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경을 읽은 스님과 관음경을 읽은 사미
수나라 개황 초 양주에 일(逸)이라는 스님이 있었고 또 기주 동산 땅에 사는 사미가 있었는데 일스님은 열반경을 독송하고 사미스님은 관음경을 늘 독송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한 날 죽어 염부에 들어갔는데 염라대왕이 사미는 금으로 된 자리에 앉히고 지극히 공경하고 일스님은 은으로 된 자리에 앉히고 대접하는 것이 소홀하였다.
일은 매우 불쾌하여 불평을 하였는데 피차 주소를 물어보고 나더니
「아직 연한이 차지 아니했으니 가서 대공부에 열심히 하라.」
하였다.
그래 두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일이 사미를 찾아가 물으니,
「저는 매일 관음경을 읽되 반드시 옷을 깨끗하게 갈아입고 좋은 향을 사르고 원을 다 세우고 나서 경을 읽습니다.」
하니 이 사죄하고,
「저는 죄가 많습니다. 열반경을 읽기는 읽었으나 위의를 갖추지 않고 몸과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였으니 염장이 어찌 대접을 잘 하겠습니까?」
하고 그 후부터 경을 읽을 때는 반드시 사미와 같이 하였다.
<觀音靈驗錄>