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타경(僧伽吒經) 제 1권

승가타경(僧伽吒經)

원위(元魏) 우선니국(優禪尼國) 왕자 월파수나(月婆首那) 한역 이진영 번역

승가타경(僧伽吒經) 제 1권

승가타경(僧伽吒經) 제 2권

승가타경(僧伽吒經) 제 3권

승가타경(僧伽吒經) 제 4권


승가타경(僧伽吒經) 제 1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언젠가 바가바(婆伽婆 : 부처님)께서 왕사성 영취산(靈鷲山)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는 혜명(慧命)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혜명 마하모가략(摩訶謨伽略)·혜명 사리자(舍利子)·혜명 마하가섭(摩訶迦葉)·혜명 라후라(羅睺羅)·혜명 바구라(婆俱羅)·혜명 발타사나(跋陀斯那)·혜명 현덕(賢德)·혜명 환희덕(歡喜德)·혜명 망지(網指)·혜명 수부제(須浮帝)·혜명 난타사나(難陀斯那) 등 큰 비구 2만 2천 명과 함께 계셨다.

또 보리살타(菩提薩埵) 마하살타(摩訶薩埵) 6만 2천 명과도 함께 계셨는데, 그들의 이름은 미제례(彌帝隸) 보리살타·일체용(一切勇) 보리살타·동진덕(童眞德) 보리살타·발심동진(發心童眞) 보리살타·동진현(童眞賢) 보리살타·무감(無減) 보리살타·문수사리(文殊師利) 보리살타·보현(普賢) 보리살타·금강사나(金剛斯那) 보리살타 등이었다.

또 주아나 천자(疇阿那天子)·발타(跋陀) 천자·수발타(須跋陀) 천자·희법(希法) 천자·전단장(栴檀藏) 천자·전단(栴檀) 천자 등 1만 2천 명의 천자가 함께하였다. 또 미린타(彌隣陀) 천녀·단정(端正) 천녀·발대의(發大意) 천녀·세덕(歲德) 천녀·호세(護世) 천녀·유력(有力) 천녀·수선비(隨善臂) 천녀 등 8천 명의 천녀(天女)가 함께하였다. 또 아파라라용왕(阿波羅羅龍王)·이라발(伊羅鉢)용왕·제미라(提彌羅)용왕·군파사라(君婆娑羅)용왕 등 8천 용왕이 함께하였다.

이들은 모두 영취산을 향하여 세존의 처소에 가서 머리를 세존의 발에 대어 절하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물러나 한쪽에 자리하였다.

이 때 일체용(一切勇)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부디 바른 법을 연설하시어 중생에게 이익을 주소서. 세존이시여, 무량억의 하늘 무리, 무량억의 채녀(婇女), 무량억의 보살, 무량억의 성문이 바른 법을 듣고자 다 모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대중들이 다 법을 듣고자 하오니, 여래·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께서는 저희를 위해 오묘한 법을 설하시어 저희들이 긴 밤을 편히 지내고 모든 업장(業障)을 끊게 하옵소서.”

그러자 세존께서 일체용보살을 칭찬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일체용이여. 대중을 위해 여래에게 이런 일을 청해 묻는구나.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내 너를 위해 설하리라.””네, 그러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고자 하옵니다.”

이 때 세존께서 일체용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승가타(僧伽吒)라는 법문이 있는데, 염부제에서 이 법문을 듣는 자가 있다면 5역죄(逆罪)의 업을 멸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에서 물러나지 않는 마음을 얻을 것이다. 일체용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법문을 들은 사람이 얻는 복덕의 무리가 한 부처님이 가진 복덕의 무리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느냐?”

일체용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어떠하옵니까,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일체용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이 법문을 듣고 얻은 복덕은 항하(恒河)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 여래께서 가진 복덕만큼이나 많다. 일체용아, 어떤 사람이 이 법문을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하나도 물러나지 않고 모든 부처님을 뵙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완전히 얻는다면, 아마도 이 사람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며, 이 사람은 모든 선법을 다 성취할 것이다. 일체용아, 이 법을 듣는 자는생멸(生滅)을 알게 된다.”

이 때 모든 대중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 쪽을 보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한 부처님의 복과 덕은 얼마나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자세히 듣거라. 한 부처님의 공덕은 큰 바다의 물방울과 같으며, 염부제 땅의 가는 티끌과 같다. 항하의 모래알 같은 중생을 모두 10지(地) 보살로 만들었다 치고, 이 10지 보살이 가진 복과 덕을 한 부처님이 가진 복덕에 비교하면 그만 못하다. 일체용아, 어떤 사람이 이 법문을 듣는다면 그 복덕은 이보다 많으니, 숫자로 계산할 수도 없고 비유로 설명할 수도 없다.”

이 때 모든 대중이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뛸 듯이 기뻐하여 복과 덕을 많이 늘렸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들이 목마르게 바른 법을 즐깁니까?”

