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사라나무 신의 전생 이야기

발타사라나무 신의 전생 이야기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친족에 대한 이행(利行)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사위성의 급고독 장자의 집에서는 5백비구에 대한 음식이 언제나 준비되어 있었다.

그와 같은 비사카의 집에서도 구살라왕의 궁중에서도 또한 그러했다.

그런데 왕궁에서는 갖가지 맛난 음식을 주었지만은 거기서는 아무도 비구에 대해 친절하지 않았다.

그래서 비구들은 그 음식을 왕궁에서 먹지 않고 그것을 가지고 급고독 장자나 비사카나 기타의 친한 사람 집에 가서 먹었다.

어느 날 왕은 보시할 만한 물건이 들어왔으므로 그것을 비구들에게 보시하기 위해식당으로 가져가게 했다. 그런데 식당에는 비구들이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을 듣고. 왕은 물었다.

「그들은 다 어디 가 있는가.」

「각자 친한 사람 집에 가서 먹고 있습니다.」

왕은 아침을 먹고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

「부처님, 어떤 음식이 가장 맛나는 것입니까.」

「대왕님, 친애가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신 죽이라도 친애로써 주면 그것은 맛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처님, 비구들은 누구와 가장 친한 사이입니까.」

「그 친족이나 석가족 들입니다.」

그래서 왕은

「석가족 처녀 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내 첫째 왕비로 삼자. 그렇게 하면 비구들은 그 친족처럼 나와 친하게 될 것이다.」

생각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왕궁으로 돌아와 가비라성으로 사람을 보내어

「처녀 한 사람을 내게 주시오. 나는 당신네와 친척이 되기를 원합니다.」

고 하였다. 석가족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모여 의논했다.

「우리는 구살라왕의 명령이 행해지는 곳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젊은 여자를 주지 않으면 반드시 큰 복수가 있을 것이요,

또 만일 준다면 우리 족통(族統)은 멸하고 말 것이니 어쩌면 좋을까.」

그 때 마하나마가 그들에게 말했다.

「걱정할 것 없다. 내게 행우(行雨)라는 딸이 있는데 그는 나가분다라는 종의 소생이다.

나이는 열여섯, 다시 없이 아름답고 빛나는 처녀로 그 아버지로 말하면 찰제리족이다.

이 처녀를 찰제리족의 딸이라 하고 왕에게 보내자.」

「석가족 사람들은 모두 찬성하고 왕의 사자를 불러 말했다.

좋습니다. 처녀를 드리겠습니다. 이 아이를 데리고 가십시오.」

그런데 사자들은

「이 석가족 사람들은 그 출신을 매우 자랑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와 같은 출신이다」하고 말하면서 실은 같지 않은 여자를 주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이 사람들과 한자리에서 음식을 먹는 여자를 데리고 가자.」고 의논했다.

그래서 그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러나 당신네와 한 자리에서 음식을 먹는 여자를 데러고 가겠습니다.」

석가족 사람들은 그들에게 숙소(宿所)를 정해 주고는 또 어떻게 할까하고 생각했다.

그 때 마하나마는 또 말했다.

「걱정할 것 없다. 나는 한 가지 방편을 쓰리라.

당신들은 내가 밥을 먹고 있을 때 행우를 아름답게 꾸며 데리고 오너라. 내가 한 숟갈쯤 먹었을 때

「대왕님, 이런 왕이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것을 읽어 보십시오.」하고 편지를 보여라.』

사람들은 승낙하고 그가 밥을 먹고 있을 때 그 여자를 아름답게 장식하여 두었다.

마하나마가

「내 딸을 데리고 오너라. 나와 함께 식사하리라.」

하고 명령하였다.

사람들은 그 여자를 장식하고 조금 어름어름하다가 데리고 갔다.

그녀는 아버지와 같이 식사하려고 같은 그릇에 손을 넣었다.

마하나마는 그녀와 함께 한 조각 음식을 집어 입에 넣었다.

그리고 두 번째 집으려 할 때 그녀는

「대왕님, 이런 왕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이것을 읽어 보십시오.」

하고 편지를 내놓았다.

마하나마는 그녀에게 먹기를 권하고는 오른 손을 그릇에 둔 채 왼손으로 그 편지를 집어 읽었다.

