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사어(中思魚)의 전생 이야기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두 사람의 늙은 시골의 어느 숲에서 장마철을 지내고, 부처님을 뵈오러 가려고 여행하는 동안의 양식을 준비하였다.
그러나 오늘 내일 미루는 동안에 한 달을 지내고, 또 양식을 준비하려 했으나 먼저와 같이 한 달 두 달을 지냈다.
그리하여 그들의 게으름과 그 사는 곳에 대한 미련 때문에 끝내 3개월을 지냈다.
그제서야 그들은 겨우 거기서 출발하여 기원정사에 이르러 같은 방에 들어가 가사와 바루를 두고 부처님을 뵈었다.
그 때에 비구들은 그들에게「법우들, 당신들은 오랫동안 부처님께 문안하러 오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늦었는가.」고 물었다.
그들 두 비구는 그 동안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그리하여 그 두 비구의 게으르다는 말이 온 비구들 사이에 퍼졌으므로, 비구들은 법당에 모여 그들 비구의 게으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부처님 은 거기 오셔서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로 여기 모여 있는가.」
비구들이 그 사실을 말씀드리자 부처님은 그들을 불러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너희 두 비구는 게으르기 때문에 이처럼 늦었다는데 사실인가.」
「부처님, 사실입니다.」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저들이 게으른 것을 오늘만이 아니다.
전생에도 게을렀고 그곳에 미련을 남기어 떠나지 못한 일이 있었다.」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바라나시강에는 과다사(過多思)·과소사(過小思) ·중사(中思) 등 세 마리 고기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산골에서 마을 가까이 나왔다.
거기서 중사어는 다른 두 마리에게 말했다.
「이 사람 사는 마을 근처는 위험이 많아 실로 두렵다.
어부들이 갖가지 그물과 작살을 던져 고기를 잡는다.
우리는 다시 산골로 가자.」
그러나 그 두 마리는 게으름과 먹이에 대한 미련으로 반대했다.
그때 어부가 그물을 던졌다.
먹이를 구하여 앞에 있던 과다사와 과소사는 그 눈이 어두워, 그물눈을 보지 못하고 그 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중사어는 뒤에서 오다가 그물 속을 보고 그 두 마리가 그물 속에 들어가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눈이 밝지 못한 어리석은 그 두 마리를 달아나는 것처럼 물을 뒤흔들어 놓고, 또 저쪽에서 그물 밑으로 들어가 그물을 찢고 달아나는 것처럼 물을 흐려 놓고 늘 가만히 숨어 있었다.
그래서 어부는「고기가 그물을 찢고 달아났다.」생각하고 그물 한 끝물 잡아 끌어올렸으므로, 그 두 마리는 그물에서 나와 물에 떨어졌다.
그리하여 중사어 때문에 그들은 살아났다.』
부처님은 이렇게 설법하시고「그대의 중사어는 나다.」하였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