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전생이야기

만병의 전생이야기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독주(毒酒)에 대해 말씀한 것이다.

하루는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위성에 모여 의논하였다.

「우리는 지금 술값이 없는데 어떻게 마련할까.」

한 사람이 말하였다.

「저 급고독 장자는 보통사인(私印)을 새긴다.

가락지를 끼고 아름다운 두루마기를 입고 궁중에 출근할 때 우리는 술병에 마취제를 넣어 주막을 차리고 그를 마취시켜 가락지와 두루마기를 빼앗아 술값을 장만하면 된다.」

사람들 그 의견에 찬동하고 그대로 실행했다.

그러나 급고독 장자는 나는 예류과(預流果)를 얻은 부처님 제자라 벌써 알고 말했다.

「너희는 나쁜 놈들이다. 술병에 약을 넣어 두었다가 사람들이 오면 그것을 먹여 마취시키고는

물건을 빼앗으려고, 일부러 이 주막을 차려 놓고 둘러앉아 선전하고 있다.

만일 여기 약이 들어 있지 않다면 너희들 자신이 먼저 먹어 보라.」

말을 듣고 술꾼들도 다 달아나 버렸다. 부처님께서는 그 말씀을 들고

「장자여, 그 나쁜 놈들이 너를 속이려고 음모한 것은 금생만이 아니다. 전생에도 그들은 어진이를 속이려 하였느니라.」

하시고 다음과 같은 이아기를 들려주었다.

『옛날 부라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그 나라의 재무관이었다.

그 무뢰한들은 지금 말한 것과 같이 공한 뒤에 술에 약을 넣어 두고는 그 재무관이 올 때 그를 맞이하여, 지금 말한 것처럼 말을 걸었다.

재무관은 술을 먹고 싶지 않았으나 그들의 음모를 폭로시키려고 그 주막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그들의 행동을 쫓아 버리려고 우선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술을 마시고 궁중에 조회하는 것은 응당한 일이 아니다.

먼저 왕을 뵙고 돌아올 것이니 그대들은 그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라.」

그리고 돌아올 때 그는 주막에 들어가 마취약을 넣은 술병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여러분의 하는 일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대들은 이 술을 그처럼 자랑하면서 한 방울도 먹지 않고 있는가.」

하고 그들에게 권하니 모두 달아나고 말았다.

부처님은 이렇게 설법하시고

「그 때의 나쁜 놈들은 지금의 이 나쁜 놈들이요. 그때의 바라나시의 재무관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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