그가 그 편지를 자세히 읽고 있는 동안 그녀는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녀가 식사를 마치자 그는 손을 씻고 양치질을 했다.

사자들은 그녀가 확실히 그의 딸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비밀을 알지 못했다.

마하나마는 많은 시중꾼을 붙여 딸을 보내었다.

사자들은 그녀를 사위성으로 데리고 가서

「이 처녀가 정당한 출신으로 마하나마의 딸입니다.」

하였다. 왕은 매우 기뻐하여 성내를 장식한 뒤에 산처럼 쌓은 보물 위에 그녀를 세우고 관정(灌頂)하여 첫째 왕비의 지위에 두었다. 그녀는 왕의 귀여움과 사랑을 받았다.

그 뒤 오래지 않아 그녀는 임신하여 충분한 간호를 받았다. 열 달이 차서 황금색 왕자를 낳았다.

그 이름 짓는 달에 왕은 자기 어머니에게 사람을 보내어

「석가왕의 왕녀 행우가 왕자를 낳았습니다. 이름을 무어라 하리까.」

하고 물었다. 그 편지를 가져간 대신은 원래 귀가 조금 멀어 있었다. 그가 왕의 어머니에게 가서 전하자, 그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행우는 아이를 낳기 전에도 모든 사람을 능가하였다. 이제는 더욱 왕의 총애를 받을 것이다.」

하였다. 이 귀머거리와 대신은 발라바(총애 받는 자)라는 말을 잘못 들어 비두다바(증장(增長) 하는자)라 알고 왕에게 가서

「대왕님, 왕자의 이름을 비두다바라 하라하십니다.」

하였다. 왕은 그것이 그 조상의 종족 이름이라 생각하고 그대로 비두다바라 명령하였다.

그로부터 비두다바는 일반 왕자와 같이 존경을 받으며 자라났다.

7세 때에 다른 왕자들에게 외조부 집으로부터 코끼리나 말등의 놀이개들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보고 그는 어머니에게

「어머님,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 외조부집에서 선물들을 가지고 오는데 내게는 아무것도 가져오는 이가 없습니다. 어머니에게는 아버지도 없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가야, 네 외조부는 석가족의 왕가(王家)로서 아주 먼 곳에 살고 계신다.

그래서 아무 것도 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하고 그를 속였다. 다시 16세 되던 해에 그는

「어머님, 나는 외조부를 만나 뵈옵고 싶습니다.」

하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거기까지 갈 것은 없다고 그를 만류하였으나 그는 재삼 간청했다.

그래서 어머니도 그의 가는 것을 승낙하고는 그 부왕에게 알린 뒤에 많은 시중군을 딸려 보내면서 편지로써

「나는 여기서 안락하게 지냅니다. 아버지는 결코 그에게 우리 비밀을 알려서는 안됩니다.」

하였다. 석가족 사람들은 비두다바가 온다는 말을 듣고도 그를 존경해서는 안 된다 생각하고 그 아이들을 모두 시골로 보내었다.

비두다바가 가비라성에 도착했을 매 석가족 사람들은 공회당에 모여 앉아 있었다.

비두다바도 공회당에 모여 앉아 있었다. 비두다바가 공회당에 가서 서 있자 사람들은

「이 분이 당신의 할아버지요, 이 분이 당신의 아저씨다.」

하기 때문에 그는 돌아가면서 그들에게 인사하였다.

그러나 그가 허리가 아프도록 돌며 인사하였으나 아무도 답례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그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왜 내게는 답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느냐.」

고 물었다. 석가족 사람들은

「아이들이 모두 시골에 가 있습니다.」

하고 그에게 큰 경의를 표하였다.

그는 며칠 동안 머물다가 많은 종자들을 데리고 거기서 떠났다. 그러자 어떤 여자 종이 공회당에서 그가 앉았던 의자를 보고

「이것이 행우 종년의 자식이 앉았던 의자다.」

하면서 우유와 물로 의자를 씻고 있었다.

