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되려다 만 주진사

개가 되려다 만 주진사

송 소주에서는 진사 주씨가 어느 날 호구사(虎丘寺)에 놀러갔다가 도인 불인선사(佛印禪師)에게 금강경 사구게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를 들었다.

그런데 하루는 낮잠을 자는데 꿈에 청의를 입은 다섯 사람이 압송되어 가므로 주진사도 그 뒤를 따라갔다.

얼마쯤 가니 큰 마을이 있고 그곳에서 제일 큰 대문을 열고 들어가 청의를 벗어 놓고 주방 중앙에 있는 통안의 물을 다섯 사람이 함께 떠마셨다.

주진사도 목이 말라 그것을 떠먹으려 하니 한 사람이 꾸짖어 말렸다.

「불법을 들은 사람은 마시지 못한다.」

호통하는 소리에 깨어 너무나도 소상하여 꿈에 보던 길을 가보니 과연 큰 마을이 있었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 주인을 찾아 꿈 이야기를 하고 주방에 가서 보니 강아지가 여섯 마리 있는데 다섯 마리는 살고 한 마리는 죽어 있었다. 진사는 비로소 무릎을 치고, 말하였다.

내가 불인선사를 만나지 않았으면 어찌 강아지를 면했으랴―」

그로부터 진사는 불철주야 금강경을 외우다가 89세가 되어 서쪽을 향해 앉아 생극락하였다.

<金剛經靈驗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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