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둘 가진 새
석존께서 왕사성의 영취산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실 때의 일이다.
히말라야산 기슭에 몸뚱이가 하나이고 머리만 둘이 있는 이상한 새가 살고 있었다.
그 한쪽 머리는 카루다라 하고, 다른 한쪽 머리는 우바카루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 새는 한쪽 머리가 자고 있을 때에는 다른쪽이 깨어서 교대로 잠 잘 것을 약속하고 그것을 실시하고 있었다.
언젠가, 우바카루다가 자고 있는데 깨어있는 카루다의 머리맡에 마즈카라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어 때마침 바람이 불어 꽃이 카루다의 머리 근처에 떨어졌다.
『지금 내가 혼자서 이 꽃을 먹더라도 이것이 뱃속에 들어가면 우바카루다도 같이 힘을 얻어 허기를 덜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자고 있는 우바카루다에는 알리지 않고 그 꽃을 쪼아 먹었다. 잠에서 깨어난 우바카루다는 눈을 뜨니 어쩐지 배가 부른 것 같은 기분이었으므로,
『카루다야, 너는 이런 맛있는, 그리고 향기로운 음식을 어디서 먹었니.』
하고 물었다.
『사실은 네가 자고 있을 때, 내 머리맡에 마즈카꽃이 바람에 불려 떨어졌으므로 너한테도 알리려 했으나, 결국 뱃속에 들어가면 같이 힘을 얻어 허기를 면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일껏 자라자고 있는 너를 깨우는 것도 미안하다고 생각이 되어, 그냥 슬그머니 먹었다.』
하고 카루다는 사실대로 이야기하였다.
이 소리를 들은 우바카루다는 몹시 성을 내어,
『그런 맛있는 음식이 있었는데, 나를 깨우지 않고 자기 혼자 슬그머니 먹어 버리다니, 너는 우정도 없는 놈이로다. 네가 그런 생각이라면, 이제부터는 어떤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나도 너한테 알리지 않고 혼자서 먹어 버릴터이니 그렇게 알아.』
하고 말하였다.
『무얼, 그렇게 성낼 것도 없지 않아. 뱃속에 들어가면 어차피 마찬가지 아니냐. 악으로 한 것도 아닌데.』
하고 변명을 했으나 우바카루다는 좀처럼 받아들이지를 않았다.
이렇게 싸워 봤자 이 머리 둘 가진 새는 이제 서로 떨어져서 살아 갈 수도 없는 일이므로 여전히 여기저기로 날아 돌아다녔다.
어느 날 이 이상한 새가 어느 나무 위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그 옆에 한 그루의 독을 가진 나무의 꽃이 피어 있었다.
이것을 본 우바카루다는,
『내가 이 독 있는 꽃을 먹으면 카루다도 함께 죽을 것이다.』
하고 생각하였다.
『카루다야, 너는 자는 것이 어떠냐. 내가 깨어 있을게.』
『응, 그러면 잠깐 자 볼까.』
하고 우바카루다에게 꿍꿍이속이 있는 줄도 모르는 카루다는 권하는 대로 안심하고 잠이 들었다.
이 모양을 본 우바카루다는 이때다 하고 급히 그 독 있는 꽃을 먹었다. 기분 좋게 잠에서 깨어난 카루다는 무언가 뱃속이 이상하므로 뱃속에 무슨 독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너는 깨어 있으면서 무엇을 먹었니. 무엇인가 독기가 있는 것을 먹었지. 암만해도 몸이 이상해진다. 말하는 것조차 괴로워 무엇을 먹었는가 어서 말해.』
하고 다그쳤다.
『그렇게 우는 소리를 하면서 놀라지마. 실은 독 꽃을 먹었단다. 그리하여 함께 죽으려고 말이야.』
『그것이 무슨 짓이냐. 전날의 일에 앙심을 품고 독 꽃을 먹고 죽으려 하다니, 옹졸한 생각이다.』
하면서 카루다는,
『지난 어느 날, 솔솔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맛있는 꽃을,
혼자 먹은 나를 원망하여,
분노의 불길을 올리면서,
헛되이 남을 원망하는,
바보와 함께 있는 것은,
손실 있을 뿐 이익은 없으리.』
하고 노래하고, 이 세상을 깨달은 듯이 카루다는 죽었다.
이 카루다는 지금의 석가모니이시며, 그 때, 독 꽃을 먹고 죽음을 같이 하려고 꾀한 우바카루다는 지금의 데바닷다(提婆達多)이다.
<佛本行集經第五十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