어떤 사내가 자기 병기(兵器)를 잊고 갔다가 그것을 가지러 와서 뜻밖에 그 여종이 비두다바를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그 비밀을 물어, 행우는 석가족 마하나마의 여종이라는 것을 알고 그 사실을 다른 병사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비두다바는 사실인즉 여종의 딸이라 하여 모두 떠들었다.

비두다바는 이 말을 듣고

「좋아, 이년들은 내가 앉았던 의자를 우유와 물로 씻고 있었지만은, 만일 내가 왕위에 나아가면 저 녀석들의 목통의 피로 내가 앉았던 의자를 씻고 말 것이다.」

하고 마음속으로 결심하였다.

그가 사위성으로 돌아오자, 대신들은 일체의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왕은

「내게 종년의 딸을 주었구나.」

하고 석가족에 대해 분격하여 행우와 왕자에 대한 존경을 전폐하고 그들을 노예의 남녀처럼 취급했다.

며칠 뒤에 부처님은 왕궁에 가서 앉으셨다. 왕은 부처님께 인사하고

「부처님, 당신 친족들은 내게 종년의 딸을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 모녀를 존경하지 않고 노예의 남녀처럼 취급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대왕님, 그 석가족의 한 일은 무례한 짓입니다.

이미 준다면 동족(同族)의 여자를 주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왕님, 당신들에게 말해 두겠습니다.

행우는 왕의 딸로서 왕의 궁전에서 관정식을 행했습니다.

또 비두다바는 찰제리 종족의 출신입니다. 옛날의 현자들도

「어머니의 성이 무엇이든 아버지의 성이 표준이다」

하여, 섶나무를 줍는 보잘 것 없는 여자에게 첫째 왕비의 지위를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녀에게 난 아이는 12유순이나 되는 바라나시의 왕위에 나아가 운신(運薪)이라는 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부처님은 채신녀의 전생이야기를 말씀하셨다.

왕은 이 설법을 듣고는 아버지의 성이 표준이라 하여 기뻐하면서 그 모자를 본래처럼 존경하였다.

그런데 반두라라는 왕의 장군은 자기 아내 말리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이기 때문에

「너는 친정에 가라.」

하고 그녀를 구시나가라로 보냈다.

그녀는 먼저 부처님을 만나 뵈려고 기원정사로 들어가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한쪽에 섰다.

부처님은 물으셨다.

「어디로 가는 길인가.」

「부처님, 남편은 저를 친정으로 보냅니다.」

「무슨 까닭으로.」

「제가 석녀(石女)로 아이를 낳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갈 필요 없다. 그만 돌아가라.」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그녀는 매우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남편은 물었다.

「왜 도로 돌아왔는가.」

「부처님이 돌아가라 하셨습니다.」

장군(남편)은

「그렇다면 틀림없이 부처님은 그 이유를 알고 계실 것이다.」

고 생각하였다.

그 뒤에 얼마 안 되어 그녀는 아이를 배어 임부(姙婦)의 욕망을 내었다. 그래서 장군에게 말했다.

「내게는 욕망이 일어났습니다.」

「어떤 욕망인가.」

「비사리성내에 있는 몇 개의 왕가의 관정(灌頂)하는 상서로운 못에 내려가 목욕하고 또 그 물을 마시고 싶습니다.」

장군은 승낙하고는 열 사람의 힘으로 쏘는 활을 가지고 그녀를 수레에 태웠다.

그리하여 수레를 몰고 사위 성을 나가 비사리로 들어갔다.

그 때에 구살라왕의 장군 반두라와 함께 같은 스승 밑에서 공부한 마하리라는 리차족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장님이었지만은 리차족 사람들에게 사물의 도리와 바른 법을 가르치면서 성문 가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수레가 문지방에 닿는 소리를 듣고는 말했다.

「저것은 말라족의 장군 반두라의 마차 소리다. 오늘은 반드시 리차족 사람들이게 위험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 못 안팎에 힘센 호위병이 있고 위에는 구리쇠 그물이 둘러쳐져 있어서 나는 새도 들어갈 몸이 없었다. 그러나 그 장군은 수레에서 내려 호위병을 칼로 때려 쫓아버린 뒤에 구리쇠 그물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못물에 그 아내를 목욕시키게 하고 물도 마시게 하고, 자기도 목욕한 뒤에, 말리를 수레에 태워 성을 나와 본래 오던 길로 돌아갔다.

