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七佛本願功德經) 01. 상권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七佛本願功德經)

대당(大唐) 의정(義淨) 한역
김달진 번역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七佛本願功德經) 01. 상권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七佛本願功德經) 02. 하권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七佛本願功德經) 01. 상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薄伽梵]께서는 온 나라를 두루 돌며 교화하시다가 광엄성(廣嚴城)의 악음수(樂音樹) 아래 이르시어 큰 비구 대중 8천 인과 보살마하살 3만 6천 인과 함께 계셨다.

그 이름은 문수사리[曼殊室利]보살․관자재보살․자씨(慈氏)보살․선현(善現)보살․대혜(大慧)보살․명혜(明慧)보살․산봉(山峯)보살․변봉(辯峯)보살․지묘고봉(持妙高峯)보살․불공초월(不空超越)보살․미묘음(微妙音)보살․상사유(常思惟)보살․집금강(執金剛)보살이었으니, 이러한 큰 보살들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리고 여러 국왕․대신과 바라문(婆羅門)․거사와 천룡팔부와 인비인(人非人)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중에게 공경히 둘러싸여 설법하시니, 처음과 중간과 나중이 다 훌륭하시며, 문장의 뜻이 교묘하고 한결같고 원만하며, 청정하고 깨끗한 범행(梵行)으로써 보이고 가르치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어 미묘한 행(行)과 원(願)을 구족하고 큰 보리에 나아가게 하셨다.

그때 문수사리법왕자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며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간과 나아가 하늘 대중들이 법을 듣기 위하여 모두 구름 모이듯 하였습니다. 부처님 세존께서는 처음 발심하신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헤아릴 수 없는 티끌이나 모래 수처럼 많은 겁 동안에 여러 부처님 세계를 보고 알지 못하심이 없으시니, 원하옵건대 저희들과 미래세의 상법(像法) 세상의 중생들에게 여러 부처님의 명호와 본래의 원력․공덕과 국토의 장엄과 교묘한 방편의 차별상(差別相)을 자비로 말씀하시어 모든 듣는 이로 하여금 업장을 소멸하고, 나아가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게 하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문수사리보살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대비(大悲)로써 헤아릴 수 없는 업장 중생의 온갖 질병과 걱정과 슬픔과 괴로움을 가엾이 여기고 안락함을 얻도록 하기 위하여 나에게 여러 부처님의 명호와 본래의 원력 공덕과 국토의 장엄을 말하여 주기를 청한 것이다. 이것은 여래의 위신력으로 말미암아 이런 질문을 하게 된 것이니, 그대는 지금 진실하게 듣고 잘 생각하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문수사리는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듣고 싶어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4강가하(弶伽河:갠지스 강)의 모래 수처럼 많은 국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광승(光勝)이요, 부처님의 명호는 선명칭길상왕(善名稱吉祥王) 여래․응공[應]․정등각(正等覺)․명행원만(明行圓滿)․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장부(無上丈夫)․조어사(調御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시다. 지금 헤아릴 수 없는 억의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이른 보살들에게 둘러싸여 7보로 승묘하고 장엄하게 꾸민 사자좌에 앉아 법을 설하고 계시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의 국토는 청정하고 장엄하여 가로와 세로가 백천 유순[踰繕那]이나 되고 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된 그 땅은 평탄하고 보드라운데 향기로움이 마치 하늘 향과 같으며, 모든 나쁜 갈래[惡趣]와 여인이란 이름조차 없고, 또한 기와 조각과 자갈과 모래와 돌과 가시덤불이 없으며, 보배 나무가 줄을 지었고, 꽃과 과일이 번성하며, 목욕하는 못이 많이 있는데, 다 금ㆍ은과 진주 등 잡보(雜寶)로 둘레를 쌓았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국토에 있는 보살은 모두 7보 연꽃 속에 화생하였나니, 그러므로 깨끗한 믿음을 가진 선남자나 선여인이 모두 그 부처님 국토에 나기를 원하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여래․응공․정등각이 처음 발심하여 보살도를 수행할 때로부터 여덟 가지 큰 서원을 세웠나니,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위없는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모든 병고에 그 몸이 쪼들려 열병과 학질과 방자와 가위눌림과 송장을 일으키는 귀신 등에 시달린 바 되었더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있었던 병고가 다 소멸하고, 나아가 위없는 깨달음[無上菩提]을 얻게 하리라고 원하는 것이니라.

