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의 실패

사위의 실패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원래, 파계한 사람은 자기의 힘과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욕심이 많아서 자기 분수 이상의 것을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실패의 원인이 되고, 이미 얻은 약간의 명성도 잃고, 훌륭한 스승을 저버리고 일생을 망치고 마는 것이다.

어느 곳에 한 사람의 부자가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사위를 보고,

『여보게, 수레를 타고 산으로 가서 나무를 베어 오게, 땔감이 떨어졌으니.』

하고 부탁하였으므로 사위는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산으로 가서 나무를 베고 있었는데 어느 사이에 소가 없어졌다.

사위는 이거 큰일 났다고 수레는 하인에게 맡기고 자기는 소를 찾아 다녔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으므로 할 수 없이 돌아와 보니까, 이번에는 수레가 온데 간데 없어서 더욱이 놀랐다.

『야단났군, 장인한테 꾸중을 듣겠다.』

하고 더욱 당황하여 여기 저기 찾아 헤매다가 큰 연못가에 다다랐다.

연못에는 여러 가지 물새가 즐거운 듯이 놀고 있었다.

『옳지, 저 놈이나 잡아 가자.』

그는 꽤 거리가 먼데도 불구하고, 어리석게 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힘껏 던졌다. 물론 도끼는 물새를 맞추지 못하고 풍덩 하고 연못 속으로 가라 앉았다.

물방울만 튀고 파문만이 넘실거렸을 뿐이다.

『이크, 실패다.』

그는 옷을 벗어 던지고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 도끼를 찾아 보았지만, 도저히 찾아 낼 수가 없었다.

『아, 지쳤다. 추운데-, 할 수 없지.』

하고 입술이 새파래져서 헤엄쳐 나와 보니까, 웬걸 이번에는 옷이 안 보인다.

『이거 정말 큰일났다. 재수 없군.』

그는 울상이 되어서 벌거벗은 몸으로 종일 걸어서 밤중에나 집에 당도 하였다.

사위는 창피하고 면목이 없어서 살며시 담을 넘어 들어와 들창문 밑에 숨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집안 식구들은.

『도적야! 도적야!』

하고 떠들어 댔다.

집안 사람들은 물론 동네 사람들까지 몽둥이, 창, 칼을 가지고 몰려와서 때리고 차고 밟았다. 사위는 찍 소리도 못하고 봉변을 당했다. 한쪽 눈이 터지고 유혈이 낭자하여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피냄새를 맡은 악충(惡충)이 높은 나무에서 떨어져 기어와서 한쪽 눈마저 파먹고 말았다. 날이 밝아서 장인이 나와 보니까, 사위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지 않은가! 이상히 생각한 그는 사연을 다그쳐 물었다. 사위는 가까스로 자초지종 이야기를 하였다.

낭인은 한숨을 쉬고 사위에게 가르쳐 일렀다.

『옷을 잃고 눈마저 멀었다.

사람의 몸이 허황되거나

자기의 소임을 감당 못하고

쓸데없이 욕심만 냈도다.

마치 부처님의 제자 같음이니

오히려 다문(多聞)을 버리더라도

계율(戒律)만은 굳게 지켜야 함이니

파계를 하는 것은 눈을 잃음과 같다.

파계한 자가

중이라고 자처하고 있지만

공양을 받을 자격도 없고

제선(諸善)의 공덕을 받을 수 있겠는가!』

<福蓋正行所集經第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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