세존께서 일체용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일체용아, 법을 목마르게 갈망하는 중생에는 두 부류가 있다. 어떤 것이 둘인가? 첫째는 마음이 평등한 중생이고, 둘째는 법을 듣고 나서 평등하게 대중을 위해 설하면서도 마음에 아무 바라는 바가 없는 중생이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법을 들어야 보리에 가깝습니까?” “일체용아, 법을 듣고자 갈망하는 것이 보리에 가까워지는 것이며, 항상 믿고 즐기며 대승법을 듣고 받아들이는 자가 보리에 가까워지는 자이다.”

이 때 사람·하늘·용·채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법에 목말라 하오니 부처님 세존께서는 부디 저희들의 소원을 채워 주옵소서.”

이 때 세존께서 미소를 지으시니 갖가지 빛깔의 광채가 입안으로부터 나와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는데, 그 빛이 위로 범천세계까지 갔다가 다시 이마를 따라 들어갔다.

그러자 일체용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여래께서는 이렇게 희유한 모양을 나투십니까?”

세존께서 일체용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회에 있는 모든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모든 여래의 경계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가 미소를 지은 것이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이 모임에 있는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일체용아. 여래에게 이와 같은 뜻을 질문하다니. 일체용아, 그들의 원(願)이 수승하기 때문이다. 일체용아, 지난 과거 셀 수 없는 아승기겁 전에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는데, 그 분의 이름은 보덕(寶德) 여래·응공·정변지(正遍知)·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이었다.

일체용아, 그 때 나는 바라문의 아들이었고, 이 모임에 부처님의 지혜에 머문 자들은 지난 과거에 모두 사슴의 무리로 있었다. 내가 그 때 ‘이 모든 사슴들을 다 부처님의 지혜 가운데 머물게 하리라’고 발원하였더니, 사슴들이 듣고 나서는 모두 ‘그렇게 되어지이다’ 하고 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일체용아, 이 법회에 모인 대중들은 그 때 심은 선근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될 것이다.”

일체용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법을 들은 중생은 수명이 몇 겁이나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사람의 수명은 80겁을 채울 것이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겁은 어떻게 헤아립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가로세로가 12유순이고 높이가 3유순이나 되는 큰 성이 있는데 거기에 삼씨를 가득 채웠다 하자. 장수천(長壽天) 사람이 백 년마다 하나씩 가져가서 성안에 삼씨가 다 없어져도 겁은 다하지 않는다. 일체용아, 또 가로세로가 25유순이고 높이가 12유순이나 되는 큰 산이 있는데, 장수천 사람이 백 년마다 가벼운 비단옷으로 한 번씩 스쳐서 산이 다 닳아 없어져도 겁은 다하지 않는다. 겁은 이렇게 헤아리는 것이다.”

일체용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서원 한번 낸 것으로도 이와 같은 복덕의 무더기와 80겁의 수명을 얻는데, 더구나 부처님 법 가운데서 모든 행을 닦는다면 어떻겠습니까? 이 법을 듣기만 한 선남자도 80겁의 수명을 얻는데, 더구나 쓰고 읽고 외우는 자야 어떻겠습니까?” “일체용아, 어떤 사람이 깨끗한 믿음으로 이 법문을 읽고 외운다면, 그 복덕은 앞에 보다 더 많다. 95겁이 지나면 스스로 자신의 지난 업을 알고, 6만 겁 동안 전륜왕이 되어 현세(現世) 사람들에게 공경과 존중을 받는다. 칼도 이 사람을 해치지 못하며, 독도 이 사람을 상하게 하지 못하며, 괴이한 벌레도 이 사람을 쏘지 못한다. 죽을 때가 되면 95억의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는데, 그 부처님들께서 ‘너는 세상에 있을 때 승가타 법문을 들었으니 두려워하지 말라’ 하고 편안히 그를 위로하신다. 그리고는 95억의 부처님께서 각각 그 사람을 데리고 자기 세계로 가신다. 일체용아, 더구나 이 법문을 빠짐없이 들은 자야 어떻겠는가?”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법문을 듣고 받아들인다면 어떤 복과 덕을 얻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들은 자가 얻을 복덕은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가진 복덕과 마찬가지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법을 듣는 데 마음이 피로하거나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일체용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네가 이 법을 듣는 데 싫증을 내지 않다니. 나도 이 법을 듣고 싫어하는 마음이 없는데, 하물며 범부의 마음에 싫은 생각을 내겠느냐?
일체용아, 이 법문을 듣고 믿는 마음을 내는 선남자는 천 겁 동안 악한 길에 떨어지지 않고, 50겁 동안 축생에 떨어지지 않고, 1만 2천 겁 동안 어리석은 데 떨어지지 않고, 1만 8천 겁 동안 변방 땅에 태어나지 않고, 2만 겁 동안 아름다운 처소에 태어나고, 2만 5천 겁 동안 항상 출가하게 되고, 5만 겁 동안 정법의 왕이 되고, 6만 5천 겁 동안 수행하면서 죽음을 생각한다.

