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七佛本願功德經) 02. 하권
그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약사유리광여래가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세웠던 큰 서원과 그 부처님 국토의 공덕 장엄은 내가 지금 1겁이나, 1겁이 좀더 넘도록 말할지라도 다하지 못하겠느니라.
그 부처님 국토는 한결같이 청정하여 모든 욕심의 집착이 없고, 또한 여인과 3악도에서 괴로워하는 소리가 없으며, 땅이 깨끗한 유리로 되어 있고, 성곽․궁전과 모든 곁채․창문과 그물이 모두 7보로 꾸며져서 마치 서방 극락세계의 공덕 장엄과 같으니라.
그 국토에는 두 보살이 있는데, 하나는 일광변조(日光遍照)요, 또 하나는 월광변조(月光遍照)인데, 한량없는 보살 가운데 가장 우두머리가 되어 능히 그 부처님의 바른 법장(法藏)을 지녔느니라.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만일 정신남이나 정신녀가 있다면 마땅히 그 부처님 세계에 나기를 원하리라.
또한 문수사리여, 모든 중생은 선과 악을 식별하지 못하고 다만 간탐(慳貪)을 품어 보시의 과보를 알지 못하며, 어리석고 지혜가 적어서 믿는 마음이 없이 보배와 재물만 저축하여 애써 수호하면서 구걸하러 오는 이를 보면 속으로 좋아하지 않고, 설령 할 수 없이 보시할 때에도 몸뚱이의 살을 오리는 것처럼 여기어 몹시 아까워하느니라.
또한 한량없이 간탐하는 중생은 재물을 쌓아 놓고 자기도 오히려 쓰지 않나니, 하물며 부모와 처자와 하인과 구걸하러 오는 이들에게 주겠는가.
그러한 모든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 아귀나 축생의 길에 나게 되지마는 일찍이 인간이 약사유리광여래의 이름을 듣기라도 하였다면, 비록 악도에 떨어질지라도 돌이켜 그 여래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고, 곧 거기서 죽어 인간에 태어나 숙명지(宿命智)를 얻으며, 악도의 괴로움을 무서워하여 쾌락을 좋아하지 않고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또한 보시하는 이를 찬탄하여 모든 재물에 간탐하는 마음이 없고, 점차 머리와 눈과 손발과 피와 살과 몸의 각 부분까지도 요구하는 이에게 보시하거든 하물며 하찮은 재물이겠는가.
또한 문수사리여, 모든 중생은 세존께 귀의하여 여러 계율을 받고도 계율과 위의(威儀)와 바른 견해를 무너뜨리며, 설령 계율과 바른 견해를 지니고도 많이 듣기를 힘쓰지 아니하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의 깊은 이치를 능히 알지 못하며, 비록 많이 들었을지라도 거만한 마음을 품고, 또 거만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자기는 옳고 남은 그르다 하여 바른 법을 비방하고 마군의 편이 되느니라.
이와 같은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옳지 못한 견해를 두고 다시 한량없는 백천 구지(俱胝)의 중생으로 하여금 몹시 험악한 구덩이에 떨어지게 만드느니라.
이러한 모든 중생은 반드시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의 길에 떨어질 것이나, 일찍이 약사유리광여래의 이름을 듣기라도 하였다면 그 여래의 본래 서원의 위력으로 말미암아 지옥 가운데서도 그 부처님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며, 그곳으로부터 수명을 다하면 도로 인간에 태어나 옳은 견해로 정진하고 선으로써 다루기를 좋아하며,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불법 중에서 계율을 지녀 무너뜨림이 없으며, 바른 견해와 다문(多聞)으로써 매우 깊은 이치를 알아 아만을 여의고 바른 법을 비방하지 않으며, 마군의 편이 되지 않고 점차 모든 보살도를 수행하며, 나아가 보리를 얻으리라.
또한 문수사리여, 모든 중생은 간탐과 질투로 온갖 악업을 지어 자기를 추앙하고 남을 비방하다가 목숨을 마치면 마땅히 3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천년 동안 온갖 극심한 괴로움을 받고, 그곳으로부터 수명을 다하면 인간에 나서 소, 말, 낙타, 노새 같은 무리가 되어 늘 회초리를 맞으며, 배고프고 목마름이 마음을 결박한 채 몸뚱이에는 늘 무거운 짐을 짊어져 몹시 괴롭고 피로하며, 설령 사람이 되어도 아주 천한 노비로 나서 남의 부림을 받아 늘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나, 일찍이 그 전생으로부터 약사유리광여래의 이름을 듣기라도 하였다면 그 선근의 힘으로써 다시 그 이름을 기억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게 되고, 부처님의 위신력으로써 온갖 괴로움을 해탈하게 되며, 모든 근기가 예리하고 슬기로워 지혜가 많으며, 항상 뛰어난 법을 구하고 선지식을 만나며, 마군의 그물을 아주 끊고 무명의 종자를 깨뜨리며, 번뇌의 바다를 고갈시키고, 일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과 걱정과 슬픔의 괴로움을 해탈하며, 나아가 보리를 얻으리라.