호위병들은 리차족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리차족의 왕들은 화를 내어 그 부하 5백 대의 수레를 타고, 말라족의 반두라를 잡으려고 떠났다.

사람들이 이 사실을 마하리에게 알리자 마하리라는 말하였다.

「거기 가서는 안 됩니다. 그 사내는 그대들을 모두 죽여 버릴 것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수레가 바퀴통까지 빠짐을 보거든 돌아오시오-

만일 거기서 돌아오지 못하면 전방에서 벼락치는 소리가 나거든 돌아오시오.

거기에도 돌아올 수 없거든 당신들 수레 앞 쪽이 갈라지는 것을 보거든 돌아오시오.

결코 거기서 더 나아가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이 말대로 돌아오지 않고 자꾸 그들의 뒤를 쫓아갔다. 말리는 그들을 보고

「여보, 수레가 몇 개나 보입니까.」하였다.

반두라는 말했다.

「그러거든 그 수레들이 하나처럼 보일 때 내게 알려라.」

그녀는 그 수레들이 일직선이 되어 하나처럼 보였을 때,

「여보, 한 수레 머리 밖에 안 보입니다.」

고 하였다. 반두라는

「그러면 이 고삐를 가지고 있어라.」

하고 그녀에게 고삐를 건네준 뒤에 수레 위에 서서 활을 그 위에 실었다.

그러자 수레바퀴가 바퀴통까지 땅바닥에 빠졌다.

리차족 사람들은 거기까지 가서 그것을 보았으나 돌아서지 않았다.

조금 더 나아가 반두라가 활시울을 튕기자 벼락을 치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러나 그들은 돌아서지 않고 그 뒤를 쫓아갔다. 반두라는 수레 위에 서서 화살 하나를 쏘았다.

그것은 5백 수레의 전면을 찢고 5백왕들의 띠의 맺음을 궤뚫고 땅바닥에 들어갔다.

그들은 제가 맞은 줄도 모르고

「어이, 멈춰라. 어이 멈춰라.」

하면서 쫓아왔다. 반두라는 수레 위에 서서 말하였다.

「너희들은 이제 송장이다. 송장과 싸울 필요는 없다.」

「우리가 송장처럼 보이느냐.」

「그렇다면 맨 앞에 있는 자의 허리띠를 풀어 보라.」

그들의 중 맨 앞의 사람의 허리띠가 풀어지자 동시에 그 사내는 죽어 쓰러졌다.

그래서 반두라는 그들에게

「너희들도 다 저자와 같다. 제각기 집으로 돌아가 밝힐 일을 다 밝히고 아내와 아들에게 가르쳐 준 뒤에 그 허리띠를 풀어라.」

고 하였다. 반두라는 말리를 사위성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열여섯 쌍둥이를 낳았다.

그들은 다 힘이 세고 갖가지 학예를 통달하였다.

그들은 다 천 사람씩의 종자(從者)를 가졌으므로 그 아버지와 함께 가면 그들만으로 장궁의 뜰이 가득 찼다.

그런데 어느 날 공정하지 못한 재판에 진 사람들이 반두라가 돌아온 것을 보고 큰소리를 치면서, 법정 관리들의 부정한 재판의 종을 그에게 말하였다.

그는 법정으로 가서 사건을 재판하여 자기의 것으로 판결해치웠다.

사람들은 큰 소리를 치면서 박수갈채하였다.

왕은 그것이 무슨 까닭인가고 물어 그 사실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그 관리들을 모두 파면시키고 반두라로 하여금 그 법정을 맡게 하였다.

그 뒤로 그는 공정하게 재판하였다.

그런데 먼저 재판관들은 뇌물이 들어오지 않아 수입이 적어졌기 때문에, 반두라가 왕위를 욕심낸다 하여 왕가들과의 이간질을 꾀하였다.

왕은 그들의 말을 믿고 마음이 매우 불안하였다.