일체용아, 그런 선남자와 선여인에게는 착하지 않은 법이 조금도 없으므로 악마가 틈을 엿보지 못하며, 어머니 태에 들어가지 않는다. 일체용아, 이 법문을 들은 자는 태어나는 곳마다 95아승기겁토록 악한 길에 떨어지지 않으며, 8만 겁 동안 항상 이 법문을 듣고 지니게 되며, 10만 겁 동안 살생을 떠나며, 9만 9천 겁 동안 거짓말을 떠나며, 1만 3천 겁 동안 이간하는 말을 떠난다. 일체용아, 이와 같은 법문은 만나기도 어렵고, 듣기도 어렵다.”

이 때 일체용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법을 비방하는 자는 얼만큼의 죄를 짓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에게 말씀하셨다.

“매우 많은 죄를 짓게 된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느 정도의 죄를 얻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에게 말씀하셨다.

“이 일을 묻지 말라. 만일 열두 줄기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 여래께 악한 마음을 일으킨 선남자가 있더라도 이 법을 비방하는 자가 있다면 그보다 더 많은 죄를 짓게 된다. 일체용아, 대승(大乘)에 번뇌의 마음을 일으키는 중생이 있다면 불로 태워지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그런 중생을 어찌해야 구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에게 말씀하셨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칼로 자기 머리를 끊고서 의사에게 석밀(石蜜)과 소유(酥油)와 모든 약을 발라서 치료해 달라고 한다면, 일체용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중생을 살릴 수 있겠느냐?”

일체용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살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일체용아, 또 어떤 사람이 칼로 해치기만 하고 끊지는 않았을 때, 훌륭한 의사를 만나 치료한다면 차도가 있다. 그 사람은 낫고 난 뒤에 그것이 매우 괴롭다는 것을 알고, ‘내가 이제 알았으니 다시는 악이나 착하지 못한 업을 짓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일체용아, 선남자가 보시를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로 모든 악을 여의고 모든 착한 법을 모으며, 모든 착한 것을 구족해야 한다. 죽은 시체는 부모가 아무리 슬퍼하며 통곡해도 구해 주지 못하듯이, 자신을 이롭게 하지 못하고 남도 이롭게 하지 못하는 범부는 부모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일체용아, 저 모든 중생들이 죽을 때가 되면 아무것에도 의지할 수가 없다.

일체용아, 의지할 곳 없는 중생에 두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이 둘인가? 첫째는 착하지 못한 업을 지은 중생이고, 둘째는 바른 법을 비방하는 중생이다. 이와 같은 두 부류의 중생은 죽음이 닥쳐왔을 때 의지할 곳이 없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저 법을 비방한 자는 어떤 길에 태어납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에게 말씀하셨다.

“법을 비방한 사람은 큰 지옥에 떨어진다. 대규환(大叫喚)지옥에서 1겁 동안 고통을 받고, 중합(衆合)지옥에서 1겁 동안 고통을 받고, 소연(燒然)지옥에서 1겁 동안 고통을 받고, 대소연(大燒然)지옥에서 1겁 동안 고통을 받고, 흑승(黑繩)지옥에서 1겁 동안 고통을 받고, 아비(阿鼻)지옥에서 1겁 동안 고통을 받고, 모수(毛竪)지옥에서 1겁 동안 고통을 받고, 후후(睺睺)지옥에서 1겁 동안 고통을 받는다. 일체용아, 법을 비방한 중생은 이 여덟 가지 큰 지옥에서 8겁이 다 차도록 큰 고뇌를 받는다.”

일체용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큰 괴로움들을 저는 차마 듣지 못하겠습니다.”

이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엇 때문에 듣지 못한다 했는가? 
이 말이 매우 두렵기 때문이라네.


지옥은 매우 괴로운 곳이라 
중생이 고통을 받는다.



착한 업을 짓는 자는 
즐거운 과보를 받고 
착하지 못한 업을 지으면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



태어나면 죽는 고통이 있고 
근심과 슬픔의 고통에 얽매인다.


범부는 항상 괴로움을 받아서 
잠시도 즐거울 때가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거워하여 
모든 부처님을 기억해 내고 
대승에 믿음이 청정하여 
악한 길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일체용아 
본래 지은 업대로 과보를 얻나니 
업을 지을 때는 사소하나 
가없는 과보를 받는다.



씨를 뿌릴 때는 적으나 
한량없는 과실을 얻나니 
부처님의 복밭에 씨를 심어야 
과실을 내는 처소가 되리라.



지혜로운 자는 안락을 얻어 
모든 부처님 법을 즐기고 
악한 길을 멀리 여의고 
모든 착한 법을 닦는다.



