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을 읽고 환란을 면한 뇌성간
첫날, 중국 사람으로 뇌성간(賴省幹)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요술로 생활을 하였다.
그런데 그는 큰 구렁이를 조상같이 위하고 삿된 귀신을 섬겨 귀신이 붙은 요술로 박수갈채를 받고 돈을 벌어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는 3년 만에 한번씩 사람을 사서 그 구렁이와 귀신에게 인신공양을 하는 악법을 지켜 왔었다. 그것은 이러한 일을 하지 않으면 신벌이 내려 자신이 죽도록 앓거나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어느 촌락에서 열 살 먹은 한 계집아이를 돈을 주고 사가지고 구렁이에게 인신공양을 하기로 하였다.
그 어린이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 반야심경을 배워 노래 대신 반야심경을 외우는 것으로 낙을 삼고 있었다.
뇌성간은 그 어린이에게 목욕과 세수와 양치질을 깨끗하게 시키고 빈집으로 데리고 가,
「네가 이 집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용신이 나와 너를 데리고 하늘로 올라갈 터이니
아무 저항 말고 말을 잘 들어라.」
하고 문을 잠그고 가버렸다.
어린이는 이제는
「내가 뱀에게 물려 죽게 되는구나.」
싶어 겁을 먹고 빈집 제단에 앉아 오들오들 떨면서
「마하반야 반라밀다심경」을 지성으로 외우고 있었다.
그런데 밤중이 되더니 무슨 괴물이 천정으로부터 내려오는데 빛을 번개불처럼 쏘았다.
어린이는 마음이 자릿 자릿하여,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라는 구절을 급히 외쳤다.
그랬더니 그 어린이의 입에서 광명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 괴물이 덤비려다간 다시 물러섰는데 계속하여 어린이의 입 가운데에서 나오는 광명이 점점 커가며 괴물에게 쏘아 비쳤다.
드디어 소리가, 쿵 하고 나며 괴물이 한 두번 곤두박질을 하고는 쓰러지고 말았다.
이 때에 마치 순행꾼들이 지나가는 발소리가 들리었다.
어린이는 정신이 가물가물하다가 다시 깨어나 그 발소리를 듣고 가날픈 소리로,
「사람 살려요 사람 살려 주십시오.」하고 외쳤다.
순행꾼들은 어린이에 놀라며「이크」하고 나오려하니까, 어린이가 눈이 둥그래지며 쳐다보더니,
「아저씨, 사람 좀 살려주세요.」
하며울부짖는 것이었다.
「저 구렁이가 네 앞에 있는데 어떻게 너를 살릴 수 있겠니?」
하고 한 사람이 물으니
「그것은 죽은 구렁이예요. 나만 데리고 나가도 괜찮아요.」
하고 말한다.
순행꾼들은 안심하고 어린이를 끌어내어 다른 곳에 앉혀놓고, 자세한 내용을 물어 알게 되었다.
그 후 순행꾼들은 뇌성간을 잡아 관청에 넘겨 법으로 처단케 하고 그 어린이는 부모에게 돌려보내 주었다.
<觀音靈鑛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