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지광명선인자심인연불식육경(一切智光明仙人慈心因緣不食肉經)

일체지광명선인자심인연불식육경(一切智光明仙人慈心因緣不食肉經)

실역인명(失譯人名)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제국(摩伽提國)의 적멸도량(寂滅道場)인 미가녀촌(彌加女村)의 자재천사(自在天祠) 정사(精舍)에 머무르셨다.

이 때 가바리바라문(迦波利婆羅門)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은 미륵(彌勒)이었는데, 몸이 금빛이며 32상(相)과 80종호(種好)가 있었으며 은의 광명과 황금의 교식(校飾)을 놓으면 백은산(白銀山)과 같이 위엄스런 광명이 한량없었다.

미륵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는데, 이 때 세존께서는 1,250비구와 더불어 숲 가운데로 지나가고 계셨다. 또한 머리털을 맨[結髮] 5백 범지(梵志)들이 있어서 멀리 미륵의 위의(威儀)가 상서(庠序)하고 상호(相好)가 청정함을 보고 오체투지(五體投地) 하니 은산(銀山)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금꽃과 보배 무더기가 사이사이 섞여 이루어졌고 금꽃과 금대(臺)와 7보가 열매가 되었으며 대각(臺閣)의 가운데 묘한 음성이 있어서 게송을 설하였다.

내가 모니존(牟尼尊)을 뵈오니 
얼굴과 모양이 항상 청정하시며 
백복(百福)의 상(相)이 기특(奇特)하시어 
세간에 짝할 이 없으시네.



번뇌와 때가 영원히 다하고 
지혜가 모두 원만을 이루었으므로 
한결같이 귀명함에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게으름이 없노라.



그러므로 내가 5체로써 
뛰어난 안락을 얻고 
괴로움을 벗어나고 두려움이 없고자 하여 
석가문(釋迦文)께 공경히 예배합니다.

이 때 모든 범지는 이 일을 보고 듣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동자가 위의가 상서하고 광명이 한량없어서 부처님과 더불어 다름이 없으니 어떤 부처님께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발하였으며 무슨 경을 받아 가졌나이까?
오직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해설(解說)하소서.”

부처님께서는 식건(式乾)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가 마땅히 너를 위하여 분별(分別) 해설하여 너로 하여금 즐겁게 하겠노라.”

지난 과거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阿憎祇) 겁 때에 세계(世界)가 있었으니 이름은 승화부(勝花敷)였으며 부처님의 호(號)는 미륵이었는데, 항상 자비한 마음과 4무량법(無量法)으로 일체를 교화하였다.

그 부처님이 설한 경의 이름은 자삼매광대비해운(慈三昧光大悲海雲)이었는데 만일 듣는 사람은 곧 백억만(百億萬) 겁의 생사의 죄를 초월(超越)하여 반드시 부처님을 이루어 의심된 생각이 없음을 얻었다.

그 때 그 나라 가운데 큰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이 일체지광명(一切智光明)이었다. 총명하고 지혜가 많아서 모든 경을 많이 알며 세간 기예(技藝) 64가지를 능숙하게 모아 단련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셔서 자삼매광대비해운경(慈三昧光大悲海雲經)을 설하여, 세간 일체로써 저 부처님께 뜻을 의논하고 질문을 하면 그 부처님께서 말하고 분별하여 굴(屈)하지 않는다는 것을 듣고 곧 믿고 복종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辱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발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부처님의 법 가운데에서 대자삼매광대비해운경을 외워 갖겠나니 이 공덕으로써 원하옵건대 미래 산수겁(算數劫)을 지나서 반드시 성불하여 호를 미륵(彌勒)이라고 하게 하소서’하였다. 이에 집을 버리고 바로 깊은 산에 들어가서 머리털을 길러 모양을 만들고(기르고) 범행(梵行)을 수행(修行)하여 8천 세 동안 욕심을 적게 하며 일을 없애고 걸식하며 살면서 이 경을 외워 가져 일심으로 어지러움을 없앴다.

그 때 세간에 두 별이 나타났으니, 국왕이 음란하고 거칠었으므로 혜성(慧星)이 횡으로 비껴 흘러서 연일 비가 그치지 않고 홍수(洪水)가 사납게 넘쳤다. 선인은 단정히 앉아 밥을 얻지 못하고 7일을 지냈다.

그 때 그 숲 속에 5백의 흰토끼가 있었는데, 한 토끼왕[兎王] 어미와 새끼 두 마리가 선인(仙人)이 7일을 먹지 못한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이 선인은 부처님의 도를 위한 까닭에 많은 날을 먹지 못했으니 목숨이 머지 않을 것이다. 장차 법의 깃대가 무너지고 법의 바다가 마를 것이니, 내가 이제 마땅히 위없는 큰 법이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겠다’하고 곧 모든 토끼들에게 말하였다.