그러나 거기서 그를 당장 죽여 버리면 반드시 물의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왕은 사람들을 매수해 변방을 침략하게 하고는 반두라를 불러

「지금 국경이 매우 소란하다. 그대는 아이들과 함께 가서 그 적을 잡아 오라.」

고 명령하여 그를 보내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32 인의 아들과 함께 그 목을 베어오라고 명령하여 다른 튼튼한 군대를 많이 그와 함께 보내었다.

그가 변방에 가자 장군이 왔다 하면서 매수된 도적들은 도망쳐 달아났다.

그는 그 지방을 평정하여 사람들을 기쁘게 한 뒤에 돌아왔다.

그러나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와서 그 군사들은 그 아들과 함께 그 목을 베어 죽었다.

그 날 5백 비구들과 함께 두 큰 성문(聲聞)이 말리의 초대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침에, 사람들이 당신 주인이 아들들과 함께 목을 베이었다는 편지를 가지고 와서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았지만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편지를 가진 채 비구들을 대접하였다.

그녀의 하인들은 비구들에게 음식을 공양한 뒤에 타락 그릇을 가지고 오다가 비구들 앞에서 깨뜨려 버렸다. 법장(法將) 사리불은

「파괴되어야 할 것은 파괴되는 것이다. 걱정할 것은 없다.」

하였다. 말리는 품속에서 편지를 꺼내 들고

「장로님, 서른 두 사람의 아들과 함께 그 아버지가 목을 베이었다는 편지가 내게 왔습니다.

나는 이 말을 듣고도 슬퍼하지 않았는데 타락 그릇이 깨어졌다고 해서 무엇을 걱정 하겠습니까.」

하고 말했다. 사리불은 상(相)도 없고 지(知)도 없다 라는 설법을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정사로 돌아갔다. 그녀는 32인의 며느리를 불러 말하였다.

「너희들의 남편은 죄는 없었으나 각기 전생의 업의 과보를 받은 것이다.

결코 울며 슬퍼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왕에 대해서 원한을 품어서는 안 된다.」

고 하였다.

왕의 간첩들은 이 말을 듣고 그들이 원한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왕에게 말하였다.

왕은 감동하여 그녀의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말리와 그 며느리들에게 사과하고 말리에게는 은총을 베풀었다.

그녀는 승낙하고 왕이 떠나자 죽은 사람들에게 공양을 바친 뒤에 목욕하고 왕에게 가서 말했다.

「대왕님, 나는 대왕님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이렇다는 목적은 없습니다.

다만 32인의 새색시들과 함께 친정으로 가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왕은 승낙하였다.

그녀는 32인의 색시를 각기 그 친정에 보내고 자기도 구시나가라의 자기 친정집으로 돌아갔다.

왕은 반두라 장군의 생질인 디가카라야나[長作〕라는 자에게 장군의 지위를 주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아저씨가 그 왕에게 죽었다 하여 왕의 틈을 엿보고 있었다.

왕은 죄 없는 반두라를 죽인 뒤에 늘 후회하면서 마음이 불안했다.

그 때에 부처님은 석가족 나라의 우룸파라는 성 가까이 살고 있었다.

왕은 거기 가서 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야영(野營)을 치고 몇 사람의 종자와 함께 부처님께 인사하려고 정사로 왔다.

그는 왕의 다섯 가지 표지(標識)를 카라야나에게 주고 혼자 향실(香室)에 들어갔다.

(모든 것은 법장엄경(法莊嚴經)에 있는 것과 같다.)

왕이 향실(香室)에 들어가자 카라야나는 그 왕의 다섯 가지 표지를 가지고 가서 비유리를 왕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먼저 왕에게는 한 마리 말과 한 사람의 시녀만을 주고 사위성으로 떠났다.

왕은 부처님과 즐거운 대화를 하고 나와 본즉 군대가 보이지 않았다.

그 시녀에게 물어 그 사실을 안 왕은, 생질과 함께 가서 비유리을 잡으려고 왕사성으로 갔다.

그 성에 도착하였으나 때가 늦었기 때문에 벌써 성문은 닫혀 있었다.

어떤 공회당에 누워 있다가 바람과 시달려 그 밤에 거기서 죽고 말았다.

날이 새어 슬피 울고 있는 그 시녀들의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대왕님. 구살라왕이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알렸다. 왕은 그 숙부를 위해 큰 공양으로 장례를 치렀다.