만일 털끝만한 물건이라도 
부처님들께 보시한다면 
8만 겁 동안 
재물과 보배를 가진 부자가 되리라.



어디에 태어나든지 
항상 보시할 생각을 하라.


이와 같이 일체용아 
부처님께 보시하면 깊은 복을 얻으리라.

이 때 일체용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엇이 부처님의 지혜를 닦는 것이며, 무엇이 이 법문을 듣고 선근을 늘리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62억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모든 도구를 보시했다 치자. 한편 이 법문을 들은 자가 있다면 이 사람이 얻는 복과 덕은 앞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엇이 선근을 다 채우는 것입니까?”

세존께서 일체용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공덕이 부처님과 같은 자는 선근을 다 채운 줄 알아야 한다.”

일체용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의 공덕이 여래와 평등합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법사(法師)의 선근이 여래와 평등하다.”

일체용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 법사입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문을 유통시키는 자를 법사라 한다.”

일체용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법문을 들은 자는 어떤 복과 덕을 얻으며, 이 법문을 쓰고 독송한 자는 어느 정도의 복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시방(十方) 각각의 방향에 12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부처님 여래께서 계시는데, 하나하나의 여래께서 세상에 머무시면서 12겁이 가득 차도록 법을 설하신다. 그런데 이 법문을 설하는 선남자가 있다면 그의 공덕이 위의 모든 여래와 평등할 것이다. 게다가 이 경을 베껴 쓰는 선남자가 있다면 48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부처님 여래께서 그 공덕을 설한다 해도 다 설명하지 못할 것인데, 더구나 베껴 쓰고 독송하고 수지하는 사람이겠는가?”

일체용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만일 독송한다면 어느 정도의 복을 얻겠습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답변해 주셨다.

4구게만 독송해도 
가장 훌륭한 복을 얻을 것이니 
84항하의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과 같으리.



이 법문을 독송하면 이와 같은 복덕과 
이와 같은 모든 공덕을 얻나니 
언설로는 다하지 못하리.



18억의 모든 부처님 
1겁이 다하도록 세상에 머무시며 
시방의 일체 부처님께서 
항상 대승법을 찬탄하신다.



이 법문을 훌륭히 설하되 
무궁무진 다함이 없어라.


모든 부처님 만나기 어렵듯 
이 법도 만나기 어려워라.

이 때 84억의 천자가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합장하고 머리를 땅에 대어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법장(法藏)을 부디 염부제에 머물게 하옵소서.”

이 때 18천억의 니건자(尼犍子 : 부처님 당시에 있었던 고행주의 외도)가 있었는데, 부처님 처소에 가서 고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부처님께서 니건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항상 훌륭한데 너희들이 전도(顚倒)에 머물렀을 뿐이다. 어떤 것이 너희들의 훌륭함을 보는 것인가? 너희들에게는 훌륭함이 없다. 잘 듣도록 하거라. 지금 너희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하여 설하리라.”

범부는 지혜의 즐거움 없거니
어디서 훌륭함을 얻으리.

바른 길 알지 못하거니
어찌 훌륭함을 얻겠는가.

매우 깊은 부처의 눈으로
나는 중생의 길을 보노라.

이 때 니건자가 세존의 처소에서 성내는 마음을 내었더니 즉시 제석이 금강의 방패를 잡고 손으로 만지면서 니건자를 막았다. 그러자 18천억의 모든 니건자가 두려워하고 고뇌하여 슬피 울며 통곡하였는데, 여래께서는 그들이 보지 못하도록 형체를 숨기셨다. 그러자 모든 니건자가 여래를 보지 못하고 슬피 울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모와 형제 중에도 
구해줄 이 하나 없고 
광야와 큰 늪만 보일 뿐 
텅 비어 사람 다니는 길이 없어라.



저곳은 물도 보이지 않고 
나무 그늘도 보이지 않으며 
사람들도 보이지 않아서 
짝 없이 홀로 괴로움을 받는다네.



그는 어째서 이 모든 고뇌를 받는가? 
여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네.

그 때 모든 니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큰 소리로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사 부디 구제하여 주옵소서. 저희들은 부처님께 귀의하겠나이다.”

그러자 세존께서 미소를 지으시고 일체용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외도 니건자의 처소에 가서 그들을 위해 법을 설하도록 하라.”

일체용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작은 산들이 수미산보다 나을 수 없듯이, 세존이시여, 여래 앞에서는 제가 법을 설하지 못하겠나이다.”

세존께서 일체용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여래에게는 많은 방편이 있다. 일체용아, 너는 가서 시방의 모든 세계를 관찰하라. 여래께서는 어느 곳에 계시며, 어느 처소에 머무시며, 여래의 좌석을 폈는가를. 일체용아, 니건자의 처소에서도 내가 법을 설할 것이다.”