둘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눈멀고 귀먹고 말 못하거나 백라(白癩)나 지랄병 같은 온갖 병에 시달리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모든 감관이 구족하고 여러 병이 소멸되며, 나아가 보리(菩提)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셋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탐욕․성냄․어리석음에 얽힌 바 되어 무간죄(無間罪)와 모든 나쁜 행위를 지어 바른 법을 비방하고 여러 가지 선을 닦지 아니하여 지옥에 떨어져 모든 고통을 받게 되었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무간죄와 모든 업장이 다 소멸하여 악도에 떨어지는 중생이 없고, 언제나 인간과 하늘의 뛰어난 안락을 받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넷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의식과 영락과 침구와 재물과 보배와 향화와 풍악이 결핍되었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결핍되었던 살림이 모두 만족하게 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다섯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어쩌다가 칼과 수갑에 그 몸을 얽매이고 또한 매를 맞아 모든 괴로움을 받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있었던 괴로움을 모두 해탈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여섯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험악한 곳에서 모든 사나운 짐승인 곰, 사자, 호랑이, 표범, 승냥이, 이리, 독사, 살무사 등의 침해를 받고 그 목숨이 끊어지려 하여 소리를 지르면서 심한 고통을 받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있었던 공포를 모두 해탈하고 모든 사나운 짐승들도 다 자비한 마음을 내며 언제나 안락함을 얻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일곱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다투고 송사하는 것으로 인하여 몹시 걱정하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다투고 송사하는 것이 풀려 자비한 마음으로 서로 대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여덟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강과 바다에서 모진 바람을 만나 선박이 뒤집히려 하고 의지할 만한 늪 같은 것도 없이 몹시 걱정하고 두려워하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모두 마음먹은 대로 편안한 곳에 이르러 온갖 쾌락을 받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그 부처님 여래․응공․정등각이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세웠던 여덟 가지 미묘하고 큰 서원이니라.

또 그 세존이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항상 선정의 힘으로써 중생을 성취케 하고,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며, 부처님 국토를 엄정(嚴淨)하고, 보살 권속이 모두 원만하여 그 복덕을 이루 생각하고 형용할 수 없으므로 일체 성문(聲聞)이나 모든 연각[獨覺]으로서는 제아무리 많은 겁을 지낼지라도 이루 말로 다하지 못하느니라. 단 여래 보처(補處) 보살만은 예외로 한다.

문수사리여, 만일 정신남(淨信男)․정신녀(淨信女)와 국왕․대신과 장자․거사가 마음속으로 복덕을 희망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그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며 이 경전을 읽고 지극한 마음으로 그 여래께 존경하고 공양한다면, 있었던 일체 죄악 업장과 온갖 병고가 다 소멸하고 모든 소원이 뜻대로 되지 않음이 없으며, 물러나지 않음과 나아가 보리를 얻으리라.

또한 문수사리여, 여기에서 동쪽으로 5긍가하(殑伽河:갠지스강)의 모래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묘보(妙寶)요, 그 부처님의 명호는 보월지엄광음자재왕(寶月智嚴光音自在王) 여래․응공․정등각으로서 지금 한량없는 억의 보살들에게 둘러싸여 법을 설하고 계시나니, 모두 미묘하고 깊은 대승(大乘)의 이치를 강설하시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여래는 처음 발심하여 보살도를 수행할 때로부터 여덟 가지 큰 서원을 세웠나니,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농업이나 상업을 영위하느라고 마음이 어수선하여 뛰어난 선법(善法)인 보리를 수행하는 것을 폐지하고 생사 가운데서 헤어나지 못하여 제각기 그지없는 괴로움을 온통 받더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의복과 음식 등 생활도구와 금은 보배가 소원대로 만족하며, 있었던 선근이 더욱 자라게 되고, 또한 보리심을 여의지 아니하여 모든 악도의 괴로움을 다 해탈하며, 나아가 보리를 얻게 하리라고 원하는 것이니라.

