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常習)비구의 본생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우바새와 늙은 대덕(大德)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사위성에 두 사람이 친우의 집을 찾아갔다.
그 친우는 그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자기도 식사한 뒤에는 두 비구와 함께 절에 가서 해가 저물도록 이야기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에 그 비구는 성의 입구까지 바래다주고 정사로 돌아왔다.
그리하여 그들의 친교는 다른 비구들에게도 알려졌다.
『옛날 부라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한 대신으로 태어났다.
그 때에는 한 마리의 개가 코끼리 집 가까이에 가서 코끼리가 먹다 떨어뜨린 밥덩이를 먹고 있었다.
이리하여 개는 코끼리와 친해져 그 가까이에서 먹게 되었고, 나중에는 함께 먹지 아니하면 먹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개는 코끼리의 코를 잡고 이리 저리 흔들면서 장난치게 되었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그 코끼리 지기에게 가서 그 개를 사 가지고 자기 마을로 돌아갔다.
그 뒤로 그 코끼리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며 목욕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왕은 보살에게
「현자여, 그 코끼리가 왜 그렇게 하는지 조사해 오라.」
하고 보살을 보냈다. 보살은 코끼리 집에 가서 근심에 잠겨 있는 코끼리를 보았다.
그러나 그 틈에는 아무 병도 발견할 수 없었다.
어떤 친한 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 근심에 잠겨 있다 생각한 보살은 코끼리에게 물었다.
「그동안 어떤 것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가.」
「그렇습니다. 어떤 개와 매우 친하게 지냈습니다.」
「어디 갔는가.」
「어떤 사람이 데리고 갔습니다.」
「그 사람의 주소를 아는가.」
「나는 모릅니다.」
보살은 왕에게 가서
「대왕님, 코끼리는 아무 병도 없습니다. 어떤 개와 매우 친했는데 그 개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저렇다고 생각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코끼리의 개를 찾았다.
이 말을 들은 그 사내는 개를 놓아 주었다. 개는 코끼리 집으로 빨리 달렸다.
코끼리는 그 코로 개를 붙잡아 정수리 위에 세우고 울부짖다가 정수리에서 내려놓고, 개에게 먹이를 먹인 뒤에 저도 먹었다.
부처님이 설화를 마친 뒤
「그 때의 개는 저 우바새요, 그 코끼리는 저 늙은 대덕이며 현명한 그 대신은 바로 나였다.」
고 하였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