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법(害魔法)의 전생 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세상에 이익을 위해 돌아다니는 일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제석천이었다.
그때 어떤 마법사(魔法使)가 마술을 부려 밤중에 가만히 들어가 그 왕비를 범했다.
그 시녀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왕비는 왕에게 가서 말했다.
「대왕님, 어떤 사내가 밤중이면 내 침실에 가만히 들어와 나를 범합니다.」
「그 사내에게 무슨 표를 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할 수 있다고 대답하고 붉은 물감을 가져다 두었다가 그 사내가 밤중에 가만히 들어와 충분히 향락하고 돌아 갈 때에 그 등에 다 다섯 개 손가락을 찍어 두고
이튿날 아침에 그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왕은 그 하인들을 시켜 등에 붉은 지문(指紋)이 찍힌 사내를 찾아 붙잡아 오라고 명령하였다.
그런데 그 마법사는 밤에는 나쁜 짓을 하면서 낮에는 골당(骨堂)에서 해를 우러러 외발로 서 있었다.
왕의 하인들은 그를 발견하고 그를 포위하였다.
그는 소행이 발각된 줄을 알고 요술을 부려 공중으로 올라가 달아났다.
하인들은 이것을 보고 돌아왔다.
왕은 그를 찾았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대왕님, 우리는 그 자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대체 어떤 사람이던가.」
「대왕님, 그는 사문이었습니다.」
그는 밤이면 나쁜 짓을 하고 낮에는 사문으로 변장하고 있으므로, 왕은
「그들은 낮에는 사문의 법의를 입고 돌아다니며 밤에는 나쁜 짓을 한다.」
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매우 화를 내어 모든 사문에 대해 편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 국내에서 모든 사문을 추방하라. 만일 그들을 발견하거든 언제나 무슨 벌을 주어도 좋다.」
하며 명령을 내리고 북을 쳐 두루 공포하였다.
그래서 3백 유순의 넓은 가시국에서 추방된 사문들은 모두 다른 나라로 갔기 때문에 가시국에는 사람들에게 설법하는 법을 가진 한 사람의 사문도 바라문도 없었다.
그러므로 인심은 거칠고 사나워졌다.
보시와 계율을 돌아보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죽은 뒤에 모두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천상에 나는 사람은 없었다.
제석천은 새로운 신(神)을 볼 수 없어 그것은 대체 무순 까닭인가 생각하다가 신통력에 의해, 그것은 바라나시의 왕이 화를 내어 편견을 가지고 사문들을 모두 그 국내에서 추방한 것을 알고
「나 이외에는 아무도 저 왕의 편견을 깨뜨릴 사람은 없다. 저 왕과 그 인민을 구원해 주리라.」
생각하고 난다무라 굴에 있는 어떤 벽지불을 찾아가
「존자님, 장로 벽지불 한 사람을 내게 주십시오. 나는 지금 가시국을 제도하려 합니다.」
고 하였다. 그는 곧 장로 한 사람을 얻었다.
그리하여 그는 바루를 들고 법의를 입고 그 장로를 앞세우고는 합장하고 경례하면서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는 아름다운 청년이되어 온 거리를 끝에까지 세 번 돌고 왕궁문 앞에 이르러 공중에 서 있었다. 시신들은 왕에게
「대왕님, 어떤 아름다운 청년이 사문을 데리고 와서 왕궁 문 앞의 허공에 서 있습니다.」
고 아뢰었다. 왕은 옥좌(玉座)에서 일어나 창 앞에 서
「청년이여, 너는 아름다운 청년으로 왜 그 사문의 옷을 입고 바루를 든 추한 그에게 귀의하고 서 있는가.」
고 물으며 다음 게송을 외웠다.
「존귀하고 아름다운 그대는 왜
천하고 추한 이를 존경해 귀의해 합장하는가
그는 그대보다 나은가 대등한가
그이와 그대 이름 내게 알려라.」
그 때 제석천은 왕에게
「대왕님, 사문이란 존귀한 지위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 이름을 부를 수 없습니다.
내 이름만을 대왕께 알려드리겠습니다.」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신(神)들은 정직하게 걸어가기 때문에
왕이여, 그 가계와 그 이름을 일컫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네게 내 이름을 말하리
나는 제석천으로 30 신(神)의 주인이라고.」
이 말을 듣고 왕은 다음 게송의 비구에 귀의하는 공덕을 물었다.
「만일 수행을 두루 갖춘 비구를 보고 그를 존경하여 귀의하고 합장하는 사람 있으면
천왕이여, 그는 현세에 어떤 공덕 얻으며 미래에는 어떤 행복 얻는가 나는 묻노라.」
그 때에 제석천은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만일 수행을 두루 갖춘 비구를 보고
그를 존경하여 합장하고 귀의하는 사람은
현세에서 사람들의 찬미를 받고
몸이 무너져서는 천상에 나게 되리.」
왕은 이 게송을 듣고는 자기의 편견을 버리고 기뻐하여 다시 다음 게송을 외웠다.
「오오, 행복의 빛은 지금 내 가슴에 번쩍인다
내 눈은 만물의 아버지 천제(天帝)를 보았나니
제석천이여, 나는 지금 당신이 존경하고 존경하는
그 참 비구를 보고
나는 많은 선근(善根)의 공덕을 쌓으려하네.」
이 말을 듣고 제석천은 현자를 찬미하며 다음 게송을 읊었다.
「많이 듣고 지혜 있고 선정 많이 닦은 이께
봉사하려는 것 진정 좋은 일이다
왕이여, 방신은 이 비구파 나를 보고
많은 그 선근의 공덕 쌓아라.」
이 말을 듣고 왕은 다음 게송을 외웠다.
「분노를 버리고 마음 항상 기뻐하며
구걸하러 오는 이 모두 받아들이고
천제여, 나는 다시 교만한 마음 버리고
당신 교훈 잘 들고 귀의하고 찬탄하리.」
이렇게 말하고 그는 궁전에서 내려와 벽지불에 경례하고 공손히 한쪽에 서 있었다.
벽지불은 공중에 가부하고 앉으면서
「대왕님, 그 마법사는 사문이 아니오.
지금부터는 이 세계는 허무한 것이 아닌 것임을 알고 거기는 바른 법을 가진 사문과 바라문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당신은 보시하고 계율을 지키고 재일을 지키시오.」
하며 왕을 훈계하였다.
그리고 그는 제석천의 위상(威相)으로 공중에 서서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부터 많은 선근을 심으시오.」하며 그들을 훈계하고 명령하였다.
「그 도망친 사문과 바라문들을 다시 이 국내로 불러 들여라.」
그리고 그들은 그 나라로 돌아갔다.
왕은 그 뒤로 그 교훈을 굳게 지키면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
부처님은 이이야기를 마치고『그 때의 제석천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