둘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시방세계에 있는 중생이 춥고 덥고 배고프고 목마름에 쪼들려 몸에 호된 괴로움을 받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전생의 죄업이 다 소멸하여 모든 괴로움을 여의고 인간과 하늘의 쾌락을 받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셋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시방세계에 있는 여인이 음욕을 탐낸 번뇌로 그 마음을 덮고 계속 임신하여 그 꼴이 몹시 밉상스러우며 해산할 때를 당하여 호된 괴로움을 받더라도, 잠깐 동안이나마 나의 이름을 듣거나 혹은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온갖 괴로움이 다 소멸하고 그 몸을 마친 뒤에 항상 남자로 태어나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넷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혹 부모․형제․자매나 처자․권속이나 모든 친구와 같이 험악한 곳에서 도둑의 침해를 만나 온갖 괴로움을 받다가, 잠깐 동안이라도 나의 이름을 듣거나 혹은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모든 고난을 해탈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다섯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혹 밤에 모든 사업을 영위할 때에 흉악한 귀신의 교란을 받고 몹시 걱정하다가, 잠깐 동안이라도 나의 이름을 듣거나 혹은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캄캄한 곳으로부터 환한 것을 만나 모든 흉악한 귀신도 자비한 마음을 내게 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여섯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나쁜 짓을 저질러 삼보를 믿지 않고 지혜가 모자라 좋은 법을 닦지 않고 근력(根力)․각도(覺道)․염정(念定)․총지(摠持)를 모두 수습하지 않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지혜가 점차 자라나 37품(品)을 다 수습하고 삼보를 깊이 믿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일곱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비루한 것을 좋아하며 2승(乘)의 도만을 수행하고 위없이 뛰어난 보리를 버리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2승의 견해를 버리고 위 없는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여덟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모든 중생이 겁이 장차 다하여 불이 일어나려고 하는 것을 보고 큰 걱정과 공포를 내어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것은 그 전생의 악업의 힘으로 말미암은 까닭이니, 만일 이 같은 온갖 괴로움을 받고 의탁할 데가 없다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이름을 부른다면 있었던 걱정과 괴로움이 다 소멸하여 청정한 쾌락을 받고 그 목숨을 마친 뒤에는 나의 국토에 와서 연꽃 속에 화생하여 항상 좋은 법을 닦고, 나아가 보리를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그 부처님 여래․응공․정등각이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세웠던 여덟 가지 미묘하고 큰 서원이니라.

또 그 부처님이 있는 국토는 광대하고 엄정하여 평탄하기가 손바닥과 같으며, 지극히 묘한 하늘 향나무가 줄을 지었고, 하늘꽃이 두루 덮었으며, 하늘 풍악이 늘 울렸고, 지극히 묘한 요령과 목탁이 곳곳마다 달렸으며, 하늘 보배로 사자좌를 장엄하였고, 하늘 보배로 묘한 목욕장[浴池]들의 둘레를 쌓았으며, 그 땅은 부드러워 모든 기와 조각과 자갈이 없고, 또한 여인이나모든 번뇌가 없이 다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이른 보살들만이 연꽃 속에 화생하여서 마음만 먹으면 음식과 의복과 모든 생활 도구가 뜻대로 그 앞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묘보(妙寶)세계라 하느니라.

