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소리를 가져오라는 왕

거문고 소리를 가져오라는 왕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국왕이 거문고를 키는 소리를 듣고 그 아름다운소리에 취하여 대신들에게 물어 보았다.

『저건 무슨 소리냐? 참으로 아름다운 소리로구나!』

『저것은 거문고 소리입니다.』

하고 대신은 공손히 대답하였다.

『저 소리를 가져오너라!』

국왕은 이렇게 명령하였다.

대신은 국왕의 명을 받고 거문고를 왕에게로 가져왔다.

『이것이 거문고라고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왕은 대신의 말을 가로막으며,

『나는 거문고를 가져오라고 하지는 않았다. 지금 들은 그 아름다운 소리를 가져오라고 한 것이다.』

대신은 왕에게 설명하였다.

『폐하, 거문고는 이렇게 여러 가지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손잡이고, 이것은 몸통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거문고의 기둥이고 줄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거문고를 잘 키는 사람이 이것을 타면 이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이것들이 서로 조화되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폐하께서 방금 들으신 소리는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올 수는 없는 것입니다.』

국왕은 이 말을 듣더니 이렇게 말하였다.

『이같이 허위에 찬 물건은 소용이 없다. 이같이 허황된 거문고 소리 때문에 얼마나 세상 사람들이 넋을 잃고 있겠는가! 그 거문고를 산산조각을 내버려라.』

대신은 임금님의 명령대로 그 거문고를 깨뜨려 버렸다고 한다.

<雜阿含經第四十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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