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사 극락보전벽화를 그린 파랑새
무위사의 극락보전 벽화에는 독특한 전설이 전하고 있다. 사찰에 극락보전을 짓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았을 즈음, 한 노인이 찾아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이 법당의 벽화를 그릴 것이니, 그 대신 49일간 절대로 이 법당 안을 들여다보는 이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를 허락한 주지스님은 약속대로 기다렸으나, 도대체 저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참을 길이 없었다.
마지막 49일째 되는 날, 주지스님은 ‘설마 작은 구멍으로 살짝 보는 것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손가락으로 창호지에 작은 구멍을 뚫어 몰래 들여다보고 말았다.
그런데 법당 안에는 있어야 할 노인은 없고 파랑새 한 마리가 붓을 입에 물고 날아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은가?
화들짝 놀란 주지스님이 법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지막으로 관음보살의 눈동자를 그리고 있던 파랑새는 입에 붓을 문 채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도 극락보전의 벽화 속 관음보살에는 눈동자가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