문수사리여, 만일 정신남․정신녀와 국왕과 왕자와 대신과 왕후와 궁녀들이 밤낮 여섯 때 동안 은근한 마음으로 그 부처님 세존께 공경하여 공양하거나 그 이름을 부르며 아울러 그 형상을 모셔 놓고, 향기 나는 꽃[香花]과 풍악과 태우는 향[燒香]과 가루 향[末香]과 바르는 향[塗香] 등을 받들어 올리며, 이레 동안 깨끗하고 엄격히 8계재(戒齋)를 지키면서 모든 중생에게 자비한 마음을 내고 그 국토에 나기를 원한다면, 그 부처님 세존과 모든 보살들이 그를 호념하시어 일체 죄업이 다 소멸하고 위없는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며,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점차 적어지고 온갖 병고가 없어져 수명이 길어지며, 희망하는 일이 모두 뜻대로 되고, 다투던 원수가 다 환희하여지며, 그 몸을 마친 뒤에는 그 부처님 국토에 가서 연꽃 속에 화생하고, 화생하게 될 때에는 염정(念定)과 총지(摠持)를 모두 다 분명히 알게 되리라.

문수사리여, 마땅히 이와 같이 알지어다. 만일 그 부처님의 이름과 한량 없는 공덕을 듣게 되는 이들은 소원을 모두 이루느니라.

또한 문수사리여, 여기에서 동쪽으로 6긍가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원만향적(圓滿香積)이요, 그 부처님의 명호는 금색보광묘행성취(金色寶光妙行成就) 여래․응공․정등각이시다. 지금 헤아릴 수 없는 억만의 보살들에게 둘러싸여 법을 설하고 계시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여래는 처음 발심하여 보살도를 수행할 때로부터 네 가지 큰 서원을 세웠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갖가지 살해하는 업을 지어 모든 생명을 죽이고 그 나쁜 업으로 말미암아 지옥의 괴로움을 받게 되었거나, 설령 사람으로 태어날지라도 수명이 짧고 병이 많거나, 혹은 물과 불과 창과 칼의 상해함을 만나 마땅히 죽을 괴로움을 받게 되었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있었던 나쁜 업이 다 소멸하고 병 없이 수명이 길어 횡사(橫死)를 당하지 않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둘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모든 악업을 지어 남의 재물을 훔치고 마땅히 악도에 떨어지게 되었거나, 설령 사람으로 태어날지라도 가난한 집에 나서 의식이 모자라 늘 모든 괴로움을 받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있었던 악업이 다 소멸하고 의복과 음식이 모자라는 바가 없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셋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서로 업신여겨 같이 원수가 되었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제각기 부모처럼 자비한 마음을 내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넷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탐욕․성냄․어리석음에 얽힌 바 되었거나, 집을 떠난 이와 집에 있는 남녀 등 7중(衆)이 여래께서 제정하신 계율[學處]을 범하여 모든 악업을 짓고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 갖은 괴로운 과보를 받게 되었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있었던 악업이 다 소멸하고 모든 번뇌가 끊어지며, 공경히 계[尸羅]를 받들어 몸과 입과 뜻이 잘 다루어지며 영원히 물러나지 않음과,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그 부처님 여래․응공․정등각이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세웠던 네 가지 미묘하고 큰 서원이니라.

