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남사 가자산과 쌀바위 전설
가지산(加智山) 석남사 정상에는 쌀바위라 부르는 큰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어느 옛날의 일이다. 쌀바위 밑 조그마한 암자에 한 스님이 불경을 외우며 열심히 수도를 하고 있었는데, 스님은 며칠마다 한번씩 마을로 내려가서 동냥을 하며 연명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스님이 염불을 하다가 바위틈을 보니 쌀이 소복이 쌓여 있어 누군가 시주한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다음날, 그 다음날도 끊이지 않고 매일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만큼의 쌀이 바위틈에서 물방울 흐르듯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그 날 이후 스님은 마을로 내려가서 힘들게 동냥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스님의 머리에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쌀이 물방울처럼 매일 한 명이 먹을 만큼만 답답하게 흘러나오니, 구멍을 더 크게 내면 많은 쌀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여 쌀 나오는 구멍을 크게 뚫어놓고 다음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날 이후 바위에서는 쌀은 간 곳이 없고 물만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이에 스님은 욕심이 화를 불러일으킨 것이라 생각하여 더욱 정진에만 힘쓰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 바위를 쌀바위(米岩)라 부르게 되었다.
이러한 쌀바위 이야기는 전국의 여러 사찰에 전하는데, 사람들에게 분수를 지킬 것과 욕심에 대한 경계심을 일깨우기 위한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이야기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