또한 문수사리여, 모든 중생은 어긋난 짓을 좋아하고, 다시 서로 송사하여 자기와 남을 괴롭히며, 몸과 입과 뜻으로 모든 악업을 지어 이리저리 이익되지 못한 짓을 하고 서로 음해하기 위하여 산과 숲과 나무와 무덤 등 귀신에게 고사하며, 모든 중생을 죽여 그 피와 살로써 야차와 나찰 등 귀신에게 제사하고, 원수진 이의 이름을 기록하거나, 혹은 형상을 만들어 흉악한 주술로써 저주하며, 가위눌림과 방자와 송장을 일으키는 것 등으로써 그의 목숨을 끊고 그의 몸을 무너뜨리게 하나니, 이러한 모든 중생도 만일 약사유리광여래의 이름을 듣는다면, 그 모든 나쁜 인연이 모두 침해하지 못하고 일체가 다 전전하여 자비한 마음을 내며, 이익되고 안락하여 침해하려는 뜻과 유감스러운 마음이 없고, 자신이 하는 것에 항상 기쁘고 만족함이 생기리라.
또한 문수사리여, 만일 사부대중인 필추(苾蒭)․필추니(苾蒭尼)․근사남(近事男:우바새)․근사녀(近事女:우바이)와 기타 정신남․정신녀가 능히 여덟 가지 재계를 받아 지니되 1년이나 혹은 석 달 동안을 경과하며, 계율을 받아 지닌 선근으로써 서방 극락세계에 나서 무량수부처님을 뵈옵기 원하여 약사유리광여래의 이름을 듣는다면, 목숨을 마칠 무렵에 여덟 보살이 신통을 나타내어 그가 갈 곳을 지시하므로, 곧 그 세계에 가서 온갖 빛깔을 가진 여러 보배 꽃 속에 저절로 화생하게 되고, 혹 이로 인하여 하늘 위에 나기도 하며, 또한 하늘에 날지라도 전생의 선근이 끊임이 없어서 다시는 모든 악도에 나지 않게 되고, 하늘 위에서 수명을 다하면 도로 인간에 태어나 혹은 전륜왕으로서 4대주를 통합하여 위덕이 자재하고 교화가 한량없어 백천 중생으로 하여금 열 가지 선업을 닦게 하며, 혹은 찰제리(刹帝利)와 바라문이나 거사 같은 귀족 가문에 태어나 보물이 풍족하고 창고가 가득하며 얼굴이 단정하고 권속이 많으며, 영리하고 슬기롭고 건강하고 용맹하여 몸에 위대한 신력을 갖출 것이며, 설령 여인이라도 약사유리광여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 지닌다면, 다음에는 다시 여인의 몸을 받지 않으리라.
또한 문수사리여, 그 약사유리광여래는 보리를 증득할 때에 본래 세웠던 원력으로 말미암아 모든 중생이 마르는 병과 학질과 소갈병(消渴病)과 황달과 열병 등 온갖 병고에 걸렸거나, 혹은 가위눌림과 방자 등의 작란에 빠졌거나, 혹은 목숨이 짧고 횡사하는 것을 관찰하고, 그들로 하여금 이러한 병고가 소멸되고 구하는 소원이 원만하도록 하였느니라.
그리고 그 세존께서 삼마지(三摩地)에 드셨으니, 이름은 일체 중생의 괴로움을 소멸하는[滅除一切衆生苦惱] 삼마지였느니라.
이미 선정에 드시자, 살 상투[肉䯻] 가운데서 큰 광명이 나왔고, 그 광명 가운데서 위대한 다라니를 설하셨느니라.