‘일체 모든 행은 다 무상(無常)한 것인데, 중생은 육신을 사랑하여 부질없이 태어나고 부질없이 죽어서 일찍이 법을 위하지 못하였으므로, 내가 이제 일체 중생을 위하여 큰 교량(橋梁)을 지어 법이 오래도록 머물게 하기 위하여 법사(法師)를 공양하고자 한다’하였다.

이 때 토끼왕은 곧 여러 토끼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축생의 무리라 할지라도 
여러 부처님의 이름을 들으면 
영원히 3악도를 여의고 
8난처(難處)에 태어나지 않는다.


만일 법을 듣고 받들어 행하면 
태어나는 곳에 항상 부처님을 만나 
법을 믿고 의혹이 없어서 
현성(賢聖)의 승가에 귀의한다네.



모든 계행(戒行)을 따르면 
이와 같이 빨리 부처님을 만나서 
반드시 큰 열반에 이르러 
항상 위없는 즐거움을 받는다.

이 때 토끼왕은 이 게송을 말한 뒤에 모든 토끼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 몸으로써 법을 공양하겠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기쁨으로 따를지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내가 많은 겁으로부터 무수히 죽었는데, 3독(毒)에 제멋대로 하여 새와 짐승의 모양이 되어 헛되이 태어나고 헛되이 죽으며 일찍이 법을 위하지 못하였더니 내가 이제 위없는 법을 위한 까닭에 몸과 목숨을 버려 법사를 공양하고자 한다.’

이 때 산의 수신이 곧 향기로운 풀을 쌓아 불을 놓았다.

토끼왕 모자(母子)는 선인의 발을 일곱 번 돌고 여쭈었다.

‘큰 스승이시여, 제가 이제 법을 위하여 존자(尊署)께 공양하나이다.’

선인은 말하였다.

‘너희는 축생으로 비록 자비한 마음은 있지만 무슨 인연으로 능히 판단하였느냐?’

토끼는 선인에게 말하였다.

‘제 스스로 몸으로써 어진 이에게 공양하는 것은 법이 오래 머물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하기 위한 까닭입니다.’

이 말을 하고서 곧 그 새끼에게 말하였다.

‘너는 뜻을 따라 물과 풀을 찾되 마음에 새기어 생각하고 바르게 3보(寶)를 생각할지어다.’

이 때 토끼 새끼는 어미의 말한 바를 듣고 꿇어앉아 어미에게 말하였다.

‘어른의 말씀하신 바와 같이 위없는 큰 법에 공양하고자 하는 것은 저도 또한 기꺼이 원합니다.’

이 말을 한 뒤에 스스로 불 속으로 몸을 던져 어미 뒤를 따라 들어갔다.

보살이 몸을 버릴 때를 당하여 하늘과 땅이 크게 진동하며 내지 색계(色界)와 모든 하늘이 하늘 꽃을 비처럼 내려 공양을 하였으며 고기가 익은 뒤에 산의 수신은 선인에게 아뢰었다.

‘토끼왕의 어미와 새끼가 공양을 위한 까닭에 몸을 불 속에 던져 이제 고기가 익었으니 선인께서는 드십시오.’

이 때 그 선인은 수신의 말을 듣고 슬퍼하여 능히 말도 못하고 외우던 경서(經書)를 나뭇잎에 놓고 또한 게송으로 말하였다.

차라리 몸을 태우고 눈을 부술지언정 
차마 중생을 죽여 먹지는 못하겠으니 
모든 부처님이 설하신 바 자비의 경은 
경 가운데 자비 행함을 말씀하신 것이다.



차라리 골수(骨髓)를 부수어 뇌를 꺼낼지언정 
차마 중생의 고기는 먹지 못하겠으니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고기를 먹는 자는 
자비를 행함이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이라 
항상 단명하고 병이 많은 몸을 받으며 
생사에 빠져서 부처를 이루지 못하리.

그 때 저 선인은 이 게송을 설한 뒤에 서원을 말하였다.

‘원하건대 제가 세상마다 죽이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항상 고기를 먹지 않으며 백광명자삼매(白光明慈三昧)에 들어 내지 부처님을 이루어 단육계(斷肉戒)를 짓게 하소서.’

이 말을 한 뒤에 스스로 불구덩이에 던져 토끼와 더불어 목숨을 버렸다.

