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의 전생이야기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사기꾼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부라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어떤 마을 근처에 거짓 결발도인(結髮道人)의 행자가 살고 있었다.
어떤 장자는 자기 소유의 숲 속에 초막을 짓고 그 행자를 거기 살게 하였다.
그리고 날마다 자기 집에서 맛난 음식으로 그를 공양하였다.
그는 그 거짓 행자를 덕행이 있는 사람이라 믿고 도난을 당할까 염려하여 황금으로 만든 목걸이 백 개를 그 초막에 가지고 가서 땅에 파묻고 부탁하였다.
「존자님, 이것을 잘 지켜 주십시오.」
「벗이여, 출가한 사람은 남의 물건에 대해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장자는 그 말을 믿고 돌아왔다. 그 거짓 행자는 2,3일 지난 뒤에
「그것이면 일생동안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 금을 파내어 길 가의 다른 장소에 옮겨 두고 그 초막에 그대로 있었다.
이튿날 그는 장자 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벗이여, 나는 오랫동안에 당신의 신세를 졌습니다.
한곳에 너무 오래 있으면 집착이란 우리 출가한 사람의 흠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곳을 떠나려 합니다.」
그리하여 장자가 몇 번이나 만류했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장자는
「존자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떠나십시오.」
하고 마을 어귀까지 그를 전송하고 돌아왔다.
풀잎 하나를 머리에 꽂고 다시 돌아갔다.
「존자님, 왜 돌아오십니까.」
「장자님, 당신 지붕에서 풀잎 하나가 떨어져 내 머리에 걸렸습니다.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은 우리 수행자에게는 맞지 않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가지고 왔습니다.」
장자는
「존자님, 그렇다면 그것을 버리고 가십시오.」
하고,
「풀잎 하나도 참으로 우리남의 물건은 가지지 않는다. 참으로 우리 스승님은 의리가 굳은 사람이다」
하고 그를 믿고 예배하며 전송하였다.
마침 그때 보살은 장사하러 국경지방으로 가는 도중, 그 집에 묵으면서 그 행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보살이 물었다.
「장자님, 당신은 그 행자에게 어떤 물건을 맡겨 두지 않았습니까.」
「있습니다. 황금 목걸이 백 개입니다.」
「그러면 가서 그것을 조사해 보십시오.」
장자는 초막에 가서 파보았으나 그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곧 돌아와 보살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보살은
「그것은 다른 사람이 가져간 것 아닙니다. 틀림없이 그 행자가 가져간 것입니다.
쫓아가서 그를 붙잡읍시다.」
하고 빨리 내달아 그 행자를 붙잡아 손으로 떼리고 발로 차며 그 보물을 도로 찾았다.
보살은 그 보물을 보고
「백 개의 목걸이를 가질 때에는 양심의 가책이 없고 풀잎 하나에 양심이 되었구나.」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네 말은 부드럽고
또 친절했다고 사람은 말하네
풀잎 하나에는 마음이 울렁이고
백 개의 목걸이에는 태연했네
보살은 이렇게 그를 비난하고.
「이 거짓행자여, 너는 지금부터 다시는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고 훈계하였다.
부처님은 이렇게 설법하신 뒤
「그 때의 그 거짓 행자는 지금의 저 사기꾼 비구요, 그 현명한 상인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