나모바가바뎨 비사사루로 폐유리바라바 아라사야 다타아다야 아라하뎨
삼먁삼몯타야달냐타암 비 사저비 사저 비 사사삼몯아뎨 사바하
그때 광명 가운데서 이 신주를 설하시자, 대지가 진동하였으며, 큰 광명을 놓아 일체 중생의 병고를 모두 제거하고 안락을 받도록 하셨느니라. 문수사리여, 누가 만일 병고에 시달리는 남자나 여인을 보았을 때에 마땅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병든 이를 위하여 깨끗이 씻고 양치질한 다음 음식이나 혹은 약이나 벌레 없는 물을 향하여 이 신주를 108번 외우고 그에게 주어 복용케 한다면, 있었던 병고가 모두 소멸하리라. 만일 소원이 있어서 마음을 기울여 염송한다면, 모두 뜻대로 되어 병 없이 나이를 늘리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그 세계에 나서 물러나지 않음과 나아가 보리를 얻으리라.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만일 어떤 남자나 여인이 그 약사유래광여래께 지극한 마음으로 은근히 공경하고 공양하려면, 늘 이 신주를 가져 잊어버리지 않아야 하느니라. 또한 문수사리여, 만일 정신남․정신녀가 위에서 말한 일곱 부처님 여래․응공․정등각의 이름을 듣고서 외우고 지니며, 새벽에는 양지를 가져 양치질하고 깨끗이 씻은 다음 모든 향기 나는 꽃[香花]과 가루 향[末香]과 태우는 향[燒香]과 바르는 향[塗香]과 온갖 풍악을 준비하여 부처님의 형상에 공양하며, 이 경전을 자기가 베끼거나 혹은 남을 시켜 한결같은 마음으로 받아 지니고 그 이치를 들으며, 또한 법사(法師)에게도 마땅히 공양하되 일체 소유한 살림 도구로써 다 보시하여 모자람이 없도록 한다면, 어느 날 여러 부처님의 호념을 입어 소원이 원만하고, 나아가 보리를 얻으리라.” 그때 문수사리동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말법 세상에 맹세코 갖은 방편을 내어서 모든 정신남․정신녀로 하여금 일곱 부처님 여래의 이름을 듣게 하오며, 나아가 잠결에라도 부처님의 이름을 들려주어 깨닫게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운 다음 다시 남에게 말하여 주겠사오며, 자신이 베끼거나 혹은 남을 시켜 베껴서 공경하고 존중하되, 갖가지 향기가 나는 꽃과 바르는 향과 가루 향과 바르는 향이며, 꽃다발과 영락과 번기[幡]와 일산이며 풍악 등을 가져 공양하옵고, 또한 다섯 빛깔의 비단 주머니에 넣어서 깨끗한 곳에 마련된 높은 자리에 안치하겠사오며, 그때 사대천왕 및 그 권속과 한량없는 백천의 하늘 무리와 같이 그곳에 나아가 공양하고 수호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경보(經寶)가 퍼진 곳이나 받아 지닌 이라면, 그 일곱 부처님 여래의 본래 서원과 공덕과 명호와 위신력을 들었기 때문에 마땅히 그에 한해서는 횡사하는 이가 없고, 또한 모든 흉악한 귀신에게 정력을 빼앗기지 않으며, 설령 빼앗겼을지라도 도로 예전과 같아져서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울 줄을 알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그대의 말과 같다. 문수사리여, 만일 정신남․정신녀가그 일곱 여래를 공양하려면 마땅히 먼저 일곱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 깨끗하고 지극히 묘한 자리에 모시고 향기 나는 꽃과 바르는 향을 뿌리고, 여러 당기와 번기를 가져 그 자리를 장엄한 다음, 이레 낮과 이레 밤 동안 8계재를 받고 깨끗한 음식을 먹으면서 몸을 씻고 새 옷을 입으며, 마음의 번뇌를 없애고 또한 성냄을 없애어 항상 모든 중생에게 이롭고 즐겁게 하고, 자비하고 희사하고 평등한 마음을 내며, 풍악과 노래로 그 부처님의 공덕을 칭탄하고 오른쪽으로 부처님의 형상을 돌면서 그 여래께서 본래 세웠던 서원을 생각하며, 이 경전을 독송하고 그 이치를 생각하여서 남에게 말하여 준다면 그 소원에 의하여 긴 수명을 구하였다면 긴 수명을 얻고, 부자를 구하였다면 부자가 되고, 벼슬을 구하였다면 벼슬을 얻고, 아들딸을 구하였다면 아들딸을 얻어 일체가 모두 이루어지리라. 또한 어떤 사람이 갑자기 나쁜 꿈을 꾸고 모든 나쁜 모양을 보았거나, 혹은 요괴로운 새[鳥]들이 와서 모이고 집안에 온갖 요괴로운 것이 나타났을 때에 이 사람이 만일 뛰어나고 묘한 공양거리를 가져 그 여러 부처님께 공경하고 공양한다면, 나쁜 꿈과 나쁜 모양 등 모든 상서롭지 못한 것이 다 없어져서 능히 괴롭히지 못하리라. 혹은 물과 불과 칼과 몽둥이나 높은 절벽과 험악한 길에서 사나운 코끼리와 사자와 호랑이와 이리와 곰과 뱀과 독사와 살무사와 지네 같은 것에게 공포를 당하였을 때,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그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공경하여 공양한다면 일체 공포를 모두 해탈하게 되며, 만일 다른 나라가 침범하여 어지럽히거나 도적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그 여래를 생각하고 공양한다면 있었던 원수가 모두 퇴각하게 되느니라. 또한 문수사리여, 만일 정신남․정신녀 등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저 모든 하늘 따위는 섬기지 않고 다만 한마음으로 불․법․승에 귀의하여 금계를 받아 지니되 5계(戒)와 10계나 보살의 24계와 필추의 250계와 필추니의 5백 계 등 모든 계율 중에 어쩌다가 범하여 악도에 떨어질 것을 두려워할 때에 능히 그 부처님의 이름을 한결같이 생각하고 공경하여 공양한다면 반드시 3악도 가운데에 나지 않으리라. 