문수사리여, 그 여래가 있는 불국토는 광대하고 엄정하여 평탄하기가 손바닥과 같아 모두 보배로 깔렸고, 늘 향기가 풍기어 마치 묘한 전단향(旃檀香)과 같으며, 또한 향나무가 줄을 지었고, 하늘의 묘한 영락과 마니(摩尼) 등 보배가 곳곳마다 드리워졌으며, 많은 목욕장은 하늘 보배로 꾸며졌는데, 향기로운 물이 가득하여 뭇 공덕을 모두 갖추었고, 그 사방 변두리에는 묘한 비단이 드리워졌으며, 팔방 시가지에는 곳곳마다 장엄하였고, 거기에 있는 중생은 모든 번뇌와 걱정하고 슬퍼하는 괴로움이 없으며, 또 여인이 없고, 자리[地]에 오른 여러 보살들이 많은데, 뛰어나게 묘한 풍악이 저절로 울리어 미묘하고 깊은 대승법을 펴니, 만일 중생이 그 소리를 듣는다면 위없는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리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여래는 전생의 원력과 교묘한 방편으로 원만하고 장엄한 불국토를 이룩하고 보리좌(菩提座)에 앉아 생각하기를, ‘미래 세상의 모든 중생이 탐욕․성냄․어리석음에 얽힌 바 되고 갖은 병에 시달리며, 원수가 기회를 노리고, 혹은 횡사하며, 다시 악업으로 말미암아 지옥에 떨어져 심한 괴로움을 받으리라’라고 하였느니라.

그 부처님은 이런 고해 중생을 보시고 업장을 제거하게 하기 위하여 이 신주(神呪)를 말하였나니, 이는 그들로 하여금 받아 지녀서 현세에 큰 이익을 얻어 여러 괴로움을 아주 여의고 보리에 머물도록 한 것이니, 주문은 다음과 같으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위대한 힘과 위대한 광명을 갖춘 신주[呪]를 말씀하시니, 대중 가운데에 있던 여러 대보살․사대천왕(四大天王)과 제석[釋]․범천[梵王] 등이 찬탄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하십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과거 여래의 위대한 힘을 갖춘 신주를 이와 같이 말씀하신 것은 한량없는 중생을 이롭게 하시어 번뇌 바다를 고갈시키고 열반 언덕에 오르며, 온갖 병을 제거하고 소원을 모두 원만케 하시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정신남․정신녀와 국왕과 왕자와 대신과 관리와 왕후와 궁녀들이 진정으로 복덕을 희망하면서 이 신주에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내어 독송하거나, 혹은 남을 위하여 그 이치를 말하여 주고 여러 중생에게 대비한 마음을 내며, 밤낮 여섯 때 동안 향기 나는 꽃과 등불과 촛불로써 정성껏 공양하고 깨끗이 목욕한 다음 8계재를 지키면서 지성껏 염송한다면, 몹시 무겁고 그지없는 업장이 다 소멸하여 현세의 몸에는 모든 번뇌가 여의어지고 수명이 다하려 할 때에는 여러 부처님께서 호념하시어 바로 그 국토에 가서 연꽃 속에 화생하리라.

또 문수사리여, 여기에서 동쪽으로 7긍가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무우(無憂)요, 부처님의 명호는 무우최승길상(無憂最勝吉祥) 여래․응공․정등각이신데, 지금 현재 대중을 위하여 법을 설하고 계시느니라.

