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구룡지 용혈암
통도사 대웅전 뒤에 있는 연못이 바로 구룡지이며, 용혈암은 통도사 입구 무풍교 근처에 있다.
옛날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본국으로 돌아와 통도사를 지으려고 하던 즈음이었다. 그 당시는 통도사 터는 큰 연못이었는데, 이 못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
스님은 마음을 가다듬고 주문과 경을 읽으며 아홉 마리의 용에게 조용히 이 못을 떠나달라고 청하였으나 용들이 일절 응하지 않자, 법력으로 아홉 마리의 용과 결투를 벌이게 되었다.
이 싸움에서 견디지 못한 용들은 제각기 앞 다투어 달아나기 시작했는데, 세 마리의 용은 달아나다가 커다란 바위에 부딪혀 떨어져 죽었다.
당시 부딪힌 바위에 용의 피가 낭자하게 묻게 되어서 후세사람들이 이 바위를 용혈암(龍血巖)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또한 다섯 마리 용은 통도사의 남서쪽에 있는 영축산 아래의 골짜기에 이르러 떨어져 죽게 되었는데, 그곳을 오룡골(五龍-)이라 부른다. 뒷산 중턱에 있는 검붉은 색의 바위는 이 용들이 흘린 피가 묻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 한 마리의 용은 자장율사에게 통도사 터를 수호할 것을 맹세하자 자장스님이 조그마한 못을 하나 만들어 용을 살게 했는데, 그 못이 지금 통도사 대웅전 바로 옆에 있는 구룡지(九龍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