혹은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에 심한 고통을 받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일곱 부처님 여래의 이름을 부르고 예찬하며 공경하고 공양한다면 온갖 고통이 모두 제거되며, 낳은 아들의 얼굴이 단정하여 보는 이가 기뻐하고 근기가 예리하여 슬기로우며 ,병 없이 안락하고 비인(非人)에게 그 정기를 빼앗기는 일이 없으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칭찬한 그 일곱 여래의 명호와 공덕은 모든 부처님의 매우 깊은 경계인지라 이루 알기 어렵나니, 너는 의심을 내지 말지어다.” 아난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래께서 말씀하신 경전의 깊은 이치에 의심을 내지 않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일체 여래는 몸과 입과 뜻의 업이 모두 허망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 해와 달은 떨어뜨릴 수 있고 수미산[妙高山]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마는 여러 부처님의 말씀은 어디까지나 다름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함에도 모든 중생은 신근(信根)을 갖추지 못하여 여러 부처님의 매우 깊은 경계를 듣고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찌 단 일곱 부처님의 이름만이 생각할 것이겠으며, 또한 그러한 공덕과 뛰어난 이익을 얻는다 하겠는가?’ 이렇기 때문에 믿지 않고 곧 비방하옵나니, 그들은 오랜동안 큰 이로움과 즐거움을 잃고서 모든 악도에 떨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저 모든 중생이 여러 부처님의 이름만이라도 들었다면 악도에 떨어질 이가 없느니라. 단 이미 결정된 업보로서 도저히 변동할 수 없는 이만은 예외로 한다. 아난아, 이는 여러 부처님의 매우 깊은 경계여서 믿고 알기도 어렵나니, 너는 마땅히 믿고 받아서 이것이 모두 여래의 위신력인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아난아, 이는 일체 성문이나 독각으로서 도저히 알지 못하느니라. 단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만은 예외로 한다. 아난아, 사람의 몸을 얻기가 어렵고 또한 삼보를 믿고 존경하기도 어렵지만, 일곱 부처님 여래의 이름을 듣기는 그보다 더 어려우니라. 아난아, 그 여러 여래는 한량없는 보살의 행과 한량없는 좋은 방편과 한량없는 광대한 서원을 가졌나니, 이러한 행과 서원과 선교방편(善巧方便)은 내가 지금 1겁이나 1겁이 조금 더 넘도록 말할지라도 능히 다하지 못하겠느니라.” 그때 대중 가운데 한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구탈(救脫)이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며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뒤의 말세 상법(像法) 세상이 될 무렵에 일체 중생이 모든 병고에 쪼들려 몸이 여위고 음식을 먹지 못하며, 목구멍과 입술이 마르고 시력이 아주 어두워 죽을 상(相)이 앞에 나타난다면 부모와 권속과 친구들이 슬퍼하고 울면서 둘러앉았을 것이요, 자신은 그 자리에 누웠어도 염라왕[琰摩王]의 사자가 자신의 신식(神識)을 이끌어 염라왕 앞으로 가려는 것이 보이리니, 모든 중생은 모두 신식이 있으므로 그 지은 바 선악의 업을 따라 모두 기록하여 염라왕에게 바치면, 왕은 곧 법에 의거하여 그들의 소행을 묻고 죄와 복을 따라 판결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무렵에 병든 사람이 친속이나 친구들이 그를 위하여 여러 부처님께 귀의하여 갖가지로 장엄하고 법대로 공양한다면 그의 신식이 7일이나 혹은 14일, 나아가 49일을 지내어 마치 꿈속에서 깨어난 것처럼 본래 정신이 회복되어 저절로 착하고 착하지 못한 업에 따라 얻어진 과보를 모두 기억하게 될 것이요, 그 업보가 헛되지 않은 것을 스스로 증명할 것이며, 나아가 목숨이 다하기에 이르러도 악을 짓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신남․정신녀는 마땅히 일곱 부처님의 명호를 받아 지니고 힘에 따라 공경하여 공양해야 합니다.” 이때 구수(具壽) 아난은 구탈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일곱 여래를 공경하여 공양하려면 그 법이 어떠합니까?” 구탈보살은 말하였다. “대덕(大德)이여, 만일 병든 이나 기타 재앙을 만난 이를 해탈시키려면 마땅히 그를 위하여 이레 낮과 이레 밤 동안 8계재를 갖고 그 힘에 따라 음식과 여러 가지 공양거리로써 부처님과 승가에게 공양하되, 밤낮 여섯 차례에 일곱 부처님 여래께 공경하여 예배하면서 이 경전을 49번 외우고 49개 등을 켜 놓으며, 그 여래의 형상 일곱 위(位)를 만들고, 낱낱 형상 앞에 각기 일곱 개 등을 켜되, 그 일곱 개 등의 모양을 마치 수레바퀴처럼 둥그렇게 하며, 나아가 마흔아홉 밤이 되도록 그 광명이 꺼지지 않게 하며, 갖가지 비단으로 만든 번기 49폭과 아울러 49자[尺]가 되는 긴 번기 한 자루를 만들어 놓고 마흔아홉의 생명을 놓아 준다면 곧 재난을 여의고 모든 횡액과 악귀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대덕 아난이여, 이것이 그 여래께 공양하는 법식입니다. 