그 여래가 있는 불국토는 광대하고 엄정하여 평탄하기가 손바닥과 같으며, 모두 보배가 깔렸는데 윤기가 있고 보드라워 늘 향기가 풍기며, 걱정하거나 괴로워하는 소리가 없고 모든 번뇌를 여의었으며, 또한 악도나 여인의 이름조차 없고, 둘레가 금으로 꾸며진 목욕장이 곳곳마다 있어 향기로운 물이 가득하며, 보배 나무가 줄을 지었고, 꽃과 과일이 무성하며, 뛰어나게 묘한 풍악이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림이 마치 서방 극락세계 무량수(無量壽)부처님 국토의 공덕 장엄과 같으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세존은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네 가지 큰 서원을 세웠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늘 걱정 괴로움에 얽힌 바 되었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있었던 걱정 슬픔과 모든 고뇌가 다 소멸하여 수명이 길고 편안하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둘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모든 악업을 짓고 깜깜한 대지옥에 떨어져 갖은 괴로움을 받게 되었을지라도, 그들이 전생에 나의 이름만 들었다면 내가 그때에 몸에 광명을 놓아 괴로움을 받는 이를 비쳐 줄 것이니, 그들이 그 힘으로 말미암아 그 광명을 보는 즉시있었던 업장이 다 소멸하여 갖은 괴로움을 해탈하고 인간이나 하늘에 나서 마음먹은 대로 쾌락을 받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셋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살생과 도둑질과 사음(邪婬) 등 모든 악업을 지어 현세에는 칼과 몽둥이의 괴로움을 받고 다음에는 마땅히 악도에 떨어지며, 설령 사람 몸으로 태어날지라도 수명이 짧고 병이 많으며,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의복과 음식이 모두 모자라 늘 춥고 덥고 굶주리고 목마른 괴로움을 받으며, 몸에는 광채가 없고, 가까운 권속들이 모두 현명하거나 어질지 못하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음식과 의복이 모두 그 소원대로 만족되며, 모든 하늘처럼 몸의 광채가 사랑스럽고 좋은 권속을 얻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넷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늘 야차[藥叉] 등 모든 흉악한 귀신에게 홀려서 그 정력을 빼앗기고 갖은 괴로움을 받다가도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모든 야차 등이 다 해산하여 제각기 자비한 마음을 내고 온갖 괴로움을 해탈하게 되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그 부처님․여래․응공․정등각이 세웠던 네 가지 미묘하고 큰 서원이니라.

만일 중생이 그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밤낮 여섯 때 동안 부르고 예배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하면서 중생에게 자비한 마음을 낸다면, 업장을 소멸하고 걱정과 괴로움을 해탈하여 병 없이 수명이 길며, 숙명통을 얻고 모든 부처님 국토에 가서 연꽃 속에 화생하여 항상 모든 하늘의 호위를 받게 되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의 이름을 부른다면 능히 이 같은 한량없는 복업이 생기나니, 원력으로써 장엄함과 공덕이 뛰어난 그 부처님 국토는 저 성문이나 연각으로서 능히 알 바가 아니니라. 단 여래․응공․정등각만은 예외로 한다.

또 문수사리여, 여기에서 동쪽으로 8긍가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법당(法幢)이요, 부처님의 명호는 법해뢰음(法海雷音) 여래․응공․정등각이신데, 지금 현재 법을 설하고 계시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세존이 계시는 국토는 깨끗하여 어려움이 없고 지형이 평탄하여 파리(玻璃)가 깔렸으며, 언제나 광명이 비치고 향기가 풍겨져 있으며, 성곽은 제석의 푸른 보배로 쌓았고, 팔방 시가지의 둘레는 금․은으로 되어 있으며, 누각과 전당에는 대마루와 창문과 난간 등이 모두 여러 보배로 꾸며졌고, 하늘 향과 보배 나무는 곳곳마다 줄을 지었으며, 그 나무 가지에는 하늘 일산이 걸렸고, 다시 보배 요령이 곳곳마다 드리워졌는데, 미풍이 불 때마다 미묘한 소리가 나면서 저절로 ‘무상(無常)하고 괴롭고[苦] 공하고[空] 나가 없다[無我]’는 법문이 들려오나니, 듣는 중생은 욕계의 속박을 여의고 점차 습기가 제거되어 매우 깊은 선정을 증득하며, 하늘의 묘한 향기가 나는 꽃은 어지러이 쏟아지고 그 사방에 있는 여덟 개 목욕장의 밑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렸고, 향기로운 물이 가득 차 있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국토에는 모든 악도가 없고 또한 여인이 없이 연꽃 속에 화생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으며, 그 부처님 여래는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네 가지 큰 서원을 세웠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옳지 못한 견해를 가진 집안에 나서 불․법․승을 믿지 않고 위없는 보리심을 아주 여의었더라도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무명과 옳지 못한 슬기가 밤낮으로 소멸되고 삼보에게 깊이 바른 신심을 내며 다시는 물러나지 않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둘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변두리 땅에 나서 나쁜 벗을 가까이함으로써 여러 죄업을 짓고 선업을 짓지 않으며, 일찍이 삼보의 이름을 귀로 들어 보지도 못하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3악도에 떨어질 그러한 모든 중생이 잠깐 동안이라도 나의 이름을 듣는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업장을 소멸하고 선지식을 만나며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셋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의약 등 필요한 물건이 모두 모자람으로 말미암아 큰 걱정이생기고, 그를 구하기 위하여 여러 악업을 짓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모자라던 것이 모두 마음 먹은 대로 얻어지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넷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전생의 악업으로 말미암아 서로 다투어 이익되는 일을 하지 못하고, 활과 화살과 칼과 몽둥이로써 서로 상해하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제각기 자비한 마음을 내어 서로 상해하지 않고 착하지 못한 생각이 오히려 나지 않거든, 하물며 앞에 있는 삶의 목숨을 끊으려 하겠는가. 항상 희(喜)․사(捨)를 행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그 부처님 여래․응공․정등각이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세웠던 네 가지 미묘하고 큰 서원이니라.