그 때 하늘과 땅이 6종(種)으로 진동(震動)하고 천신의 힘 때문에 나무가 광명을 놓아 금빛이 밝게 빛나서 천(千) 국토를 비추었다.

그 때 그 나라 가운데 모든 인민들이 금빛의 광명이 산의 나무로부터 나오는 것을 보고 광명을 찾아 와서 이미 선인과 두 토끼가 죽어서 불 가운데 있는 것을 보고 설한 바 게송을 보고 아울러 부처님의 경을 얻어서 가지고 돌아와 왕에게 올렸다.

왕은 이 법(法)을 듣고 깨우쳐 함께 널리 알려 이를 듣는 이는 모두 위없는 정진도(正眞道)의 마음을 발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식건(式乾)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마땅히 알라. 그 때 흰토끼왕은 지금 나의 몸인 석가문니(釋迦文尼佛)이요, 그 때 어린 토끼는 지금 라후라(羅睺羅)요, 그 때 경을 외우던 선인은 지금 이 대중 가운데 바라문의 아들 미륵보살마하살이니 내가 열반한 뒤 56억만 세에 마땅히 양거전륜성왕(穰佉轉輪聖王)의 국토 화림원(華林園) 가운데 금강(金剛)자리의 처소 용화보리(龍華菩提)나무 밑에서 부처님의 도를 이루어서 묘한 법의 바퀴를 굴릴 것이다.

그 때 5백 토끼들은 지금 마하가섭(摩訶迦葉)등 5백 비구요, 그 때 250 산(山)의 수신은 사리불(舍利弗)과 목건련(目犍連) 등 250비구요, 그 때 천(千) 국왕은 발타바라(跋陀波羅) 등 천 보살이요, 그 왕의 국토에서 경을 들은 모든 인민들은 나를 좇아 세상에 나서 내지 누지(樓至)까지 그 가운데서 법을 받은 제자로 도를 얻은 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식건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법을 구하여 근고(勤苦)하게 겁을 지내면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비록 보(報)를 따라 축생의 몸을 받을 지라도 항상 능히 법을 위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불구덩이에 몸을 던져 공양하여 홀연히 9백억 겁 생사의 죄를 초월(超越)하여 이에 항하사(恒河沙)등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보다 먼저 미륵의 앞에 부처님의 도를 이루었거늘 너희들은 어째서 부지런히 법을 위하지 아니하느냐?”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설하실 때에 식건 등 5백 범지는 부처님께 출가(出家)하기를 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다.”

그러자 수염과 털이 저절로 떨어져 곧 사문이 되었다.

부처께서 법을 설하시니 환하게 뜻이 이해되어 아라한(阿羅漢)을 이루었으며 8만 모든 하늘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辱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내었다. 그 때 모인 대중은 부처님의 설하신 바를 듣고 각각 보살의 행한 바를 칭찬하였다.

사리불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제 저 선인이 몸을 불구덩이에 던진 뒤에 어느 곳에 태어났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선인은 불구덩이에 몸을 던진 뒤에 범(梵)의 세계에 태어나서 널리 일체를 위하여 대범법(大梵法)을 설하였으며 내지 부처님을 이루어 대범륜(大梵輪) 굴렸나니, 설한 경전(經典)은 또한 자삼매광대비해운(慈三昧光大悲海雲)이라고 하였다. 제정한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는 자비를 행하지 않는 이는 금계(禁戒)를 범한 사람이라고 하며 고기를 먹는 이는 중금계(重禁戒)를 범하여 후세에 몸이 태어나는 곳에서 항상 뜨거운 구리쇠를 마시게 된다고 하였다. 그 선인이 부처를 이룰 때는 미륵보살 하생경(下生經)에 말한 것과 같으니라.”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설하신 바를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깍지끼고 꿇어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미륵이 성불(成佛)하여 설한 계법(戒法)이 자심(慈心)으로써 고기를 먹지 않음을 제정하였으며, 중금계(重禁戒)를 범함이 된다는 것은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이하옵니다.”

그 때 모인 대중은 제각기 같은 소리로 모두 함께 칭찬하였으며 그 나라 중생은 고기를 먹지 않는 계를 갖고, 그 나라에 태어남을 원했으니 부처님께서는 모두 마땅히 가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수기하셨다.

존자 아난은 또한 부처님께 여쭈었다.

“마땅히 무엇이라고 이 경을 이름하며 어떻게 받아 가져야 하리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의 이름은 ‘백토왕보살불석신명위무상도(白兎王菩薩不惜身命爲無上道)’라고 이름하며, 또한『일체지광명선인자심인연불식육경(一切智光明仙人慈心因緣不食肉經)』이라고 이름하여 이와 같이 받아 가질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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