또한 일곱 부처님 가운데 단 한 부처님만이라도 그 이름을 부르고 공양한다면 모두 이처럼 한량없는 공덕을 얻고 소원이 원만할 것인데, 하물며 일곱 부처님을 다 공양함이겠습니까? 또한 대덕 아난이여, 찰제리나 관정(灌頂) 임금이 재난을 만나는 때가 있나니, 즉 백성들이 전염병에 걸리는 재난과 다른 나라가 침범하여 핍박하는 재난과 자기 나라에서 일어나는 역적의 재난과 별[星宿]들이 괴변을 나타내는 재난과 일식과 월식의 재난과 때 아닌 비바람의 재난과 때가 지나도 비가 오지 않는 재난 등을 말한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찰제리나 관정한 임금이 일체 중생에게 자비한 마음을 내고 특사(特赦)를 내려 감옥에서 고생하는 모든 중생을 해탈시키며, 위에서 말한 법식대로 여러 부처님을 공양한다면, 이 선근과 그 여래의 본래 원력으로 말미암아 나라가 곧 태평하게 되고, 비바람이 순조로워 농사가 풍족하며 온 나라 중생이 병 없이 안락하고 또한 포악한 야차 등 귀신의 교란함이 없이 일체 나쁜 모양이 다 없어지며, 찰제리나 관정한 임금도 모두 수명과 기력을 더하고 병 없이 자재할 것입니다. 대덕 아난이여, 임금과 왕후와 공주와 태자와 대신과 관리와 궁녀와 백성들이 병고와 기타 재난을 만났을 때에 일곱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고 이 경전을 외우며 등을 켜 놓고 번기를 만들며, 모든 생명을 방생하고 지성껏 공양하면서 향을 피우고 꽃을 흩어 뿌린다면, 병고가 곧 소멸하고 온갖 재난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이때 구수 아난은 구탈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어찌하여 이미 다된 수명을 늘린다고 합니까?” 구탈보살이 말하였다. “대덕이여, 당신은 어찌 여래께서 말씀하신 아홉 가지 횡사(橫死)를 듣지 못하였소?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주술이나 의약으로써 형편에 따라 치료하는 것과 등(燈)을 켜거나 번기를 만들어 놓고 모든 복업을 닦는 것을 말씀하셨나니, 그 복을 닦기 때문에 수명을 늘리게 되는 것입니다.” 아난은 물었다. “아홉 가지 횡사는 무엇입니까?” 구탈보살은 말하였다. “첫째는 모든 중생이 비록 가벼운 병을 얻었을지라도 의약과 간호하는 이가 없다거나, 설령 의원은 만났을지라도 옳은 약을 쓰지 못하여 죽지 않을 것임에도 갑자기 죽게 된다거나, 또는 세간의 삿된 마군[邪魔]과 외도의 요사스런 스승이 망령되이 지껄이는 화복설을 믿고 문득 겁에 질려 마음을 안정하지 못하고 길흉을 점쳐 본 다음 모든 생명을 살해하여 신에게 풀어 주기를 요구하며, 도깨비 같은 것을 불러들여 복을 청하고 혜택을 빌어 수명을 늘리려다가 얻지 못한 채 미흡하고 뒤바뀐 견해로써 결국 갑자기 죽어 지옥에 떨어져서 벗어날 기한이 없는 것입니다. 둘째는 국법에 잘못 걸려 죽는 것입니다. 셋째는 사냥하고 놀음놀이 하고 여색을 좋아하고 술을 즐기며 거침없이 방탕하다가 비인(非人)에게 잘못 그 정기를 빼앗기는 것입니다. 넷째는 불에 잘못 타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물에 잘못 빠지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온갖 사나운 짐승에게 잘못 먹임을 당하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높은 절벽에서 잘못 떨어지는 것입니다. 여덟째는 독약이나 가위눌림과 저주와 송장을 일으키는 귀신 등에 잘못 걸려 죽는 것입니다. 아홉째는 배고프고 목마름에 시달려 음식을 먹지 못하여 잘못 죽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래께서 대략 말씀하신 아홉 가지 횡사이며, 또 기타 한량없는 횡사하는 것이 있으나 이루 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또 아난이여, 염라왕이 세간 중생의 명부를 기록하고 있으나 만일 모든 중생이 5역(逆)을 저질러 효도하지 않고 삼보를 비방하여 욕하거나 임금과 신하의 법칙을 무너뜨리고 계율을 깨뜨린다면, 염라왕이 죄의 경중을 따라 고문하여 형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 모든 중생에게 등을 켜고 번기를 만들며 모든 중생을 방생하고 복을 닦도록 권하여 그 고액(苦厄)에서 벗어나고 온갖 환난을 만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그때 대중 가운데 12야차[藥叉] 대장도 자리를 같이하여 있었으니, 그 이름은 궁비라(宮毘羅) 대장․발절라(跋折羅) 대장․미기라(迷企羅) 대장․알이라(頞儞羅) 대장․말이라(末儞羅) 대장․사이라(娑儞羅) 대장․인다라(因陀羅) 대장․바이라(婆夷羅) 대장․박호라(薄呼羅) 대장․진달라(眞達羅) 대장․주사라(朱社羅) 대장․비갈라(毘羯羅) 대장이었다. 