비유리는 왕위를 얻은 뒤에 그 복수할 것을 생각하고는 석가족이란 모조리 죽여 버리리라 하고 대군(大軍)을 이끌고 출발하였다.

그 날 이른 아침에 부처님은 세계를 관찰하다가 자기 친족들이 멸망할 것을 알고 그들을 구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나절에 탁발하고 돌아온 부처님은 향실(香室)에 들어가 사자처럼 자리에 누우셨다.

그리하여 저녁나절에는 허공에 올라 가비라성 근교에 있는 잎이 성긴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셨다.

거기서 멀지 않은 비유리왕의 국경에 나뭇잎이 우거진 큰 니그로다나무가 있었다.

비유리는 부처님을 보자 가까이 가서 인사하고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 왜 이처럼 더운 때에 이런 그늘이 없는 나무 밀에 앉아 계십니까.

저기 나뭇잎이 우거진 니그로다나무 밑에 앉으십시오.」

「관계하지 마십시오, 대왕님. 친족의 그늘은 시원한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비유리는 부처님이 그 친족을 수호하기 위해 거기 오셨다 생각하고 부처님께 인사하고는 발길을 돌려 사위성으로 돌아갔다.

부처님도 일어나 사위성으로 돌아오셨다.

왕은 석가족에 대한 원한으로 다시 나갔으나 거기서 부처님을 보고 또 돌아왔다.

이렇게 세 번 되풀이하고 네 번째 또 나갔다.

그 때 부처님은 석가족의 과거의 업을 관찰하고 그들이 강물에 독을 넣은 업이 성숙하여 이제는 구제할 수 없음을 아셨다. 그리하여 네 번째에는 거기 나가지 않으셨다.

비유리왕은 젖먹이를 비롯해 석가족 전부를 모조리 학살하고, 그들의 목통피로 의자를 깨끗이 씻은 뒤에 돌아갔다.

부처님은 세 번째 나갔다가 돌아오신 그 이튿날, 행걸하여 공양을 마치고 향실에서 쉬고 계셨다.

그 때 사방에서 모여온 비구들이 법당에 앉아

「법우들, 부처님은 자기 모습을 나타내어 왕을 돌려보내어 그 친족들을 죽음의 위험에서 구제하셨다.

이처럼 부처님은 그 친족들을 위해 힘을 다하셨다.」

하며 부처님의 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부처님은 거기 오셔서

「비구들이여, 내가 친족을 위해 힘을 다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요, 전생에도 그러했다.」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은 바라나시 수도에서 열 가지 왕법(王法)을 깨뜨리지 않고 나라를 바로 다스렸다.

어느 날 그는

「이 염부제의 모든 왕들은 다 많은 기둥이 있는 궁전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많은 기둥이 있는 궁전은 이제 진귀할 것이 없다.

나는 기둥 한 개 밖에 없는 궁전을 지어 다른 왕들보다 뛰어난 왕이 되리라.」

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목수들을 불러

「나를 위해 한 개의 기둥으로 된 훌륭한 궁전을 지어 달라.」

고 하였다. 목수들은 명령을 받고 숲 속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기둥이 하나인 궁전에 적당한 곧고 큰 나무를 많이 발견하고

「이런 나무가 적당하다. 그러나 길이 편안하지 못해 운반할 수가 없다. 이 사실을 왕에게 알리자.」

하고 왕에게 가서 알렸다. 왕은

「어떤 수단으로나 천천히 운반해 내려 보라.」

하였다.

「대왕님, 어떤 수단으로라도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내 동산에 가서 적당한 것을 찾아보아라.」

목수는 왕의 동산에 들어가 잘 자라 꼿꼿한 나무 하나를 보았다.

그것은 마을 사람이나 성내 사람들이 숭배하고 있는 나무로 왕가에서는 항상 그것을 공양하는 상서로운 사리나무였다. 그래서 왕에게 가서 그 사실을 알렸다. 왕은

「내 동산에서 그런 나무를 발견했는가. 그러면 가서 그것을 베어 오너라.」

하고 명령했다. 그들은 명령을 받고는 향과 화만을 들고 동산으로 갔다.