만일 정신남․정신녀가 그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하고 은근히 공양하며 받아 지니고 생각하고 외운다면 업장이 소멸하고 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아니하여 숙명통을 구족하며, 나는 곳마다 항상 부처님을 뵈옵고 병 없이 수명이 길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그 국토에 나서 의복과 음식 등 생활 도구가 모두 생각대로 생기어 모자라는 바가 없으리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세존은 이 같은 한량없는 공덕을 구족하였으므로 중생이 마땅히 생각하여 잊어버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또한 문수사리여, 여기에서 동쪽으로 9긍가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선주보해(善住寶海)요, 그 부처님의 명호는 법해승혜유희신통(法海勝慧遊戱神通) 여래․응공․정등각이신데, 현재 법을 설하고 계시느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여래는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네 가지 큰 서원을 세웠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여러 악업을 지어 씨앗 뿌리고 밭갈이 하는데도 모든 생명을 상해하거나, 혹은 무역(貿易)하는 데에 남을 속이며, 싸움하는 데에 칼과 창으로 살해하기를 일삼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살림 도구를 구할 필요가 없이 마음 먹은대로 만족하고 항상 여러 선업을 닦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둘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열 가지 악업인 살생 등 죄업을 짓고 그로 말미암아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열 가지 선업을 모두 이루어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셋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자재(自在)를 얻지 못하고 남에게 얽매이거나 혹은 칼과 수갑의 구속과 매질의 괴로움 나아가 극형을 당하게 되었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있었던 고난을 모두 해탈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넷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여러 악업을 짓고 삼보를 믿지 않으며, 헛된 견해에 빠지고 바른 이치에 위배되며, 삿된 종교를 좋아하고 부처님의 경전을 비방하며, 현성(賢聖)의 말씀을 그르다고 여기고 외도의 서적을 공경하여 받아 지니며, 스스로 남을 가르친다고 하면서 모두 미혹만을 생기게 하다가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 헤어날 기한이 없고, 설령 사람으로 될지라도 8난처(難處)에 나서 바른 도를 멀리 여의거나, 또는 밝은 안목이 없게 될 그러한 이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그 힘으로 말미암아 목숨이 다할 무렵에는 바른 생각이 즉시 나타나 여러 고난을 해탈하고 항상 중국에 나서 뛰어나게 묘한 낙(樂)을 받으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그 부처님 여래․응공․정등각이 보살도를 수행할 때에 세웠던 네 가지 미묘하고 큰 서원이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국토의 공덕 장엄은 위에서 말한 묘보여래의 세계와 평등하여 다름이 없느니라.

또한 문수사리여, 여기에서 동쪽으로 10긍가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정유리(淨琉璃)요, 부처님의 명호는 약사 유리광(藥師琉璃光) 여래․응공․정등각이시니라.

문수사리여, 그 부처님 세존이 처음 발심하여 보살도를 수행할 때로부터12가지 큰 서원을 세웠나니, 무엇이 12가지인가.

