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을 일고 소보를 면한 강보
명 대사관 강보는 단양 사람인데 하루는 서실에서 공부하다가 두 사람에게 붙들려 염라국에 갔다.
염왕이
「세상에 있을 때 무슨 일을 하였는가?」
물었으나 겁이나 미처 대답치 못하자 옆에 있던 사자가 소 껍데기를 씌우려 하였다.
두 번 세 번 거듭 씌우려다가 강보가 피해 씌우지 못하니 한 사자가 이상하다 하고 장부를 다시 보았다. 「이 사람은 금강경 제목을 한번 들은 공덕이 있다.」
하더니, 염왕에게 아뢰자 강보가 사정사정하였다.
비로소 염왕이 다시 세상으로 내보내니 그 후부터 강보는 착한 사람 되기를 맹세하고 매일 금강경을 독송했다.
하루는 가족을 모아놓고
「내일 정오에 나는 간다.」
하더니 그 시간이 돼 하늘에서 이상한 풍악소리가 들렸다.
강보는 웃으며 합장하고 서쪽을 향하여 앉아 죽으니 때는 만력 무자년이었다.
이 글은 보문거사(普門居士) 염험록에 기록한 것을 초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