그리하여 그 나무에 향수로 다섯 손가락의 손도장을 찍고 줄을 감고 연꽃 등불을 켜고 공양을 올린 뒤 에

「지금부터 이레 뒤에 우리는 와서 이 나무를 벨 것입니다. 그것은 왕의 명령입니다. 이 나무에 결들어 사는 목신님은 부디 다른 곳으로 가 주십시오. 우리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하고 들려주었다.

그 나무에 사는 목신은 이 말을 듣고

「저 목수들은 반드시 이 나무를 베어 내 집을 허물어버릴 것이다. 집의 종말은 바로 내 생명의 종말이다. 그리고 이 나무 주위에 나 있는 어린 사라나무에 깃들어 사는 내 친족의 목신들도 모두 그 집을 잃고 말 것이다. 무릇 내 멸망이 내 자신을 괴롭히는 것처럼 친족들의 멸망도 나를 괴롭힐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저들의 생명을 구해주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하고는 밤중에 신의 장엄으로 몸을 장식하고 왕의 침실에 들어가 온 방 안을 광명으로 비추었다.

그리하여 침대 머리에서 울면서 서 있었다.

왕은 그를 보고 두려워 떨면서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름다운 옷 입고

허공에 서 있는 너는 누구냐

무엇 때문에 눈물을 흘리느냐

그 무서움은 어디서 오느냐.」

이 말을 듣고 다음 게송으로 목신은 말하였다.

「왕이여, 당신 나라에서는

사람들은 나를 발타사라로 안다

나는 많은 공양을 받으면서

6만년의 생명을 계속해 왔다.

사방의 주인이여, 당신은

온갖 거리 만들고 집들도 짓고

또 갖가지 궁전도 만들었다

사람들은 나를 함부로 안하였다

사람들이 나를 존경하는 것처럼

신도 진심으로 날 공양하라.」

그러자 왕은 다음 게송을 외웠다.

「나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너처럼 그 몸이 굵은 나무를

그 높이와 둘레 등

실로 나면서부터 뛰어난 모습이다.

나는 궁전을 짓게 하리라

홑 기둥으로 된 기분 좋은 궁전을

너를 저기에 운반하리라

야차여, 너는 길이 살아라.」

이 말을 듣고 목신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그렇게 내 몸이

이 나무에 저 떠날 바에는

당신은 나를 촌촌히 끊고

조각조각으로 베어버려라.

꼭대기를 베고 중간을 치고

마지막엔 뿌리까지 끊어버려라

그렇게 베이는 내게는

죽음은 괴로움이 되지 않으리.」

그러자 왕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그것은 마치 손과 발을 베이고

귀와 코를 베이고 살아 있는데

다시 그 머리를 베는 것 같나니

그 죽음은 실로 괴로우리라.

발타사라여, 조각조각 베이는 것

그것이 어찌 편하고 즐거우리

숲의 주인이여, 무슨 이유로

조각조각 베이기를 너는 원하나.」

발타사라는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내게는 그만한 이유 있기에

법을 구족한 그 이유 있기에

조각조각 베이기 나는 원하네.

대왕이여, 이제 내 말 들어라

내 친족들은 안락하게 지내고

내 결에서 보호를 받고 있네

너는 그들까지 해치고 말리

그들 다른 나무도 고통 맛보리.」

이 말을 듣고 왕은

「이 목신은 참으로 정직하다. 제 집의 멸망이 친족들 집의 멸망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친족들을 위해 이행(利行)을 하고 있다. 나는 저에게 안심을 주리라.」

하고 매우 기뻐하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생각해야 할 일을 너는 생각하구나

발타사라여, 숲의 주인이여

너는 그 친족들의 이익을 원하나니

나는 이제 너에게 두려움 없게 하리.」

목신의 왕은 설법하고 떠났다.

왕은 그의 충고를 지켜 보시 등 복덕을 쌓다가 죽은 뒤에는 천상에 났다.』

부처님은 이 법화를 마치고『비구들이여, 나는 전생에도 이렇게 친족을 위해 이행을 행했다.』하고

『그 때의 그 왕은 지금의 저 아난다요, 그 어린 사라나무에 깃든 목신들은 다 내 제자들이며 그 발타사라의 목신은 곧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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