첫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내 몸의 광명이 그지없는 세계를 비추고 32상(相)과 80종호[隨好]로써 그 몸을 장엄하되,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나와 똑같아 다름이 없게 하리라고 하는 것이니라.

둘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유리와 같은 몸은 안팎이 투명하고, 광대한 광명은 모든 방위에 꽉 차며, 장엄한 광명 그물[焰網]은 해와 달보다 더하여 저 철위산(鐵圍山)의 깜깜한 데까지 다 보이고, 혹은 이 세계의 어두운 밤에 유행(遊行)하는 그 모든 중생이 나의 광명을 보고는 모두 깨달음을 얻고 따라 온갖 일을 할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셋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한량없고 그지없는 지혜와 방편으로써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소용되는 물건이 모두 끊임이 없도록 하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넷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모든 중생들로서 잘못된 도를 행하는 이에게는 모두 바른 보리의 길을 밟아 노닐게 하고, 만일 성문이나 독각의 교법을 행하는 이에게는 대승법 가운데에 안주하게 하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다섯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모든 중생이 나의 법 가운데에서 범행(梵行)을 닦아서 일체 파계하지 않게 하고, 3업을 잘 방호하여서 악도에 떨어질 파계자가 없게 하며, 설령 파계하였을지라도 나의 이름을 듣고서 한결같은 생각으로 받아 지니고 지극한 마음으로 잘못을 고백함으로써 도리어 청정하게 되고, 나아가 보리를 얻게 하리라고 원하는 것이니라.

여섯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중생이 여섯 감관이 불구되어 추악하고 비루하고 귀먹고 눈멀고 말 못하거나, 앉은뱅이와 곱사등이와 문둥이와 미치광이 같은 갖가지 병고에 얽매였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모두 단엄한 몸을 얻고 온갖 병이 제거되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일곱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모든 중생이 가난하고 곤고하여 의지할 데가 없고 온갖 병에 쪼들려 의약도 없다가 잠깐 동안이라도 나의 이름을 듣는다면, 여러 가지 병이 낫고 권속이 늘고 재물이 모자라지 않으며,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우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여덟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여인이 여인으로서 여러 괴로움에 쪼들려 몹시 싫증을 느끼고 여인의 몸 버리기를 원하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바로 지금의 몸을 전환하여 남자가 되어 장부의 상호를 구족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아홉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마군의 그물을 벗어나게 하고, 또한 갖가지 삿된 소견을 가진 무리들을 모두 포섭하여 바른 견해를 내게 하고 점차 모든 보살행을 닦게 하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열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모든 중생이 국법에 걸려 감옥에 구금되고 큰 칼과 매질 나아가 극형을 당하며, 또는 온갖 괴로운 일이 많아 걱정에 쪼들리고 잠깐 동안이라도 즐거운 때가 없다가 나의 이름을 듣는다면, 나의 복덕과 위신력을 입어 일체 걱정과 괴로움을 모두 해탈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열한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모든 중생이 굶주림에 시달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하여 모든 악업을 짓더라도,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내가 마땅히 우선 뛰어나고 묘한 음식을 주어 마음껏 배부르게 하고, 다음에는 법맛[法味]을 주어 안락한 곳에 머물게 하며,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열두째 큰 서원은, 내가 다음 세상에 보리를 증득할 때, 만일 모든 중생이 몸에 걸칠 의복이 없어 모기와 구더기와 추움과 더움에 시달리게 되었다가 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고 생각한다면, 곧 그들이 좋아하는 대로 갖가지 뛰어나고 묘한 의복을 얻고 보배로운 장엄구와 풍악․향기 나는 꽃이 모두 만족하게 되며 모든 괴로움을 여의고, 나아가 보리 얻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약사유리광 여래․응공․정등각이 보살도를 수행할때에 세웠던 12가지 미묘하고 큰 서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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