이 12야차 대장에게는 각기 7천 야차가 딸려 그 권속이 되었는데, 일시에 소리를 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저희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어 일곱 부처님 여래의 이름을 듣고 다시는 모든 악도에도 두려워함이 없사오니, 저희들은 서로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몸뚱이가 없어지기에 이루도록 불․법․승에 귀의하옵고, 마땅히 일체 중생에 대한 책임을 져서 이롭고 안락함을 짓되, 도시나 시골이나 그윽한 숲 등 어느 곳에든지 이 경전을 퍼뜨려 독송하도록 하겠사오며, 혹은 일곱 부처님의 이름을 받아 지니고 공경하여 공양하는 이가 있다면 저희들 권속이 그를 호위하여 여러 환난을 벗어나고 소원이 다 만족하도록 하겠사오며, 혹은 병에 걸려 벗어나기를 요구하는 이가 있다면 마땅히 그들로 하여금 이 경전을 독송하되 다섯 빛깔의 실오라기로 저희들의 이름을 맺어 두었다가, 소원을 이룬 뒤에 그 맺은 것을 풀도록 하겠나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야차 대장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대야차 대장들이여, 너희는 마땅히 일곱 부처님 여래의 은덕 갚기를 생각하여 항상 이와 같이 일체 중생을 이롭고 안락하도록할지어다.” 그때 모임 가운데의 모든 하늘 무리들은 그 지혜가 모자라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어찌하여 이 긍가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모든 불세계를 지나 계시는 현재 여래의 이름을 잠깐 동안 들음으로써 곧 가없는 뛰어난 공덕을 얻는다 하는가?’ 이에 석가모니여래께서는 모든 하늘 무리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바로 일체 여래를 초청하는 매우 심묘한 선정에 드셨다. 그 선정에 드시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하늘의 묘한 꽃과 하늘의 향 가루가 비처럼 쏟아졌다. 일곱 여래는 이와 같은 광경을 보시고 각기 그 세계로부터 이 사바세계[索詞世界]에 이르시어 석가여래와 함께 만나셨다. 그때 부처님 세존께서는 과거 원력으로 말미암아 각기 하늘 보배로 장엄한 사자좌에 편안히 앉아 모든 보살 대중과 천룡팔부와 인비인(人非人) 등과 국왕과 왕자와 왕후와 공주와 모든 대신과 바라문과 장자와 거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설법하셨다. 그때 모든 하늘 무리들은 여러 여래께서 모두 구름 모이듯 하셨음을 보고, 매우 희한하다는 마음이 들어 곧 의심이 풀렸다. 모든 대중은 이전에 없었던 것을 찬탄하면서 같은 소리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시나이다. 석가여래시여, 저희들을 이롭게 하시고 의심되는 생각을 없애 주시기 위하여 저 여래를 모두 이곳에 오시도록 하셨습니다.” 그때 모든 대중은 제각기 힘에 따라 묘한 향기 나는 꽃과 여러 영락과 모든 하늘 풍악을 가져 여래께 공양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며 합장하고 예배한 다음 찬탄하여 말하였다. “희한하고 희한하옵니다. 여러 부처님 여래의 매우 깊은 경계는 불가사의하나니, 이는 본래의 원력과 선교방편으로 말미암아 이처럼 기이한 모양을 똑같이 나타내신 것입니다.” 그때 대중들은 제각기 서원을 세웠다. “모든 중생이 모두 이처럼 여래의 뛰어난 선정을 얻기 원합니다.” 그때 문수사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공경하여 합장하고 부처님을 일곱 번 돌며 두 발 아래 예배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여래께서는 불가사의한 선정의 힘과 본래 세운 원력과 좋은 방편으로써 중생을 성취케 하시나니, 원하옵건대 위대한 힘을 지닌 신주를 설하시어 다음 세상의 병고에 얽매인 박복한 중생이나, 해와 달과 별들의 재난이나 전염병과 원수를 만난 이나, 험악한 길에 다니다가 모든 공포를 만난 이들로 하여금 귀의하여 편안함을 얻게 하소서. 저 모든 중생이 그 신주를 가져 자기가 베끼든지 남을 시켜 베껴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남을 위하여 자세히 말해 줌으로써 항상 모든 부처님의 호념(護念)을 입을 것이며, 부처님께서 직접 그 몸을 나타내어 소원을 만족케 하실 것이며, 또한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횡사하는 일도 없겠습니다.” 모든 여래께서는 문수사리를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이는 우리의 위신력 때문에 그대로 하여금 중생을 불쌍히 여기어 모든 고난을 여읠 신주를 설하여 줄 것을 청하게끔 한 것이니, 그대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어다. 우리가 마땅히 설하여 주겠노라. 문수사리여, 위대한 신주가 있으니, 그 이름은 여래정력유리광(如來定力琉璃光)이니라. 만일 남자나 여인이 베끼고 독송하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모든 중생들에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낸다면, 소원이 모두 만족하고 여러 부처님이 그 몸을 나타내어 호념하시며, 온갖 업장과 번뇌를 여의고 반드시 부처님 세계에 나리라.” 때에 일곱 여래께서는 곧 같은 소리로 신주를 설하셨다.