일체용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신통력을 의지해야 합니까? 저의 신통력으로 가야 합니까,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일체용에게 말씀하셨다.

“갈 때는 너의 신통력으로 가고, 올 때는 부처의 신통력으로 오도록 하여라.”

그러자 일체용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는 바로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 세존께서 니건자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는데, 태어나는 고통, 태어나는 번뇌, 사람이 태어나면서 겪는 많은 두려움, 태어나면 병의 고통이 있고, 병에는 늙는 고통이 있고, 늙으면 죽는 고통이 있다는 점과 게다가 나라 법에 걸리는 어려움, 도적을 만나는 어려움, 물난리, 불난리, 독극물 난리 그리고 스스로 짓는 업 때문에 당하는 어려움 등을 말씀하셨다.

그러자 모든 외도들이 마음에 공포를 품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차마 다시는 태어나지 못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이 법을 설하실 때 18천억의 모든 외도가 번뇌의 티끌을 여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다는 마음을 내었다. 그들은 그 몸 그대로 18천억의 10지(地) 대보살에 머물러 보살의 갖가지 신통력을 나타냈다. 혹은 코끼리의 형상, 말의 형상, 사자·호랑이의 형상, 금시조의 형상을 짓기도 하였으며, 혹은 수미산의 형체를 짓기도 하였으며, 혹은 늙은이의 형체를 짓기도하였으며, 혹은 원숭이의 형체를 짓기도 하였다. 혹은 연화대에 가부좌를 맺고 앉은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였는데, 10천억 보살이 남쪽에 있고 9천억 보살이 북쪽에 있었다. 모두 다 이렇게 신통변화를 나타냈다. 여래께서는 항상 삼매에 계셨으나 방편의 힘 때문에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다.

여래께서 일체용보살이 자신의 신통력으로 떠난 지 7일 만에 화상(華上) 세계에 이른 것을 아셨다. 그 때 일체용보살이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팔을 굽혔다 펴는 잠깐 사이에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이르고 나서는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돌고 청정한 마음을 내서 합장예불하고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첫 번째 신통력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에 이르러 99천억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보았고, 두 번째 신통력으로 백천억 모든 부처님 세계를 보았고, 이레 만에 화상세계에 이르렀으며, 부동(不動)여래의 세계까지도 갔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저 나라에 가서는 92천억의 모든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시는 것을 보았으며, 또 80억천의 세계에 80억천의 모든 부처님께서 그 날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는 것을 보고 제가 모두 공양하고 지나갔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39억백천의 부처님 나라에 가서 39억백천 보살이 출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모두 공경히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돌고 다시 지나갔습니다.

세존이시여, 또 60억 세계에서 60억 부처님을 뵙고는 제가 모두 공양하고 공경히 예배하고 갔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백억 세계에서 백억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고 공양하고 공경히 예배하고 지나갔습니다.

세존이시여, 65억의 세계에서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이 멸하여 다한 것을 보고, 제 마음이 타는 듯 고통스러워 슬피 울었으며, 천·용·야차가 근심하고 번뇌하며 우는 것을 보고 마치 화살이 심장을 뚫는 것 같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부처님의 세계가 겁화(劫火)가 일어나 큰 바다, 수미산이 남김없이 다 타 버렸으나 제가 공양하고 다시 지나가서 화상세계에 도착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저 세계에 이르러 백천억의 좌석이 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남쪽에 백천억의 좌석이 펴져 있었으며, 동서남북 및 상하에 각각 백천억의 높은 좌석이 펴져 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하나하나의 좌석이 7보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하나하나의 좌석 위마다 한 분의 여래께서 가부좌를 맺고 앉아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하고 계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것을 보고 나서 희유하다는 마음을 내고 저 세존께 질문하였습니다.

‘이 세계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저 부처님 여래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계는 화상(花上)이라고 한다.’

세존이시여, 제가 저 부처님께 예배하고 질문하였습니다.

‘여래 세존의 명호는 무엇입니까?’

저 부처님께서 저에게 대답하셨습니다.

‘연화장(蓮華藏)이라고 하는데 이 세계에서 항상 부처님 일을 하신다.’

제가 다시 질문하였습니다.

‘이 세계 속에 한량없는 여래 중에 어느 분이 연화장여래의 몸입니까?’

저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연화장부처님의 몸을 보여 주리라.’

이 때 모든 부처님께서는 숨어서 나타나지 않고 오직 한 부처님만 보였으며, 그 나머지 좌석 위에는 모두 보살뿐이었습니다. 제가 부처님께 예배를 올리자 그 때 한 좌석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습니다. 제가 이 좌석에서 가부좌를 맺고 앉았는데, 그 때 제가 앉고 나자 한량없는 좌석이 홀연히 출연하였으나 아무도 앉은 사람 없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제가 저 부처님께 질문하였습니다.

