 너희들을 인도하고자 와 있다.」

「어떻게 우리가 그 못에 갈 수 있습니까?」

「내가 물고 가면 된다.」

그래서 고기들은 눈 먼 미꾸라지를 선정하여 일단 가 보고 오라 하였다.

청로의 입에 물려 가고 깊은 못을 구경하고 온 미꾸라지의 자랑은 대단했다.

「거 참 아주 좋더라.」

「그렇다면 우리 모두 그곳으로 이사 가자.」

이렇게 하여 고기들은 하나하나 청로의 입에 물려 이사 갔다.

그러나 청로는 물고 가는 놈마다 모두 잡아먹고 오직 앙상한 뼈만 그 못가에 버렸다.

마지막으로 게 한 마리가 남았다.

「나는 떨어뜨리기만 하면 몸통이 박살나 죽습니다.」

「걱정 말아. 내 잘 옮겨다 줄께!」

하고 청로는 또 게를 물고 갔다.

게는 청로를 놓치지 않으려고 그의 목덜미를 가위발로 꼭 붙들고 갔다.

그런데 새는 약속한 못을 지나 가려했다.

「왜 못을 지나가려 합니까?」

「이놈아 저 뼈를 보지 않느냐? 모두 너희친구들이야, 너도 별 수 없어-」

화가 난 게는 죽기는 매 일반이니 나는 이놈의 목덜미를 물어 끊어 놓으리라 하고 그만 꼭 물었다.

새는 땅에 떨어졌고 게도 몸통이 부서졌으니 이미 청로의 모가지도 따로 떨어져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있 먼 수신은 다른 모든 물고기 청로새 들을 모아 놓고 훈계하였다.

「간사한 꾀에 익숙한 자는

간사한 그 꾀로 영원히 망하나니.

간사한 꾀를 부린 해오라기가

게한테 죽은 과보를 받는 것 같다.」

이 설화는 바느질 잘하는 비구가 헤진 베에 조개껍질 같은 것을 문질러 아름답게 만들어 놓고 새 베를 가져오는 비구들을 속여 많은 돈을 벌다가 마지막 한 비구가 그것을 발견하고 그가 만든 누더기를 아름답게 물들여 도리어 그에게 팔아 횡재한 사실을 발견하고

「그렇게 하면 못쓴다.」

훈계하며 말씀하신 설화이다.

말하자면 그 때의 청로는 오늘 재봉사 비구이고 게는 비구들을 속여 돈을 벌던 재봉사 비구를 속여 혼을 내준 비구이며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수신은 바로 석가모니라는 것이다.

<南傳자타카>

또 남전자카타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길상초 이야기가 있다. 큰 나무가 목수들에 의해 베어지게 되었다.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길상초가 송곳을 가지고 그 나무 중간을 구멍을 내었다.

목수들이 와서 보고

「이 나무는 구멍이 뚫려 쓸 수 없다.」

하고 다른 곳으로 가니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길상초와 칭찬했다.

「나와 같은 이도 낫다고 생각하고

나보다 못한 이도 낫다고 생각하라

그들은 어려울 때 큰 도움을 주나니

뭇카카가 나무가 길상초의 도움을 받듯―」

부처님은 이 설화를 마치고

『그 때의 나무신은 지금의 아난이요, 길상초는 바로 나였다.』한다.

<南傳 자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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