다냐타 구몌구몌경니몌니혜 마디마디 사운다타아다삼마디 알뎨스티뎨
알뎨마뎨바례 바바슈다니 사사바바라셰야 몯뎨몯도 창답몌 도몌구몌 몯
탁기다라 바리슈다니담몌닐담몌 몌로몌로 몌로시갈리 사바가라 마리도
그때 일곱 부처님께서 이 신주를 설하시자, 광명이 널리 비치고 대지가 진동하였으며 갖가지 신통한 변화가 일시에 모두 나타났다. 때에 모든 대중은 이런 일을 본 다음 제각기 힘에 따라 하늘의 향기 나는 꽃과 바르는 향과 가루 향을 가져 여러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고 모두 “훌륭하시다”고 외치면서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았다.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는 같은 소리로 외치셨다. “너희들 일체 사람과 하늘 대중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선남자․선여인이나 국왕과 왕자와 왕후와 대신과 관리들이 이 신주를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남에게 말하여 들려주고 묘한 향기 나는 꽃으로써 경전에 공양하되, 새 옷을 갈아입고 깨끗한 곳에서 8계재를 가지며, 언제나 모든 중생에게 자비한 마음을 내면서 이와 같이 공양한다면 한량없는 복을 얻으리라. 또한 어떤 사람이 기도를 올릴 때에 마땅히 일곱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 깨끗한 곳에 모시고 모든 향기 나는 꽃과 일산과 번기와 뛰어나게 묘한 음식과 온갖 풍악을 가져 공양하며 아울러 보살과 모든 하늘을 공양하고 불상 앞에 단정히 앉아 신주를 외우되, 이레 동안 8계재를 가지면서 1008번을 외운다면 모든 여래와 모든 보살이 모두 호념하시고, 아울러 집금강(執金剛)보살과 제석․범천과 사천왕도 와서 그 사람을 옹호하여 5무간죄(無間罪)와 일체 업장이 다 소멸되며 병 없이 나이를 늘리고, 또한 횡사하는 일과 모든 전염병과 다른 지방의 도적이 와서 경내를 침범하려는 것과 다투고 전쟁하는 것과 송사하고 원수지는 것과 배고프고 흉년 드는 것과 가물고 장마 지는것 등 그와 같은 공포가 일체 다 제거되어 마치 부모처럼 자비한 마음을 내게 되며, 원하던 바가 뜻대로 되지 못함이 없으리라.” 그때 집금강보살과 제석․범천과 사천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공경하여 합장하며 석가모니부처님의 발 아래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대중이 모두 여러 부처님의 본래 원력과 뛰어난 공덕을 들었고, 또한 여러 부처님의 자비가 이러하시어 저희들 대중으로 하여금 친히 공양을 올리도록 하셨음을 보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곳에 이 경전과 일곱 부처님의 이름과 다라니법을 퍼뜨리고 공양하고, 나아가 쓰고 베끼거나 한다면 저희들이 모두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곧 그곳에 가서 그들을 옹호하되, 국왕과 대신이나 도시와 시골의 모든 남자나 여인을 막론하고 온갖 괴로움과 모든 병에 시달리지 아니하여 언제나 편안함을 얻고 재물과 의식이 풍족하도록 하겠사오니, 이것이 바로 저희들이 모든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직접 부처님 앞에서 요긴한 서원을 세웠으니, 만일 정신남․정신녀로서 저희들을 생각하는 이라면 마땅히 이 신주를 외울 것입니다.” 그리고 곧 신주를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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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신남․정신녀나 국왕과 왕자와 대신과 관리와 왕후와 궁녀들이 일곱 부처님의 이름과 이 신주를 외우되 베껴 독송하고 공경하여 공양한다면, 현세에 모두 병 없이 긴 수명을 얻고 온갖 괴로움을 여의어 3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물러나지 않음과 나아가 보리를 얻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마음먹은 대로 나서 항상 모든 부처님을 뵈올 것이며, 숙명통을 얻고 염정(念定)과 총지(總持)를 모두 구족할 것입니다. 또한 귀학(鬼瘧) 같은 병을 앓을 때에도 이 신주를 베껴서 팔뚝에 매어 두었다가 병이 나은 뒤에는 깨끗한 곳에 안치해야 할 것입니다.” 이때 집금강보살은 일곱 부처님 앞에 나아가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낱낱이 예배한 다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저를 호념하소서. 지금 저는 다음 세상에 이 경전을 지니는 남녀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다시 다라니를 설하겠습니다.” 때에 일곱 부처님께서는 집금강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집금강이여. 우리가 그대를 가호하여 주겠으니, 바로 신주를 설하여 다음 세상에 경전을 지니는 이를 옹호하여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소원을 만족케 할지어다.” 이에 집금강보살은 바로 신주를 설하였다.