‘이 좌석은 어째서 앉은 사람 없이 비어 있습니까?’

부처님 세존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야, 선근을 심지 않은 중생은 이 모임에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 때 저 여래께 질문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선근을 지어야만 이 모임에 있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자세히 듣거라. 선남자야, 승가타 법문을 들은 자는 이 선근 때문에 이 모임에 있을 수 있다. 더구나 베껴 쓰고 독송한 자야 어떠하겠느냐? 일체용아, 너는 승가타 법문을 들었기 때문에 이 모임에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선근이 없는 사람은 이 부처님의 나라를 볼 수가 없다.’

제가 저 부처님께 고하였습니다.

‘이 법문을 들은 자는 어떤 복과 덕을 얻습니까?’

연화장여래께서는 바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예를 올리고 저 부처님께 질문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미소로 희유한 모습을 나타내십니까?’

연화장여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야, 네가 큰 힘을 얻은 것은, 전륜성왕이 사천하를 주재하며 사천하에 삼씨를 가득 심은 것과 같다. 선남자야, 그 삼씨의 수가 많다 하겠느냐?’

제가 저 세존께 고하였습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많습니다, 선서시여.’

부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저 삼씨를 모아 한 무더기를 만든다면, 일체용아, 그가 그 숫자를 셀 수 있겠느냐?’

제가 저 세존께 고하였습니다.

‘셀 수 없습니다, 선서 세존이시여.’

그 때 연화장여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삼씨만큼 많은 부처님 여래도 경을 들은 공덕을 다 설하지 못하는데, 더구나 베껴 쓰고 독송한 공덕이야 어떻겠느냐?’

제가 부처님께 고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베껴 쓰면 어떤 복을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야, 비유를 들어 말하겠다.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티끌과 나무 잎새와 초목만큼의 전륜왕이 있다고 치자. 이만큼의 전륜왕을 셀 수 있겠느냐?’

제가 부처님께 고하였습니다.

‘셀 수 없습니다, 선서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야, 모든 전륜왕이 가진 복덕도 이 법을 들은 자가 받을 복덕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 법문에서 한 글자라도 베껴 쓴 공덕은 저 모든 전륜왕이 가진 복덕보다 더 낫다. 그렇다, 선남자야. 이 법문은 모든 대승의 정법을 다 담고 있으므로 전륜왕의 복덕으로는 비유할 수 없다. 그렇다, 일체용아. 이 법문의 공덕은 비유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이런 법문은 법의 창고를 열어 보여 주고 모든 번뇌를 없애며, 법의 큰 횃불을 태워 모든 악마를 항복시키고, 모든 보살의 집을 밝게 비추며 모든 법을 설한다.’

그 때 제가 부처님께 고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범행(梵行)을 닦는 자는 매우 희유합니다.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여래의 행은 성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선남자야, 범행은 성취하기가 어렵다. 밤낮으로 범행을 닦는 자는 항상 여래를 볼 것이며, 여래를 보는 자는 불국토를 볼 것이며, 불국토를 보는 자는 법장(法藏)을 볼 것이다. 그런 이는 목숨이 다하는 순간 마음에 두려움이 없으며, 모태를 통해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근심걱정도 없고, 애정의 강에 떴다 가라앉았다 하지도 않을 것이다.’

세존께서 다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야, 여래가 세상에 출현해도 만나기가 어렵다.’

제가 말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셔도 만나기 어렵습니다.’

부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법도 만나기 어렵다. 일체용아, 이런 법문을 귀에 스치기만 한 자도 80겁 동안 자신의 숙명을 알고, 6만 겁 동안 전륜왕이 되고, 8천 겁 동안 천제석(天帝釋)이 되고, 2만 5천 겁 동안 정거천(淨居天)이 되고, 38만 겁 동안 대범천(大梵天)이 된다. 9만 9천 겁 동안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10만 겁 동안 아귀에 떨어지지 않고, 2만 8천 겁 동안 축생에 떨어지지 않는다. 13억만 겁 동안 아수라 가운데 떨어져 칼에 상하지 않으며, 2만 5천 겁 동안 어리석은 무리에 태어나지 않으며, 7천 겁 동안 지혜를 구족한다.

9천 겁 동안 아름다운 곳에 태어나며, 여래의 몸과 같은 훌륭한 색신을 받으며, 1만 5천 겁 동안 여인이 되지 않으며, 1만 6천 겁 동안 몸에 병과 고뇌가 없다. 3만 5천 겁 동안 항상 천안(天眼)을 갖추며, 1만 9천 겁 동안 용으로 태어나지 않으며, 6천 겁 동안 성내는 마음이 없으며, 7천 겁 동안 빈천한 집에 태어나지 않으며, 8만 겁 동안 두 천하를 주재하여 극히 빈궁해도 이와 같은 즐거움을 받는다. 1만 2천 겁 동안 봉사로 태어나지 않으며, 1만 3천 겁 동안 귀머거리로 태어나지 않으며, 1만 1천 겁 동안 인욕(忍辱)을 닦는다.

