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와 상인

이무기와 상인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때, 상인의 무리가 바다 속의 보물을 따러가서 돌아오는 길에 대광야(大曠野) 속에서 한 마리의 이무기를 만났다. 그 몸길이는 약 팔미터나 되었다.

상인의 일대는 이 큰 이무기에게 둘러싸여서 삽시간에 나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게 되었다. 상인들의 공포는 극도에 달해서 큰소리를 지르면 천지(天地)의 신(神)들에게 절하고 그 자비심으로 이 위기를 모면케 해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그 때에 상당히 큰 흰 코끼리가 사자와 함께 왔다. 사자가 몸을 날려 이무기에게 달려들자마자 이무기의 머리통은 박살이 나고 말았다. 이렇게 이무기의 기세가 꺾이는 틈에 상인들은 위험한 장소에서 피해 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무기는 앞에도 말했듯이 약 팔미터나 되는 큰놈이어서 머리통이 박살이 나는 동세에 입안에서 독기(毒氣)를 토하여 사자와 흰 코끼리에게 해를 입혔다. 그리하여 사자는 죽게 되었다.

대난(大難)에서 구출 당한 상인들은

『너희들은 자기의 목숨을 버리고 우리들을 위험에서 구해 준 대은인이다. 무엇이든 사례를 하고 싶은데 너희들의 소원은 없느냐?』

『하나의 소원이 있습니다. 그 소원이란 것은 부처님이 되어서 모든 사람들을 제도(濟度)하고 싶은 것입니다.』

『너희가 만일 성불(成佛)이 도면 우선 맨 먼저 우리들을 위하여 법(法)을 가르치고 불도(佛道)를 얻게 해다오.』

이윽고 사자와 흰 코끼리는, 얼마 후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상인들은 눈물을 흘려가며 그 유해(遺骸)를 태우고, 뼈를 추려 탑을 세우고 길이길이 그들의 보리를 추모하였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사자는 현재의 석존, 흰 코끼리는 사리붓다, 상주는 쿄오치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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