나마사다남 삼먁삼몯다남 나마살바바아라다라남다냐타 옴바아라 바라
쇄 마하바아라 바아라바샤 타래니삼마삼마 삼만다 아바래디아다 바아라
고마고마 바라고만도몌 발비비아대야 구로구로 살바갈마 아대래노사야
삼마야마노삼매라 바가반바아라바니살바샤몌바리 포래야 사바하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 일곱 부처님의 이름을 지니고 그 부처님의 본래 원력과 공덕을 생각하며 아울러 이 신주를 지녀 독송하고 연설한다면, 제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소원이 만족하여 모자람이 없도록 하겠으니, 만일 저에게 선과 악을 묻고자 하는 이로서 이 경전을 베끼고 일곱 부처님의 형상과 아울러 집금강보살의 형상을 만들어 모시되, 그 형상 앞에 낱낱이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다음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그 형상 앞에서 온갖 것으로 공양하고 예배하고 돌며 중생에게 자비한 마음을 내고 8계재를 가지면서 날마다 세 때로 몸을 깨끗이 씻고 세 때로 옷을 갈아입으며 백월(白月)인 여드레 날로부터 보름날에 이르도록 날마다 이 신주를 108번씩 외우고 산란한 마음이 없다면, 제가 스스로 꿈속에 나타나서 법을 말하여 주고 그 요구하는 대로 따라 모두 만족하게 하여 주겠습니다.” 그때 많은 모임 가운데 있던 여러 보살들이 모두 함께 외쳤다. “좋소 좋소. 집금강이여, 불가사의한 다라니를 참으로 잘 말하였습니다.” 일곱 여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그대가 말한 신주를 옹호할 것이며,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여 모두 편안함을 얻고 소원이 원만케 할 것이며, 또한 이 신주로 하여금 세간에서 없어지지 않도록 하리라.” 그때 일곱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과 제석․범천과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지금 이 신주와 경전을 그대들에게 맡기노니, 그대들은 다음 5백년이 지나서 법이 없어지려고 할 무렵에 마땅히 이 경전을 잘 옹호하고 지닐지어다. 이 경전은 위력과 이익이 매우 많아서 능히 온갖 죄를 제거하고 좋은 원을 이루게 하나니, 저 바른 법을 비방하고 현성(賢聖)을 헐뜯는 박복한 중생에게 이 경전을 함부로 전수하여서 우리 법이 쉽게 멸해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에 동방 세계에 계시는 일곱 부처님 세존께서는 이 대중이 할 일을 이미 다하고 기연(機緣)이 만족하여 다시는 의혹됨이 없을 것을 보시고 각기 본래 국토로 돌아가려고 하셨는데, 그러자 갑자기 그 자리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때 구수(具壽)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두 발 아래 예배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며 공경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의 이름을 마땅히 무엇이라 하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아 지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일곱 부처님 여래 응공 정등각의 본원 공덕의 뛰어난 장엄[七佛如來應正等覺本願功德殊勝莊嚴]’이라 할 것이며, 또한 ‘문수사리가 물은 것[曼殊室利所問]’이라 할 것이며, 또한 ‘약사유리광여래의 본래 원력과 공덕[藥師琉璃光如來本願功德]’이라 할 것이며, 또한 ‘집금강보살이 서원을 세운요긴한 기회[執金剛菩薩發願要期]’라 할 것이며, 또한 ‘일체 업장을 깨끗이 제거한 것[淨除一切業障]’이라 할 것이며, 또한 ‘모든 소원이 다 원만한 것[所有願求皆得圓滿]’이라 할 것이며, 또한 ‘열둘의 야차 대장이 옹호하고 지닐 것을 발원한 것[十二大將發願護持]’이라 할 것이니, 너희들은 마땅히 이러한 이름으로 받아 지닐지어다.” 때에 부처님께서 이 경전을 말씀하시자, 모든 큰 보살․성문과 천․용․야차․건달바(健闥婆)․아수라[阿蘇羅]․가루라[揭路茶]․긴나라(緊那羅)․마후라가[莫呼洛伽]․인비인 등의 일체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몹시 환희하여 믿어 받고 받들어 수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