죽을 때가 되어 식(識)과 행(行)이 멸하려는 순간에도 전도된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성내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동방에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 여래를 보며, 남방에 20억 부처님 여래를 대면해 보며, 서방에 25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 여래를 대면해 보며, 북방에 80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 여래를 대면해 보며, 위쪽에 90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 여래를 대면해 보며, 아래쪽에 백억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 여래를 대면해 본다.

선남자야, 저 모든 세존께서 그 사람을 편안하게 위로하기를, (선남자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이미 승가타 법문을 듣고 받았노라)고 한다.

선남자야, 너는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이런 백천억의 부처님 세존을 보았느냐?’ ‘예, 보았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모든 여래께서 일부러 와서 너를 보신다.’

제가 질문하였습니다.

‘제가 어떤 착한 일을 했기에 모든 부처님께서 저를 보십니까?’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야, 네가 사람으로 있을 때 승가타 법문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께서 일부러 와서 너를 보시는 것이다.’

제가 부처님께 고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법문을 조금 들은 것으로도 이와 같은 복을 얻었사온데, 더구나 이 경을 완전히 수지한 경우이겠습니까?’

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야, 그런 말 말아라. 4구게(句偈)를 듣고 얻은 공덕을 내가 지금 설한 것이다. 선남자야, 이 법문을 들은 복덕이 13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 여래께서 소유한 복덕을 능가한다. 이 법문에서 4구게 하나만 들었어도 그 복덕이 13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 여래께 공양한 복덕보다 훌륭한데 하물며 완전히 들은 경우이겠느냐?’

부처님께서 다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야, 삼천대천세계에 삼씨를 가득 채웠다 치고, 이 삼씨만큼의 전륜왕에게 어떤 사람이 보시를 한다 해도 한 수다원에게 보시하느니만 못하다. 삼천세계의 모든 수다원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덕이 한 사다함에게 보시한 것만 못하며, 삼천세계의 모든 사다함에게 보시하는 것이 한 아나함에게 보시한 것만 못하다. 삼천세계의 모든 아나함에게 보시하는 것이 한 아라한에게 보시하는 것만 못하며, 삼천세계의 모든 아라한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덕이 한 벽지불에게 보시한 것만 못하다. 삼천세계의 벽지불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덕이 한 보살에게 보시한 것만 못하며, 삼천세계의 보살에게 보시하는 것이 한 여래의 처소에서 청정한 마음을 일으킨 것만 못하다. 삼천세계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청정한 마음을 내는 것이 범부가 이 법문을 들은 공덕보다 못하다. 더구나 베껴 쓰고 수지하는 경우이랴.

일체용아, 하물며 청정한 마음으로 이 경을 기억하고 생각하는 사람이겠느냐? 일체용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범부들이 큰 바다를 건널 수 있겠느냐?’

제가 말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범부가 한 움큼에 바다 물을 다 없앨 수 있겠느냐?’

제가 말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작은 법[小乘]을 즐기는 자도 마찬가지로 이런 법문을 듣지 못한다. 일체용아, 80억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 여래를 뵌 적이 없는 자라면 이런 법문을 베껴 쓰지 못하며, 90억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여래를 뵌 적이 없는 자라면 이 법문을 듣지 못한다. 백천억의 여래를 뵌 자만이 이 법문을 듣고 비방을 하지 않는다. 일체용아, 백천억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여래를 보았다면 이 법문을 듣고 깨끗한 믿음을 내며, 실제로 그렇다는 생각을 일으키고 비방을 하지 않는다.

일체용아, 이 법문을 듣고 한 4구게라도 쓰는 자가 있다면 그는 95억의 대천세계를 지나서 아미타국 같은 곳에 갈 것이며, 저 사람의 불토(佛土)도 그러할 것이다. 일체용아, 저 국토의 모든 중생은 수명이 8만 4천 겁이다.

일체용아, 보살마하살이 이 법문에서 4구게를 들었다면, 설사 5역죄(逆罪)를 지은 중생들이라 할지라도 가르쳐 기꺼이 따르게 하고, 한 4구게만이라도 듣고 받아들인다면 그들이 지은 죄업을 없앨 수 있다.'”

이 때 세존께서 일체용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옛날 어떤 사람이 탑을 파괴하고, 승단을 파괴하고, 삼매에 든 보살을 동요하게 하고, 불법을 괴멸시키고 부모를 죽였다. 그렇게 하고 나서는 ‘나는 금세와 후세의 즐거움을 잃었다. 앞으로 악도에서 모든 괴로움을 받고 큰 근심을 내고 큰 고뇌를 받을 것이다’ 하고 후회하는 마음을 내었다. 일체용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이 사람을 미워하고 천시하면서 ‘이 사람은 세간법과 출세간법을 잃었다’고 하였다. 이 중생은 한량없는 겁 동안 불에 탄 나무와 같이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 마치 단청한 집을 불에 탄 나무 기둥으로 장엄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 사람도 그러하여 금세나 후세에 태어나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다 경멸과 천시를 받으며, 두들겨 맞고 욕과 비난을 들으며, 음식을 보시 받지 못한다.

그는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리며, 얻어맞고 욕먹는 괴로움을 겪으면서 이렇게 돌이켰다.

‘나는 5역죄를 지었다. 탑을 부수고 승단을 파괴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며, 누가 나를 구해 주겠는가?’

그리고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내가 산에 들어가서 스스로 내 몸을 없앤다 해도 구해 줄 사람이 없다.’

이 때 저 사람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가 지은 착하지 못한 업 
불에 탄 나무 기둥 같아서 
이번 세상을 장엄하지 못하며 
다른 세상에서도 그러하다.


집안을 장엄하지 못하고 
바깥도 장엄하지 못하듯이.



악은 악업 지음을 따르며 
그것 때문에 악도에 들어간다.


후세에 고통을 받아도 
어디에 머물지 알지 못한다.



내가 슬퍼 통곡하는 소리를 
모든 천신이 다 듣고도 
구제해 줄 이 없으니 
반드시 지옥에 들어가리.



자신이 지은 착하지 못한 업 
자신이 고통의 과보 받는다.


나는 돌아가 의지할 곳 없으니 
반드시 고통의 과보를 받으리.



부모를 죽이고 탑을 파괴하여 
나는 5역죄를 지었으니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스스로 떨어져 몸을 부숴 버리리.



이 때 모든 천신이 말하였다네.


가지 마라, 어리석은 사람아.


착하지 못한 업은 짓지 말아야 하는데 
너는 착하지 못한 업을 많이도 지었다.


짓고 나서 이제 허물을 뉘우쳐 
자신의 생명을 살해한다면 
반드시 지옥의 고통을 받는다.



마침내 땅에 떨어지면 
화살 맞고 근심하듯 하리라.


여기서 정진하여 
불도를 이루지 못하면 
보살도를 얻지 못하고 
성문의 과보도 얻지 못하리니 
다시 나머지 정진을 일으켜라.



너는 선성산(仙聖山)에 가서 
대성주(大聖主)를 뵙도록 하라.


머리 숙여 저 선인께 예배하고 
괴로운 중생 구해 주십사 하라.


놀람과 두려움에 편치 못한 저에게 
훌륭히 이익을 주십사 하라.



선인이 듣고서 네게 말하면 
너는 앉아 잠시 들으며 
놀람과 두려움에 편치 못한 마음이 
모든 악업 때문임을 뉘우쳐야 하리라.

선인이 말하였다.

‘내가 너를 위해 음식을 줄 테니 그것을 먹도록 하라. 근심·고뇌·주림·목마름·공포는 세간에 돌아갈 곳이 없다. 내가 음식을 너에게 줄 테니 그것을 먹도록 하라. 그런 뒤에 내가 너를 위해 법을 설하여 너의 죄업을 모두 소멸시켜 주리라.’

저 사람은 다 먹고 나서 잠시 동안에 손을 씻고 선인의 주위를 돌고는 합장하고 길게 꿇어앉았다. 선인이 말하였다.

‘네가 지은 악업을 말해 보라.’

그가 선인에게 대답하였다.

‘저는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를 죽였으며, 탑을 부수고, 보살의 삼매를 어지럽혔으며, 부처님 법을 파괴하였습니다.’

선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착하지 못한 일을 하여 이 악업을 지었다. 스스로 짓고 모든 사람에게 착하지 못한 업을 짓게 하였으니 참회해야 된다.’

그러자 저 사람은 놀랍고 두려워서 슬피 울며 말하였다.

‘누가 나를 구하고 지켜 주겠습니까? 저는 악업을 지었으니 반드시 고통의 과보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길게 꿇고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악업을 스스로 짓고 남에게도 짓게 하였습니다. 제가 불선의 과보를 받지 말게 하시고, 고통을 받지 말게 하소서. 큰 선인이시여, 부디 굽어살펴 구제하소서. 제가 선인을 위해서 항상 심부름하는 종이 되겠으니, 제가 지은 착하지 못한 업을 부디 소멸시켜 주옵소서.’

그러자 선인이 저 사람을 위로하고 달랬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구제하여 너의 과보를 가볍게 해 주리라. 너는 지금 내 앞에서 법을 듣는데, 전에 승가타 법문을 들은 적이 있느냐?’

그가 선인에게 고하였다.

‘아직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선인이 말하였다.

‘누가 불에 타는 사람을 위해 법을 설하겠는가? 오직 대비하신 분만이 설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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